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재 씨, ‘인경리 작은도서관’ 개관하고’ 하우스 콘서트’ 열어 화제

지난 10일 저녁, 조용하던 청원군 낭성면 인경리에 150여명의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그러더니 아름다운 선율이 흘렀다. 바이올린과 기타의 이중주는 여름 밤을 수놓았고, 사람들은 시골집의 특별한 이벤트를 즐겼다. 이 날 친구들을 먼 곳까지 부른 주인공은 임성재(57) 전 CJB청주방송 상무. 임 씨는 사의재 인경리 작은도서관 ‘제1회 하우스 콘서트’를 열었다.

▲ 지난 10일 임성재(사진) 씨의 집 '사의재' 잔디밭에서 하우스콘서트가 열렸다.

청주의 아파트에 살며 직장생활을 하던 그는 방송국에서 퇴직한 뒤 지난해 이 곳에 집을 지었다. 그런데 1인분만의 행복을 위한 집으로 설계하지 않고 뭔가 공적인 기능을 할 수 있도록 지었다. 작은도서관을 만들어 이웃과 소통하고, 영화·음악·문학 등을 공유할 수 있는 장을 펼치겠노라고 입버릇처럼 말해온 약속을 지킨 것이다. 하우스 콘서트는 이런 계획속에서 시작됐다.

임 씨는 “시골에 집을 지으면서 삶의 은둔처가 아닌 세상과 소통하는 곳이기를 소망했다. 친구인 건축가 김억중 교수가 이런 마음을 헤아려 설계하고 사의재(四宜齋)라는 당호를 지어주었다. 오늘은 인경리 작은도서관을 여는 자리이기도 하다”며 참석자들에게 감사인사를 했다. 작은도서관은 이 집의 가장 중요한 1층 중앙에 위치해 있다.

초청장을 받고 온 사람들은 모두 놀랐다. 우선 콘서트의 규모와 내용에 놀랐고, 이 날 모여든 사람들의 면면을 보고 놀랐다. 바이올리니스트 김미영 씨는 직업 연주가의 길을 걷는 사람으로 꽤 유명하다. 이 집을 설계한 김억중 한남대 건축학과 교수 부인이다. 스위스 제네바 국립음악원을 졸업하고 베른시립교향악단 제1바이올린 주자와 대전시립교향악단 악장을 역임했다.

▲ 김미영·김정열 씨의 연주모습.

그리고 기타리스트 김정열 씨는 한국예술종합학교와 네덜란드 Zuid Nederlandse 음대 최종학부를 졸업했다. 이들은 ‘Duo A&U’라는 이름의 이중주 팀을 끌어가고 있다. 1시간 넘게 계속된 콘서트에 대해 사람들은 클래식 분야라 어려웠으나 모처럼 정신이 맑아지는 경험을 했다고 말했다.

또 요즘 사상유례없는 폭염에 지쳐 몇 사람이나 올까 했는데 100명이 넘는 사람들이 들이닥치자 집 주인도 크게 당황했다는 후문이다. 실제 이 날 참석한 다양한 인사들을 보고 임 씨의 폭넓은 대인관계가 화제가 되기도 했다. 고기를 구우며 가요를 부를 것이라고 예상했던 사람들은 이 날 ‘보기좋게’ 배반 당했다. 임 씨는 앞으로도 작은 문화행사를 열 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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