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3개월만에 한화 홈경기 9천명 입장

프로야구 한화이글스가 드디어 청주 팬들 앞에서 송곳 같은 투구와 매서운 타격을 선보였다.

7일 오후 6시 30분부터 청주야구장에서는 한화이글스와 SK와이번스의 프로야구 경기가 열렸다.

전날 우천 취소의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경기장 매표소에는 오전부터 청주 야구팬들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경기를 1시간 여 앞둔 오후 5시가 되자 경기장 주변에는 한화의 상징인 주황색 물결로 뒤덮였다.

이날 청주야구장 입장 관중수는 약 9000여명으로 집계됐다. 올 시즌 한화의 홈 경기 평균 관중수가 약 7673명인 점을 감안하면 제2의 홈구장인 청주의 야구 열기는 대단했다.

경기가 시작되기 전부터 관중석을 채우기 시작한 팬들은 힘찬 응원 구호로 1년 3개월만에 청주를 찾은 한화 선수들을 반겼다.

선수들이 몸을 풀기 위해 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내자 구호는 곧바로 함성으로 바뀌었다.

경기가 시작된 뒤에도 퇴근 뒤에 달려온 직장인, 가족단위 관중들의 입장은 이어졌다.

프로야구에 새롭게 선을 보인 청주야구장의 모습도 합격점을 받을 만 했다. 일각에서 우려를 제기했던 구장 배수 문제는 완벽에 가깝게 해소됐다. 전날 2시간 동안만 22.5㎜의 집중호우로 경기가 취소되자 여전히 배수가 제대로 되지 않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었다.

그러나 이날 청주야구장은 최적의 그라운드 상태로 선수들을 맞이해 ‘갯벌 구장’이란 불명예에서 완전히 벗어났음을 입증했다.

청주시가 대대적인 개보수로 야심차게 준비한 시설들도 인기를 끌었다.

나무 갑판으로 된 자리에서 고기를 구워먹으며 생생하게 경기를 즐길 수 있는 ‘바비큐 존’은 이날 중계 카메라로 소개될 정도로 화제가 됐다.

메이저리그 구장처럼 그라운드와 같은 높이에서 야구를 관람할 수 있는 ‘익사이팅 존’도 골수 야구팬들의 명당으로 자리 잡았다.

구장 맨 윗단에 마련된 연인석과 가족실에서도 단란하게 야구를 즐기는 팬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한범덕 청주시장도 이날 경기장을 찾아 한화이글스 김응룡 감독의 1500승 기념 시상식에서 축하 꽃다발을 건넸다.

청주 야구팬들에겐 여러모로 의미 있는 날이었다.

자녀들과 경기장을 찾은 김성학씨(46)는 “오늘도 비가 내릴까 조마조마했는데 하늘이 도운 것 같다”며 “아이들에게 최고의 방학선물을 주게 됐다”고 즐거워 했다.

비록 9개 구단 중 순위는 최하위에 머물러 있지만 이날 청주의 ‘팬심’도 ‘경기장’도 단연 최고 수준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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