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논생물조사교류회에서 먹이그물 속 어류, 조류, 곤충과 풀, 논생물간의 상호작용.

▲ 최종예 피자집 라피자 오가니카 대표
지금까지 수많은 밥상을 대하면서 이 밥은 누구의 수고를 통해 내 앞에 놓여 있는지 한번쯤 생각해 본 적이 있는 사람은 몇 명이나 될까?

물론 매 끼 식사하기 전, 혹은 식사 후 감사기도를 올리는 사람이 있긴 하지만, 대개는 쌀을 생산하고 도정하고 유통하는 사람에게 한정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한 톨의 밥알이 상위에 올라오기까지 짧게는 하루의 시간을, 길게는 일 년의 수고를 감당하는 이가 어찌 사람 뿐 이겠는가. 많은 생명이 같이 하기에 가능한 일일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논에 무슨 생물들이 살고 있는지, 그 생물들은 무슨 역할을 하고 있는지 등을 알아볼 필요가 있는 바, 그런 점에서 이번에 2013년 7월 11일부터 13일까지 2박 3일 동안 한국교원대에서 “생명과 환경을 살리는 논농업을 지키자”라는 주제로 열린 한.일 논생물조사교류회는 큰 의미가 있다고 하겠다.

이번이 8번째 행사라니 나름 역사도 유구하고, 관련자료와 활동, 그리고 성과도 만만찮다.

매년 일본과 한국에서 번갈아 가며 주최하는 행사로서 각국의 사정에 따라 아시아의 다른 나라들도 형편에 따라 참가하는 형태로 작년에는 일본에서, 올해는 한국에서 한국과 일본의 논생물관련, 혹은 생태관련 연구자, 논습지 활동가들, 양국의 친환경쌀 생산자들 등 500여명이 모여 논에 사는 생명들을 관찰하고, 연구하고, 자료를 공유하고 문제점을 서로 나누는 시간이다.

▲ 2013년 7월 11일부터 13일까지 동안 한국교원대에서 “생명과 환경을 살리는 논농업을 지키자”라는 주제로 한.일 논생물조사교류회를 가졌다.

이번 행사는 청개구리쌀정보화마을과 교원대 황새 생태연구원이 주최하고 한국논습지네트워크가 주관하였으며 청원군, icoop생협, (사)한국BM협회, 광복영농조합법인 후원으로 한국교원대에서 진행되었는데 청원군처럼 관에서 후원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하니, 역시 생태와 환경을 생각하고 지속가능한 무엇을 고민하는 것은 관(官)이 아니라는 사실은 확실한 것 같다.

첫 째날은 참가자 등록과 숙소 배정, 김상호(청개구리정보화마을)대표의 개최지 인사를 듣고, 양국의 대표자들의 인사말과 간단한 오리엔테이션으로 마무리하고,둘 째날은 양국참가자들을 2팀으로 나누어 오전에는 청개구리정보화마을영농법인에 소속되어 있는 생산자들의 논(무농약 논과 유기농 논)을 찾아가 논 속에서 살고 있는 논생물과 그 논생물의 기반으로 섭생을 이어가는 먹이그물 속에 있는 어류, 조류, 각종 곤충과 풀, 수로의 형태와 논생물간의 상호작용, 둠벙이 있는 논과 없는 논의 차이점등을 조사하여 두 논이 각각 가지고 있는 특성을 살펴보고, 보안할 점을 찾아 의견을 교환했다.

매년 사람을 생각하고, 사람과 공존하고 있는 무수한 생명들을 살리기 위한 너무나 많은 실천적 사례가 있음에도 여전히 무수한 생명을 앗아가는 농약이 존재하고 그 독성이 점점 극악해 진다는 것이 현실임을 직시하면 참 슬픈 일이다.

특히 이번 행사에서 주목되었던 것은 개회사와 폐회사에서 일본 후쿠시마원전 사고로 수많은 농민들이 일생동안 일구어 왔던 유기농을 포기할 수 밖에 없었을 뿐만 아니라 생존의 위협 속에 놓여 있으며, 원전을 갖고 있는 한국도 결코 그것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고 생각된다는 일본의 사이토 미츠아키대표의 인사말이었다. 생명과 환경을 살리는 논농업을 지켜내기 위해서 해야 할 또 하나의 과제를 던져주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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