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동구 한성저축은행 청주지점 대리

스마트폰은 없어선 안 될 휴대기기가 된 지 오래다. 사람들은 더 빠르고 더 예쁜 스마트폰을 찾으려고 경쟁한다. 새로운 하루를 시작하게 아침을 열어주고 지인들의 소식을 전해주며, 유용한 정보에 접근하게 해주는 것은 물론 일정관리에서부터 여가생활까지 책임져 준다.

매일의 일상을 일기처럼 기록하고 실시간으로 타인과 나누는 데 익숙해져 손에 잡히는 곳에 있지 않으면 불안한 마음이 들기도 하고 전화가 작동하지도 않는데 진동이 느껴지기도 한다. 어른이 된 나로서도 중독이 우려되는 마당에 내 아이가 쓰려고 한다면? 혹시나 하는 가정이 아니다. 곧 들이 닥칠 현실이기 때문에 심각하게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주위에서 많은 아이들이 스마트폰 게임과 카카오스토리, 카카오톡을 하는 모습을 본다. 어른인 나도 보는데 우리 아이들이라고 못 봤겠나? 봤을 테니 부러워하는 거겠지. 나름 정한 규칙은 주말엔 아이들에게 핸드폰 게임을 허용한다고 했었다. 어떻게든 핸드폰을 손에 쥐려는 둘째 아들녀석의 노력에 웃음이 나오기도 해서 못 이기는 척 핸드폰을 쥐어주기도 한다.

‘두 판만 하라’는 조건은 그 녀석에겐 야속하겠지만 중독과 오남용을 막으려는 아빠의 안전장치인 것이다. 직장 상사의 아들이 게임 때문에 요금을 60만원이나 결재했다며 심각하게 고민하는 걸 보고 마음껏(?) 웃었던 기억이 난다. 물론 속으론 내 아들은 안 그렇겠지 하며 말이다.

초등학교 2학년이 된 딸아이는 더욱 심각하다. 딸아이는 게임보다 카카오톡에 더 큰 비중을 둔다. “나만 없으니까 왕따 되는 느낌이야.”, “친구들 대화에 낄 수 없어서 속상해요~” 세상에서 가장 날 닮아 눈에 넣어도 안 아플 딸아이가 이렇게 말할 때면 속이 사정없이 뒤집어진다.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할까봐, 그리고 불안한 마음에 가격을 알아보고 모델을 골라 보기를 수십 차례 했지만 아직 사주진 않았다.

신문에서 스마트폰의 중독성을 아주 심도 있게 다룬 기사를 본 적이 있다. 아이들과 부모의 마음은 어디서나 똑같다. 전문가들 “마약을 먹이는 것과 같다”고 경고하고, 교사들은 “아이들이 난폭해지고 집중을 못한다”고 한탄한다. 대화가 줄고 휴대폰 의존 증상과 그에 따른 불안증상이 생기며 어른보다 아이들의 중독률이 휠씬 높다는 통계도 나왔다.

전문가들은 단언한다. 어린 나이에 스마트폰 사용으로 기대할 수 있는 교육적 효과는 거의 없다고. 미숙한 통제력만큼 시기를 늦추는 게 최선이라며, 하루의 시작과 끝을 스마트폰과 함께하지 못하게 하라고 충고한다.

그렇다면 결론은 나온 셈이다. 위치확인과 문자 그리고 통화를 할 수 있는 기본기능에 충실한 기존의 2G폰을 그대로 쓰도록 하면서 어느 적정선까지 시간끌기를 해야겠다. 가족과 충분히 대화하고, 스스로 생각하고 사고하는 힘을 길러주며 부모가 먼저 아이들 앞에서 솔선수범해야겠다고 다짐해본다.

내 아이들이 비록 23.8% 안의 슬로우어뎁터로 자라겠지만, 반대로 76.2%의 장점들이 이 아이에게 생길 수 있다면 그걸로 됐다고 위안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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