민주당 당론 결정불구 정치공방에 새누리당 침묵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권 최대 관심사로 떠오른 기초선거 정당공천제의 폐지 논의가 서서히 수면 아래로 가라앉는 분위기다. 특히 지난 7월 25일 민주당이 전(全)당원 투표를 거쳐 정당공천제 폐지를 당론으로 채택하면서 정치권 전반의 논의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예상됐지만, 새누리당의 침묵으로 한 달째 답보 상태에 머물고 있다.

새누리당은 애초 이달 중 의원총회를 열고 정당공천제 폐지에 대한 당론을 최종 확정하려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국가정보원 댓글의혹 사건 등을 둘러싸고 격화된 여야 공방으로 인해 당내 논의가 다른 주요 현안들과 함께 뒷전으로 밀려난 상태다. 게다가 새누리당은 물론 당론을 확정한 민주당 일부에서도 정당공천제 폐지에 따른 각종 부작용을 우려하면서 반대를 주장하는 목소리도 점차 확산되고 있다.

실제로 여성의 정치 참여 기회 축소를 문제삼아 정당공천제 폐지를 꾸준히 반대해 왔던 민주당 유승희 의원은 지난 13일 기초의회 차원에서 남녀반선출제를 도입하자는 내용의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하는 등 당론 확정 이후에도 반대 의사를 제기하고 있다.

지역 정가에선 기초자치단체장과 기초의원 선거의 양상을 좌우하게 될 정당공천제 폐지 여부가 어떤 식으로든 결정돼야만 본격적인 지방선거 준비에 돌입할 수 있는 상황에서 속앓이만 하는 모습이다.

이러한 가운데 새누리당이 29~30일 강원도 홍천에서 ‘의원 연찬회’를 가질 것으로 알려지면서 정당공천제 폐지 문제가 논의될지 주목된다. 새누리당은 이번 연찬회에서 분임 토의 및 자유 토론 시간을 갖고 9월 정기국회 현안, 경제활성화 방안 등과 함께 정당공천제 폐지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일각에선 일찌감치 당론을 모은 민주당이 공을 새누리당에게 넘긴 만큼, 여당의 결심만 선다면 폐지 논의는 재차 활발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연찬회에서 다양한 정국 현안이 다뤄질 예정인 만큼 정당공천제 관련 이야기도 나올 것”이라며 “조만간 당 차원에서 입장을 정리하지 않겠나”라고 귀띔했다.

저작권자 © 충북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