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Q여중, 체벌후 진단3주, 학교측 '구타없다' 부인

교사의 여중생 체벌를 둘러싼 학교-학부모간 논쟁이 지역 언론의 상반된 보도속에 마침내 교사 고발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맞게 됐다.

특히 학교측에서 계획적으로 신체적 체벌 사실을 은폐한 의혹이 제기돼 파장이 클 것으로 보인다.

청주 Q여중 2학년생 A양(14)은 지난 2일 학교에서 무용담당인 W교사(여)로부터 1시간여 동안 체벌을 받은 뒤 타박상 등 부상을 입고 병원치료를 받고 있다.
A양과 부모는 W교사가 발길질을 하는등 폭행을 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W교사는 폭행사실을 전면부인하고 있다.
학교측은 학생들의 진술서를 제시하며 ‘폭행사실은 없다’고 주장했고 청주시교육청도 ‘과도한 체벌은 확인되지 않았다’는 입장이었다.
Q여중 교사들은 사건직후 발표한 호소문을 통해 학부모의 부당한 교권침해에 적극 대응하겠다며 반발했다.

하지만 병원에서 발부된 진단서(전치 3주)에 여중생 팔, 허벅지, 복부의 피하출혈, 타박상 소견이 나와 신체적 체벌을 뒷받침하고 있다.

특히 지난 9일 이 학교 J교사가 취재진에게 학교측의 조직적 은폐의혹을 폭로하고 나서 상황이 급반전된 상태다.
옥천 ㅇ초교처럼 교권침해와 교권남용에 대한 시비가 재연된 셈이다. 사건의 전말을 정리해 본다.

   
▲ Q여중 체벌사건은 병원진단의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최초 진단한 H병원에서 ‘외상이 없다’고 소견을 밝힌데 대해 A양 부모는 ‘고의적 직무유기’라고 주장했다. (사진은 기사내용과 관련없음)
지난 4월말 서울 부패방지위원회에 청주 Q여중 자모회의 교사 금품제공 의혹에 대한 제보가 접수됐다.
지난해 1학년 자모회의 한햇동안 지출내역서를 첨부한 것이었다.
지출내용은 소풍, 체험학습 등에 먹거리를 제공한 것이 대부분이었고 문제가 된 것은 학년부장인 W교사에게 3차례에 걸쳐 현금 90만원이 건네간 것으로 명시된 부분이었다.

이에따라 W교사는 부방위와 시교육청으로부터 집중적인 감사를 받는 처지가 됐다. 문제는 부방위 제보자가 바로 입원중인 A양의 부모였기 때문에 W교사의 체벌행위가 ‘보복성 체벌이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된 것.

A양에 대한 체벌 상황은 지난 2일 오전 9시 수업직전 벌어졌다.
친구와 함께 슬리퍼를 소리내며 끌고다닌다는 이유로 W교사에게 복도에서 꾸지람을 들었고 운동장 3바퀴를 돌았다.
이어 W교사는 친구는 교실로 보내고 ‘벌받는 태도가 불손하다’며 A양을 상담실로 데려갔다.

상담실에서 1교시가 끝날때까지 개인지도가 계속됐고 A양이 ‘몸이 안좋다’고 하소연하자 양호실로 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A양은 핸드폰으로 어머니에게 전화연락을 했고 정오께 학교에 도착한 A양 어머니가 119구급차를 불러 병원으로 후송했다.

A양 부모에 따르면 복도에서 밀쳐 쓰러진 상황에서 W교사가 복부, 허벅지에 발길질을 가하는 바람에 하혈증상까지 보이고 있다는 것.
8일 한국병원에서 발급한 진단서에 따르면 상처부위가 A양의 진술과 대부분 일치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애초 후송한 금천동 H병원에서는 ‘특별한 외상흔적이 없다’며 전치 2주 진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대해 A양 부모는 “누가봐도 확인할 수 있는 멍자국을 외상이 없다고 한 것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입원 이틀뒤부터 병원측의 태도가 의심스러워 한국병원으로 옮긴 것이다. 더구나 학교에서는 교사 2명을 보내 애 상태를 확인하고도 구타사실이 없다고 언론에 거짓말을 하는 상황이 너무 기가 막혔다”고 말했다.

9일 Q여중 교장실에서 취재진에게 은폐의혹을 폭로한 J교사는 “병원입원 직후 교장이 지시해서 교무부장과 내가 A양 문병을 갔다. 허벅지의 멍자국까지 확인하고 그대로 보고했는데 직원회의에서 나만 나쁜 사람이 됐다. 모교사가 ‘지금처럼 어려운 상황에서 왜 학부모 편을 드느냐’고 따졌다. 교사들이 학생들에게 W교사의 구타사실이 없다고 진술서를 받는 과정에서도 일대일 면담을 하는등 비교육적인 태도를 보였다. 결국 언론에는 학생과 학부모만 이상한 사람으로 왜곡보도되는 현실이 답답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W교사는 “학생의 지도받는 태도가 불손해 똑바로 서라는 의미에서 손과 다리를 밀은 것 뿐이며 체벌을 가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아울러 사건을 최초 보도한 한국일보측에 항의서한을 보내는등 역대응하기도 했다.

심지어 일부 교사, 학부모는 병원의 최종 진단서에 대해 ‘1차 진료병원에서 외상이 없다고 했는데 이상하다. 자해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자해협박론’을 제기하기도 했다.

과연 부모가 자식의 신체에 위해를 가하는 자해를 시도할 수 있을까? 또한 병원측의 진단부위가 A양의 진술내용과 일치하는 상황에서 신체적 체벌이 없었다는 주장이 유효할지 의문이다.

이미 지난 7일 A양 부모는 W교사를 폭력혐의로 경찰에 고소한 상태다. 결국 교사, 피해학생, 동료학생들이 경찰에서 불려나가 체벌여부를 확인하는 ‘곤혹스런 상황’에 처하게 됐다.

이같은 A양에 대한 구타논쟁에 못지않게 A양 부모의 교권침해 시비도 만만치않다.

지난 4월 A양 부모가 교장실을 방문해 요구한 것은 담임 교체건이었다.
2학년 자모회장을 맡은 A양 어머니는 지난 3월 A양이 3학년 선배들로부터 언어폭력을 당한 사건을 빌미로 담임교사와 불화가 싹텄다.
A양이 2학년 진급이후 특별활동반을 바꾸자 3학년 서클선배들이 으름장을 놓은 사건이었는데, 담임교사가 양측의 사과를 유도한 것이 잘못됐다고 판단한 것이었다.

알려진 바로는 A양 어머니는 초등학교 어머니회에서도 활동했고 당시 인터넷상에 익명으로 학교비방글을 올렸다가 학교측의 도경찰청 사이버 수사의뢰로 적발되기도 했다는 것.

 이에대해 A양 어머니는 “당시 우리 딸이 학생회장에 당선됐는데 낙선된 후보 애들 엄마들이 선거부정이 있다고 시비를 걸었다. 그리고 어머니회에 참가도 못하고 막는 횡포를 부려서 어머니회 잡부금 모금내용에 대해 같은 학부형이 우리집 컴퓨터에서 인터넷에 올린 적이 있다. 벌금 30만원내고 끝난 일인데 지금와서 악의적으로 소문을 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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