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 그룹, ‘귀족 와이키키 프로젝트’ 공개… 300억원 들여 단계적 재개발

지난 4월 충주시와 투자협약을 맺고 그동안 수안보 옛 와이키키호텔 개발 등을 위해 투자계획을 준비한 이랜드그룹이 이달 구체적인 개발계획을 밝혀 앞으로의 추진방향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랜드 개발이 끝나 와이키키가 활성화될 경우 기존 사업자들의 영업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과 온천수 고갈 문제 등을 제기했다.
이랜드그룹은 옛 와이키키호텔 개발과 관련해 최근 충주시청 탄금홀에서 시민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사업설명회를 갖고 300억 원을 투자, 1단계로 수안보 온천수를 이용한 수영장과 관광숙박시설을 건립한다고 밝혔다.

▲ 이랜드 그룹이 수안보 옛 와이키키 미래 청사진인 ‘누벨(귀족) 와이키키 프로젝트’를 공개했다. 사진은 누벨 와이키키 조감도.

재개발 테마는 ‘누벨(귀족) 와이키키(조감도)’로 정했다. 이랜드는 기존 3층 규모의 와이키키호텔을 고치고 ‘의(衣)+식(食)+주(住)+휴(休)+미(美)+락(樂)’ 등 핵심 6대 콘텐츠를 기반으로 내년 4월 수안보온천축제 개막에 맞춰 개장을 준비하고 있다.

봄에는 ‘빛의 정원’, 여름에는 ‘물의 정원’, 가을에는 ‘바람의 정원’, 겨울에는 ‘눈의 정원’으로 꾸밀 예정이다.

호텔 1층에는 로비와 레스토랑(브로드웨이), 컨벤션센터, 카페테리아가 들어선다. 2층과 3층은 객실, 루프탑 레스토랑을 갖추고, 지상에는 야외 스파와 쇼핑몰, 리조트를 새롭게 지을 계획이다.

지하 1층에는 테마스파와 사우나 시설, 지하 2층에는 1일 평균 500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물놀이 시설이 들어선다.

이랜드그룹은 1단계 사업을 완료한 뒤 2단계 사업을 통해 미니 아이스링크와 캠프장, 유기농 시장 등을 조성할 예정이다. 아울러 고객조사와 사업타당성 검토 뒤 충주호에 이랜드 크루즈를 운영하는 3단계 사업도 검토하고 있다.

▲ 지난 4월 충주시와 투자협약 뒤 박성경 이랜드그룹 부회장(오른쪽에서 네번째)이 이종배 시장과 함께 와이키키 호텔을 둘러보고 있다.

지역 대표관광지 활성화 기대

이랜드그룹 관계자는 “수안보 옛 와이키키가 1980년대 후반 화려했던 관광명소로 재탄생할 것”이라며 “충청권 유일의 유럽풍 복합 관광단지로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그동안 침체의 길을 걸어온 수안보 온천지역이 활기를 되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1980년대 수안보 온천관광을 주도했던 수안보 최대 숙박시설인 옛 와이키키호텔이 이랜드를 통해 어떻게 재탄생하느냐에 따라 지역경제에 미칠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더욱이 와이키키는 1990년대 중반 부도를 맞은 이후 잇따른 경매 등으로 부동산 투기장으로 전락하면서 애물단지로 자리 잡았고, 많은 사람들이 시세차익만 챙기고 내팽개치는 악순환을 거듭해 관광활성화를 기대하는 지역민들의 비난을 샀다. 때문에 지난 4월 이랜드그룹이 옛 와이키키호텔을 개발한다고 했을 때도 지역민들은 반신반의했다.

하지만 이랜드는 소유권 이전 절차를 마무리하고 구체적인 사업 계획을 주민들에게 설명해 이런 우려를 불식시켰다. 주민 황모씨(42·충주시 수안보면)는 “예전 수안보는 전국적인 관광지로 이름을 날렸는데 지금은 너무 침체돼 있다”며 “이랜드를 통해 옛 와이키키가 되살아나 지역 활성화에 도움을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수안보 주민 뿐 아니라 충주지역 도심 상인들도 와이키키 개발을 기대하고 있다. 수안보지역 활성화가 시내까지 미칠 영향 때문이다.

한 숙박업자(충주시 문화동)는 “예전 수안보에 관광객이 넘칠 때 그곳에 방이 모자라 충주 시내까지 와서 잠을 잤다”며 “충주는 볼거리의 관광인프라는 잘 구축돼 있는데 반해 즐길(놀이시설 등) 수 있는 관광테마가 부족했는데 와이키키를 통해 볼거리와 즐길거리 관광이 접목되길 바란다”고 언급했다.

일북 숙박업소 “시설차로 난관 우려”

그러나 기존 수안보지역 숙박업자들은 옛 와이키키호텔이 활성화될 경우 극단적인 시설 차이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며 대책마련을 요구했다.
수안보의 한 숙박업자는 “이랜드그룹이 개발을 끝내고 나면 기존 사업장들은 시설 면에서 차이가 나 큰 난관이 예상된다”며 “충주시와 이랜드가 수안보 기존 사업자와의 상생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형마트가 들어와 지역 소상공인들이 무너졌듯이 기존 수안보 상인들과의 상생발전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이에 대해 충주시는 지역경기 활성화로 수안보지역이 활기를 띨 것으로 전망했다.

시 관계자는 “물놀이 시설이 들어오면 관광객이 더 많아져 숙박업에도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옛 와이키키호텔의 객실이 많지 않아 기존 숙박업자들에게 타격이 없을 것”이라고 답변했다.

이 관계자는 “새로 재개발되는 와이키키 호텔 객실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는데 기존 객실(29㎡)은 방이 너무 작았다”며 “아마 객실을 터서 넓히면 오히려 객실 수는 절반 정도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수안보지역이 관광지로서의 명성을 잃은 지 오래됐고, 옛 와이키키호텔이 그대로 방치될 경우 이 지역 침체가 가속화되는 점을 감안하면 일부 숙박업자들의 우려는 기우라고 역설한 것이다.

한 시민사회단체는 온천수 고갈 문제를 제기했다. 수안보 온천수를 옛 와이키키에 무한정 공급할 수 있는지, 온천수 고갈 등에 대한 우려는 없는지 물은 것이다.
이에 대해 수안보온천관광협의회는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고 밝혔다. 최지원 수안보온천관광협의회장은 “충주시 및 이랜드와 이 문제를 협의했는데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고 했다.

따라서 일각에서 제기되는 온천수 고갈 및 기존 숙박업소 타격 등은 크게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이랜드그룹이 옛 와이키키호텔을 어떻게 재개발해 지역경기 활성화로 이어질지가 관건으로 남게 됐다. 또 인근 상인들도 수안보지역 활성화를 위해 다각적으로 어떤 노력을 해야 할 지가 숙제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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