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3개월만 한화이글스 청주 홈경기 막판 취소

프로야구 한화이글스의 청구야구장 복귀전이 우천으로 취소됐다. 1년 3개월여만의 경기를 기다렸던 팬들에겐 기대가 컸던 만큼 아쉬움도 컸다.

6일 오후 6시 30분부터 청주야구장에서 열릴 예정이던 한화이글스와 SK와이번스의 프로야구 경기는 이날 갑작스레 내린 소나기로 취소됐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경기를 2시간여 앞둔 이날 오후 4시 45분쯤에 경기 취소를 결정했다.

이날 청주에는 오후 3시 15분쯤부터 약 1시간 30분동안에만 22.5㎜의 집중호우가 쏟아졌다.

청주야구장 매표소 앞에는 오후 2시부터 한화를 응원하러 온 팬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오후 3시가 넘으면서 비가 내리기 시작했지만 팬들은 점차 늘어 약 100여명이 경기장 주변에서 비가 그치기만을 기다렸다.

끝내 경기가 우천 취소되자 팬들은 크게 아쉬워했다. 일부 팬들은 우천 취소가 결정되고 나서도 아쉬운 마음에 자리를 떠나지 못했다.

친구들과 함께 경기장을 찾은 송승하군(16)은 “정말 기다려 왔던 경기인데 취소가 돼 너무 아쉽다”며 “내일도 경기장을 찾아 꼭 한화를 응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군과 친구들은 우산도 없이 비를 맞으면서도 못내 아쉬운지 경기장을 연신 뒤돌아 봤다.

우천 취소에 팬들만 낙담한 것은 아니었다.

이날 경기장 주변에는 일부 상인들이 일찌감치 자리를 잡고 우비와 음료수, 간식 등을 판매하고 있었다. 하지만 경기가 취소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상인들의 얼굴도 어두워졌다.

상인 김모씨(51·여)는 “4시간 기다려서 하나도 팔지 못했는데 비가 야속하기 그지없다”고 아쉬워 했다.

치킨 판매를 준비했던 한 상인은 경기가 취소되자 어린 야구팬들에게 무료로 치킨을 나눠주기도 했다.

이 상인은 “잘 팔릴 것으로 기대하고 미리 준비한 것인데 소용없게 됐으니 다시 가져가봤자 뭐하겠나”라며 “남은 것은 떨이로 판매하거나 같이 고생하는 상인들에게 나눠줄 생각”이라고 말했다.

상인들 뿐만 아니라 낮 12시부터 경기 준비를 했던 한화이글스 직원들도 우천 취소를 예상하지 못한 듯 허탈해 했다.

이날 경기 취소는 청주시 입장에서도 아쉬움이 컸다.

청주시는 경기력 향상 등을 위해 42억원을 들여 경기장 개보수 작업을 마쳤다. ‘이슬에도 젖는 청주야구장’이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 천연잔디를 인조잔디로 바꾸고, 배수로도 새로 설치했다.

7420석이던 관람석도 1만500석으로 늘려 팬들이 야구를 즐기기에 최적의 환경을 마련했다. 지난해 5월 11일 이후 1년 3개월만에 열리는 프로야구 경기로 달라진 청주야구장을 알리기에 최적의 상황이었다.

그러나 갑작스러운 우천 취소로 달라진 청주야구장의 첫 인사는 미뤄지게 됐다. 다만 단시간에 많은 비가 내렸음에도 예전처럼 경기장 곳곳에 물 웅덩이가 생기지 않는 등 그 효과는 어느정도 증명됐다.

청주시 관계자는 “예전엔 한 번 비가 오면 2~3일간 경기를 할 수 없는 등 불편이 컸다”며 “내일 또 비가 올진 모르겠지만 현재 구장 상태라면 곧바로 경기를 해도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화이글스와 SK와이번스의 경기는 7일 오후 6시 30분 청주야구장에서 열린다.

저작권자 © 충북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