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GD외 추가 7개업체 인근 은행나무 고사
전문가, “불산이 원인 맞다. 잔류농도 즉각 측정해야”

 지난 6월 불산을 연간 5800톤을 사용하는 (주)GD 청주공장 주변에서 은행나무 가로수 고사현상이 발견된 가운데 도내에서 불산을 사용하는 8개 업체 주변에서도 동일한 현상이 발생해 근본적인 대책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충청북도 내에 불산을 사용하는 업체는 대략 40여 곳 이상으로 추정되지만 이 또한 정확한 수치는 아니다. 국립환경과학원이 사용량을 공개하는 업체는 30이상 노동자를 업체만을 대상으로 한다.


광역과 기초자치단체에 불산을 사용하는 것을 신고하는 기준은 연간 120톤 이상을 사용하는 업체만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소규모 사업장과 기준이하로 사용하는 업체는 실태조차 파악되지 않고 있다.

신고 및 관리도 이중적으로 돼 있어 국가산업단지는 충청북도에, 나머지는 시·군에 신고하도록 돼 있다.

충청북도가 관리하고 있는 업체는 (주)SK하이닉스 1공장과 3공장, (유)매그나칩반도체 등 8개 회사에 불과하다. 국립환경과학원이 운영하는 화학물질이동배출량 시스템에는 10개업체가 공개돼 있고 나머지는 각 시·군이 관리하고 있다.

이들 중 가로수 고사현상이 확인된 (주)SK하이닉스와 (주)지디 청주공장이외의 4개 업체 주변을 둘러봤다. 이곳 4개업체 인근에 심어진 은행나무 가로수 모두가 잎의 선단부가 붉게 타들어가는 현상이 관찰됐다.

청주 산업단지내 은행나무처럼 적갈색으로 타 들어간 부분과 초록빛의 경계선이 선명하게 구분됐다.

이렇게 확인된 곳은 4곳. 청원군 옥산면 남촌리에 위치한 (주)에스피텍, 진천군 이월면에 위치한 (주)제니스월드, 증평읍 미암리에 위치한 (주)신성솔라에너지, 청주 산단에 위치한 (주)에이텍정밀화학이 위치한 곳이다. 

은행나무와 불산은 어떤 관계

불화수소가스(불산)는 잎의 기공을 통하여 들어간 후 세포에 흡수되거나 물에 녹아 통도조직을 통하여 잎의 선단부에 이동 축적된다. 불화물이 유해한 농도로 축적되면 선단부에서 조직의 괴사나 황화현상 또는 양자를 합한 독특한 증상이 잎 끝이나 가장자리에 뚜렷하게 나타난다.

은행나무 잎의 불화수소 피해증상으로 잎 선단이 적갈색으로 변하고 녹색사이가 황색으로 변하여 녹색, 노랑, 적갈색의 무늬를 이른다.

그렇다면 은행나무는 불산에 의해서만 이런 현상이 나타날까?

산림청 산림생태연구과의 김선희 박사는 은행나무 잎의 고사현상은 여러 요인에 의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김 박사는 우선 토양이 오염됐을 경우를 예를 들었다. 염화칼슘에 토양이 오염됐을 경우 영양공급에 차질이 생겨 나뭇잎이 고사하는 데 “이런 경우에 나뭇잎에 적갈색으로 고사하는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갈변을 띄며 고사한다”는 것이다.

암모니아 가스나 염소가소에 노출되었을 경우에도 은행나무 잎이 고사한다. 김 박사는 “암모니아 가스에 노출될 경우 흑색 반점을 띄며 고사하고 염소가스에 노출될 경우에는 반점을 띄며 고사한다”고 설명했다.

또 아황산가스에 노출됐을 때도 은행나무 잎은 고사한다. 김 박사는 “아황산가스에 노출될 경우에 불산에 노출될 것과 유사한 현상을 보이지만 경계선이 뚜렷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김 박사는 △ 불산에 노출됐을 경우에 나타나는 증상과 동일한 점 △ 은행나무 잎에서 불산 잔류농도가 검출이 된점 △ 주변이 동일한 현상을 보이고 있고 불산을 사용하는 업체 지역에서만 발생했다는 점에서 “은행나무 고사현상의 원인은 불산으로 추정해도 무방하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왜 여름철에 유독 은행나무에서만 이런 현상이 발생할까?

이에 대해서 김 박사는 불산에 강한 내구성을 보여주는 수목으로 침엽수에선 소나무와 향나무, 전나무와 일본소나무를 꼽았다. 활엽수에선 양버즘나무와 아카시나무, 떡갈나무와 버드나무를 꼽았다. 은행나무는 지금시기가 수분 함량이 제일 높은 때이고 이 수분이 불산과 반응해 고사현상을 일으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불산으로 인한 은행나무 고사현상에 대해 시급히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전문가의 주장도  제기됐다.

이윤근 원진녹색병원 노동환경건강연구소장은 “고사현상이 발생한 전 지역에 대한 불산 잔류농도를 측정해 보는 것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측정방법으로는 나뭇잎 시료를 통한 잔류농도를 측정 할 것을 제안했다. 이 소장은 “측정 결과에 따라 인체에 미치는 영향과 위험의 크기를 파악할 수 있고 이것을 토대로 세부적인 관리대책을 수립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불산은 인체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고 심할 경우 죽음에 이를수도 있다. 피부에 불산이 묻으면 피부는 약간 붉게 변할 뿐이지만 살 속으로 뚫고 들어가 몸 속의 칼슘과 결합해 통증을 유발하고 내부조직과 뼈를 파괴한다.

기체상태로 공기에 퍼진 불산을 들이마셔도 문제다.기관지 염증과 기침을 유발하고 호흡곤란이나 폐에 물이 차는 폐부종으로 진행될 수 있다.

불산사용업체 은행나무 고사 발생 현황

GD 청주공장 (청주시 흥덕구 향정동)
SK하이닉스. 매그나칩반도체(유). 베올리워터코리아(청주시 흥덕구 향정동)
에이텍정밀화학(청주시 흥덕구 봉명동)
에스피텍(청원군 옥산면 남촌리)
제니스월드(진천군 이월면 신월리)
신성솔라에너지(증평군 증평읍 미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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