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 영육아원 사태, 어른들 때문 아이들만 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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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천 영육아원 사태, 어른들 때문 아이들만 피해
  • 김남균 기자
  • 승인 2013.08.23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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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위 권고 무시하고 어른들 명예싸움만
아이들, ‘뿔뿔이 흩어질까’ 하루하루가 불안

▲ 아동학 사실이 밝혀져 국가인권위원회가 시설장교체를 권고한 제천 영육아원. 하지만 재단과 시설이 이를 거부하면서 아이들까지 어른들 싸움에 동원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사진은 퇴소한 원생이 인권위에 제보한 교사에게 보낸 문자메시지.
아동학대로 논란이 일고 있는 ‘제천영육아원’ 사태가 점입가경이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조사를 통해 아동학대 사실을 밝혀내 시설장교체등 특단의 조치를 요구했지만 화이트복지재단과 시설은 이를 거부했다.

오히려 인권위의 권고가 사실과 다르다며 제천시의 처분에 대해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수습대신에 재단과 시설의 명예를 선택한 것이다. 재단이 행정 소송을 제기하면서 제천시의 행정명령도 효력을 상실했다.

국가인권위에서 징계를 권고한 아동학대 교사 6명에 대한 징계도 없었다. 재단과 시설은 오히려 아동학대를 신고해 인권위 조사에 협조한 교사 2명을 징계했다. 허위사실유포와 항명, 업무지시 불이행 등을 징계사유로 들었다.

7월 17일 제천 영육아원 이사 3명은 제천시청에서 “아동학대는 없었다”는 요지의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이들은 “훈육차원의 지도는 있었지만, 인권위의 발표처럼 원생들을 학대하거나 강제 감금한 사실은 없다”고 반박했다. 이 자리에서 박민옥 원장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시설 자진폐쇄 결정 이후 원생과 교사가 반목하고 교사끼리도 패가 갈리면서 통제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시설 폐쇄 방침을 천명했다.

이때부터 아이들은 극단적인 혼란에 빠졌다. 시설이 폐쇄되면 다른 시설로 뿔뿔이 흩어진다는 공포감이 아이들을 엄습했다. 한 사회복지시설 관계자는 “아이들이 다른 시설로 옮기게 되면 상당한 스트레스에 직면한다. 새롭게 다른 아이들과 적응해야 한다. 사귀는 것 뿐만 아니라 아이들의 서열관계도 있어 모든 것이 스트레스가 된다”고 설명했다.

이를 반영이라도 하듯 아이들 사이에서 패가 나뉘고 싸움이 발생했다. 시설에 있는 한 아이는 ‘타시설로 옮겨 가고 싶은 이유’라는 글에서 다음과 같이 썼다.

“퇴소생 언니들이 저한테 8월 7일 4시 15분에 제천 내려오면 때린다고 협박을 해서 무섭고 마음이 불안해서 다른 시설 가고 싶다. 맨날 제천 내려오면 저한테 욕을 하거나 놀림당해서 다른 시설로 가고 싶습니다. 이러한 퇴소생 언니들 때문에 저는 하루라도 마음 편히 보내지 못해 지금 제가 살고 있는 시설에서 지내는 것이 불편해 다른 시설로 가고 싶은 마음입니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일부 원생들은 인권위에 문제를 제기한 해당 교사에게 입에 담기 힘든 욕설을 담긴 문자 메시지를 전송했다.

시설 아이들이 원하는 것은 단순하다. 아동학대도 아이들끼리의 편가름도 없이 서로가 화목한 보육시설에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 시설은 다른 시설이 아니라 지금 있는 아이들과 제천영육아원에서 그렇게 되는 것을 원한다.

하지만 제천영육아원에 있는 어른들은 아이들의 안위에 대해 관심이 부족하다. 오히려 자신들의 명예를 걸고 싸우고 있다.

그러는 사이 아이들만 고통 받고 있다. 그리고 어른들의 명예 싸움에 아이들을 동원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그리고 어른들 싸움에 아이들까지 휘말렸다. 누가 봐도 어른 잘못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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