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우 충북교육발전소 상임대표

세계 최대 동영상 사이트 유투브(YouTube)가 있다. 그런데 자막만으로 된 6분짜리 영상물 한 편이 단기간에 조회 수 수백만을 기록한 특이한 예가 있다. 2007년 2월에 올려진 ‘Did You Know ; Shift Happens…’가 그것인데, 지금도 물론 검색이 가능하다.

그 영상물의 원본은 PPT였다. 미국 콜로라도의 아라파호 고교 교사 칼 피쉬(Karl Fisch)가 2006년 여름 교직원 연수용으로 만들었던 것이다. 그런데 그 내용이 너무 충격(?)적이어서 교사들 사이에 금방 퍼져갔고, 그것을 누군가 영상물로 변환해 유투브에 올린 것이었다.

그러자 그것은 삽시간에 전 세계로 유포되어, 잠자는 교실을 일깨우고 ‘구닥다리’ 학교교육의 현실을 돌아보게 만들었다. 자막의 메시지가 그만큼 강렬했기 때문이었다. Did you know는 과거에 대해 묻는 것이다. 직역하면 ‘당신은 알았냐?’는 것이다.

사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도 과거에 상상하지 못했던 것이다. 통신기기의 변화만 봐도 단박에 느낄 수 있다. 줄이 없는 전화기는 SF의 세계에서나 가능한 것이었다. 인터넷이 대중화된 것은 20년도 채 되지 않는다. 그런데 지금은 컴퓨터 한 대가 전화기 속으로 들어갔다. 그만큼 세상이 변하는 속도는 빠르다.

칼 피쉬 등이 문득문득 “Did You Know?”라고 되물으면서 네티즌들을 일깨우는 그 내용의 일부는 이렇다.

“지금 학생들은 직업을 가지는 38년 동안 10~14개의 직업을 갖게 될 것이다. 2010년 10대 인기직업은 2004년에는 있지도 않던 것들이 될 것이다. (중략) 우리는 아직 그것이 문제인지조차 알 수 없는 문제들을 풀기 위해, 아직 있지도 않은 직업과 기술을 학생들에게 준비시키고 있다. (중략)영어에는 약 54만개의 단어가 있다. 이는 셰익스피어 시대의 5배다. (중략) 뉴욕타임스 일주일치 정보의 양은 18세기 한 사람이 평생 접했던 것보다 많다. 올해 전 세계에서 생산될 정보가 과거 5000년간 만들어진 지식의 총량보다 많다. 새로운 정보는 2년마다 배가되고 2010년에는 매 72시간마다 그리 될 것이다….”

말하자면 이런 지식폭발의 시대에 단순지식을 주입 또는 암기시키는 교육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것이다. 이 영상물이 돌풍을 일으키자 내용을 보완하고 시각효과를 보탠 새 버전들이 이어진다. 원본 문구에 디자인 효과를 곁들인 PPT(제프 브렌맨作 ‘ShiftHappens’)가 세계 프레젠테이션 경연대회에서 대상을 차지하고, 2007년 6월에는 원작자 칼 피쉬가 내용을 보강한 ‘Did You Know 2.0’이 올려져, 다시 수백만 건의 조회 수를 기록한다.

그 후 2013년 버전까지 여러 개의 업데이트본이 다시 이어지는데, 유투브판의 원본격인 2.0버전 끝부분에는 원작자의 이런 당부가 실려 있다.

“여러분 자녀들에게 물어보라. ‘너희도 학교에서 이렇게 하고 있니?’ 교장선생님께도 여쭤보라. ‘아이들에게 21세기 리터러시를 어떻게 길러주나요?’ 학교운영위원회에도 물어보라. ‘아이들이 21세기 사회에서도 성공적인 삶을 살 수 있게 필요한 지원과 훈련을 제공하고 계신지요?’ 여러분이 뽑은 정치인에게도 요구하라. ‘이제 이 모든 것을 아시니, 교육 관련법들을 어떻게 바꿔야 할까요? 당신의 비전은 뭐죠?’라고.”

이것이 벌써 6년 전의 메시지다. 그러면 우리는 어떤가. 6년 전의 세상에 비해 변화하는 시대상을 따라잡고 있냐는 것이다. 어쩌면 격차가 더 벌어졌는지도 모른다. 지금 아이들의 학교는 몇 세기인가. 21세기 아이들 앞에 20세기 교사가, 19세기 안목을 들이대고 있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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