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지방선거 대비·지역위원장 충원·내부 조직정비 등 현안 산적
당원들, 신임 위원장 취임 앞서 구태의연한 모습 버릴 것 주문

▲ 민주당 충북도당이 기로에 서있다. 내년 지방선거 성적표를 잘받기 위해서는 지금부터 변화와 개혁으로 쇄신해야 한다는 의견들이 많다. 사진은 지난 5·4 전당대회.

변재일 국회의원(65·청원)이 민주당 충북도당 위원장을 수락하면서 민주당 도당은 일단 침몰 위기를 면했다. 김종률 전 위원장이 자살로 생을 마감, 창졸간에 선장을 잃은 민주당 도당은 한동안 충격에 휩싸였다.

오제세·노영민·도종환 등 지역 국회의원들은 위원장 선임과 관련 갈등하는 양상이 빚어지자 서둘러 지난 26일 변 의원을 도당 위원장으로 합의추대 했다. 내년 지방선거를 지원하려면 현역의원이 맡아야 하는데, 위원장을 한 번도 하지 않은 변 의원이 하는 것이 좋겠다는 게 추대 원인. 변 의원은 지난 4월 위원장 선거에 출마해 김종률 전 위원장에게 패한 전력이 있어 과연 맡을 것이냐 관심이 집중됐으나, 더 이상 대안이 없고 하루빨리 조직을 추슬러야 한다는 당원들의 뜻을 받아들였다는 후문이다.

신임 위원장에게 맡겨진 현안과제는 지방선거 전략수립과 내부 조직정비. 당장 내년 선거를 앞두고 후보 영입과 공천문제가 걸려있고, 조직을 정비해야 하는 과제가 있다. 도당에는 현재 2명의 사무처장이 있다. 중앙당에서 내려온 강태중 씨와 청주YMCA 사무총장으로 활동하다 영입된 김홍성 씨다. 김 씨는 김종률 전 위원장이 영입했다. 이들의 역할은 현재 김 처장이 대외업무, 강 처장이 대내업무를 맡는 식으로 구분돼 있으나 보다 명확하게 교통정리를 해줘야 한다는 의견들이 많다. 변재일 의원은 “두 사람의 업무가 구분돼 있으면 되지 않느냐”고 말해 따로 교통정리할 의사가 없음을 내비쳤으나 당 안팎에서는 상당히 헷갈린다는 여론이다.

그리고 시급한 것이 도내 지역위원장 충원 내지 교체다. 그 중 홍재형 청주상당지역위원장은 벌써부터 교체해야 하지 않느냐는 얘기가 나왔다. 또 김동환 도의원 권한대행 체제로 가고 있는 충주지역위원회와 김종률 전 위원장이 맡았던 중부4군(진천·음성·증평·괴산) 위원회도 빨리 충원해야 한다는 여론이다.
홍재형 위원장은 지난 4월까지 도당 위원장과 상당지역위원장을 겸직했다. 홍 위원장은 지난 4월 전당대회에 앞서 둘 다 내놨으나 다시 지역위원장 공모신청에 응해 상당지역위원장이 됐다. 당시 홍 위원장은 4·11 총선과 12·19 대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것으로 관측됐으나 상당지역 도의원과 시의원들이 후임자가 없다며 더 맡아줄 것을 간청했다는 후문이다.

“전문가그룹이나 NGO분야에서 수혈하라”
홍 위원장은 “언제까지라고는 못박지 않았으나 상당지역 시·도의원들이 한 번 더 맡아달라고 해서 하고 있다. 그러나 더 이상 출마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주변에서는 홍 위원장이 내년 지방선거 때까지 하지 않겠느냐고 보고 있다. 홍 위원장에 대해서는 두 가지 의견이 맞서고 있다. 홍 위원장 그늘에 있는 지방의원과 현역 국회의원들은 마땅한 후임이 없으므로 더 하라는 것이고, 젊은층에서는 총선과 대선 패배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것이다.

모 씨는 “욕심으로 비쳐지기 전에 명예롭게 퇴진하는 게 좋다. 그것이 지역정치사에 한 획을 그은 홍 위원장이 지역의 어른으로 남는 길이다. 당은 인물을 키워야지 언제까지 대안이 없다고 한 사람에게 맡길 것인가. 전문가그룹이나 NGO분야에서 적극적으로 인재를 영입하라. 없으면 외부에서 수혈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한편 현재 민주당의 인기는 하락할대로 하락했고, 안철수 의원은 민주당의 텃밭인 호남쪽에서 ‘다크호스’로 부상하며 신당 창당을 예고하고 있다. 충북쪽에서도 민주당의 인기는 시들시들하다. 그래서 그런지 노영민 의원(청주 흥덕 갑)은 변 의원을, 변 의원은 한 때 이재한 남부3군 지역위원장을 도당 위원장으로 추천하는 등 서로 맡지 않으려고 ‘폭탄돌리기’를 했다는 후문이다. 최근 청주시의회 민주당 의원들은 새누리당 최진현 의원이 대표발의한 ‘청주시 공직비리 근절 행정사무조사’를 전원반대해 부결시켰다. 민주당 의원들은 “공직비리에 대해 더 이상 파헤칠 것이 없으므로 행정사무감사를 통해 하자는 것”이라고 주장하나 청주부패방지네트워크 등 시민단체들로부터 집행부 견제를 포기했다는 비난을 받았다.

한 민주당원은 “민주당 도당은 지금 기로에 서있다. 내년 지방선거가 그것을 말해줄 것이다. 지방선거 성적표를 잘받기 위해서는 지금부터 환골탈태해서 도민들에게 새로운 모습을 보여야 한다. 새 선장이 된 신임 위원장은 강력한 변화와 개혁을 단행할 것을 주문한다”고 힘줘 말했다. 실제 많은 당원들이 차제에 구태의연한 모습을 벗고 개혁적인 정당으로 거듭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인터뷰/ 변재일 의원
“지방선거 전략 잘 짜고, 현안은 새누리당과 협의”

민주당 충북도당 위원장에 추대된 변재일 의원은 앞으로 당 대표가 최고위원회와 합의해 지명하면 정식 위원장이 된다. 신임 위원장은 침체돼 있는 당 분위기를 쇄신하고 재년 지방선거를 성공적으로 치러야 하는 등 만만찮은 과제를 안고 있다.

변 의원은 “당의 화합과 안정을 위해 선임 의원이 맡아달라는 부탁을 받고 수락했다. 우선 내년 지방선거를 어떤 전략으로 접근해 이길 것인가 하는 문제가 최대 현안인 만큼 계획을 잘 세울 것이다. 또 지역현안에 대해서는 새누리당과 긴밀히 협의해 일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초의원·기초단체장을 무공천 하더라도 정당을 표방할 수 있게 하고 당에서도 전력을 다해 돕겠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당에 무관심했다는 평가가 있는데 위원장으로서 얼마나 관심을 쏟을 것이냐는 질문에는 “현역의원이기 때문에 상근은 불가능하다. 5·4 전당대회에서 당원들이 상근할 수 있는 위원장을 원해 김종률 원외지역 위원장을 선택했으나 이제는 현역이 하라는 요구가 많다. 그래서 추대된 것이고. 상근은 못 하지만, 지역위원장 책임하에 당을 운영하고 다른 의원들과 협력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청원군 남일면이 고향인 변 의원은 청주중·고, 연세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했다. 정보통신부 차관을 거쳐 지난 2004년 열린우리당으로 출마해 당선됐다. 17~19대 의원으로 3선. 민주당 정책위의장,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위원장과 일자리만들기특별위원회 위원장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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