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현 교육선진화협의회장

누구나 역사적 스토리를 제시하며 논리적으로 대화하는 사람을 부러워하거나 역사책을 좀 더 읽어봤으면 하는 생각을 가져본 기억들이 있을 것이다. 역사공부는 우리의 뿌리와 정체성을 알게 하고, 앞날의 역사적 교훈을 삼게 하며, 교양과 상식을 풍부하게 해준다. 소위 망망대해에서 나침판 역할을 해주는 것이 역사라고 할 수 있다.

더구나 일제강점기를 거쳐 동족간의 전쟁과 민주화 발전과정에서 국내·외 안팎으로 갈등과 반목을 거듭하고 있는 우리의 역사. 애릭슨은 인간심리발달에 갈등을 통합하지 않으면, 자아 정체성 위기 또는 정체성 혼미(identity diffusion) 증후군이 나타난다고 설명한다.

따라서 국가적 정체성이 확립되지 않은 상태로 국론이 왜곡·분열 된다면 중국의 동북공정이나 일본의 역사왜곡에 더욱 휘둘리게 되며 펑화 통일은 고사하고 또 다시 불운의 역사를 맞게 될 것이 자명하다 하겠다.

유럽 선진국을 포함한 각국에서 역사교육을 의무적으로 강화하는 이유도 바로 이런데 있다. 신채호 선생은 “역사를 모르는 민족에겐 미래가 없다”고 단언하셨다. 최근 이러한 맥락에서 국민 모두가 올바르고 균형된 역사인식을 공유하고, 혼을 가진 공동체 의식을 갖자는 자성의 목소리와 함께 다양한 해법이 제시되고 있음은 우리의 미래를 한 발 더 도약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본다.

이토록 국가와 개인적으로 중요한 고등학교에서의 역사교육을 강화하고 전 국민들에게 공통된 역사관을 심어주기 위해서는 실질적인 효과면에서 대학입시 필수과목과 연결하는 것보다 더 좋은 방안은 없다고 본다.

대입에 “한국사 표준화시험 시행”이나 “한국사 능력검정시험 활용” 방안도 있겠으나 이는 추구하려는 교육과정과 일치하지 않을 우려가 크고, 새로운 기구와 비용이 확대되는 단점이 있으므로 신중해야 하며, 오로지 한국사 과목을 대입 수능 필수과목으로 지정하는 방안이야 말로 교원들도 가장 선호하는 대안으로서 본질적인 목표를 달성할 수 있고, 모든 문제점을 완결할 수 있는 최적 대안이라 할 수 있다.

전교조와 한국사회과교육학회에서 학생들의 역사인식에 도움이 안 된다거나 다른 교과목과의 형평성 특혜와 사교육 조장을 이유로 반대하는 목소리가 있으나 대입제도를 간소하게 개편하면서, 한국사 과목의 수능 배점을 적정선으로 낮추고, 학교에서 단편적인 사건식·암기식 교육이 아니라 흥미 있는 서술식 수업방식으로 보완하고 이런 평가를 갖추게 된다면 이러한 문제점들이 해소될 수 있으며, 오히려 국가 정체성이 확립되고 개인의 창조력도 배양되어 한국사와 세계사가 연계되는 글로벌인재가 양성됨으로서 공교육을 회복시키는 촉진제가 될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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