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산단, 6월부터 은행나무잎 고사 시작, 4년째 되풀이
(주)GD, 10억3000만원 들여 개선했는데…다른 곳 의심

청주산단 가로수 잎 또 고사 시작

장마비에 초록은 짙어졌지만 (주)GD 공장 인근 은행나무의 잎은 적갈색으로 타들어가고 있었다. 지난해 고사한 은행나무를 대신해 새로 식재된 어린 은행나무 여섯 그루 중 네그루의 나뭇잎은 절반 쯤 붉게 타들어가 앙상한 가지만 드러낸 채 볼품없이 늘어서 있었다.

▲ (주)GD 인근 4년 연속해 은행나뭇잎 끝부분부터 불게 타들어가고 있다.

▲ 끝부분부터 타들어가는 모습이 뚜렷한 (주)GD 인근 나뭇잎 모습

어린 나무만 그런 것이 아니었다. (주)GD 정문을 중심으로 좌우 300여 미터 방향으로 식재돼 있는 은행나무 가로수들도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비슷한 현상을 보이고 있었다.

은행나무의 나뭇잎 끝 부분 0.3㎜ 내외가  적갈색으로 말라 있었고 그 안쪽으로 누런색을 띠고 있었다. 전문가의 눈이 아니더라도 나뭇잎이 타들어가는 것을 한눈에 짐작할 수 있었다.

(주)GD 공장의 담벼락과 수평한 방향으로 놓여 있는 가로수 뿐만 아니라 세로 방향으로 위치해 있는 도로에서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N사 방향으로 50m, S사 방향으로 50m 정도에 위치해 있는 가로수들도 비슷한 현상을 보이고 있었다.

(주)GD 남쪽 방향의 도로에서도 현상은 반복됐다. 보호수로 지정돼 있는 팽나무를 기점으로 서쪽 방향 100m 지점에 있는 가로수들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잎의 끝부분부터 타들어가는 현상을 보이고 있었다.

원인은 불산? 전문가는 “그렇다”

본보가 나뭇잎이 타들어 가는 것을 최초 발견한 시점은 지난 7월 5일. 2주정도 시간이 흘렀지만 고사정도는 그때가 더 심했다. 따라서 나뭇잎 고사 현상이 시작된 것은 6월경으로 추산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같은 고사 현상은 왜 일어 났을까? 이에 대해 환경 전문가는 불산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7월 16일 (주)GD 공장 주변을 직접 방문해 현장을 확인한 김정수(사)시민환경연구소 소장은 “이곳의 나뭇잎은 끝부분부터 잎맥을 따라 타들어갔다.

죽어가는 부분과 그렇지 않은 경계선이 뚜렷하게 확인된다”며 이는 “불산으로 인해 나뭇잎이 고사할 때 나타나는 전형적인 현상과 일치한다.”고 주장했다.

김 소장의 주장은 고사 현장에서도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자연적으로 떨어진 나뭇잎은 말라 들어갈 때 잎의 끝과 첫머리에 상관없이 고르게 말라가고 있었다. 나무 줄기가 부러져 고사한 은행잎도 잎의 끝부분부터 고사가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전체적으로 말라갔다. 나뭇잎 끝부분부터 타들어가는 모습과는 확연히 다른 양상이었다.

이같은 고사현상은 이번이 처음 아니다. (주)GD가 이전해 본격적인 생산활동을 시작한 2009년 이후인 2010년부터 여름과 가을 시기에 4년째 반복해서 발생했다.

고사현상이 발생한 지역은 공교롭게도 (주)GD를 중심으로한 인근지역에 국한됐다. 같은 산업단지지역이라 하더라도 다른 지역에선 고사현상이 발생하지 않았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주)GD측도 적극적으로 해명에 나섰다. 함정수 경영지원 이사는 “불산 누출사고 이후 10억 3000만원을 들여 지적받은 120건에 대한 자체 개선활동을 수행했고 법정 기준치인 5ppm 보다 낮은 0.15ppm 이하로 유지관리하고 있다”며 자신들과 무관한 현상이라고 해명했다.

또 “ 불산 누출을 막는 것은 회사의 생존이 걸린 문제로 바라보고 대처하고 있다. 삼성에서도 우리 업체의 관리 시스템을 업계 최고로 인정했다. 우리가 아닌 의심가는 다른 업체가 있지만 말하기 조심스럽다”며 불산을 취급하는 다른 업체의 누출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에 대해 이윤근(보건학박사) 원진녹색병원 노동건강연구소장은 “배출 농도를 낮추거나 불산의 희석액을 낮춘다고 해서 위험성이 제거되는 것은 아니다. 식물이 고사하는 현상이 있는 것은 여전히 이 지역에 불산이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주)GD는 오창과학산업단지 내에 300여명 규모의 공장을 8월 경에 완공해 가동할  예정이다.
(주)GD 인근 나뭇잎에 불산 남아있었다.
시민환경연구소 시료분석결과 일일 노출기준 모두 초과

지난 3월 7일 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과 (사)시민환경연구소는 충북도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불산누출사고가 발생했던 청주산업단지 입주 업체에서 불산이 꾸준히 누출됐다”고 주장했다. 이들 단체는 (주)GD 주변에서 채취한 나뭇잎 시료의 불산 잔류농도를 근거로 제시했다.

이에 따르면 7곳의  시료 분석결과 모든 시료에서 일일 노출기준 0.17ppm을 모두 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8시간 노출 기준 작업환경기준치인 0.5ppm으로 보면 7곳 중 6곳이 모두 초과했다”며 “풍향에 따라 주변지역이 영향을 받는 관계로 청주지역은 불산 누출 사고가 났던 ㈜GD로부터 남쪽(7.91ppm)과 남동쪽(4.55ppm)이 불산 피해가 컸다”고 발표했다.

그때 당시 김정수 시민환경연구소 소장은 “분석 값이 높게 나타난 것이 사고 때문인지 명확하지 않지만, 당시 외부 누출이 없었다는 업체 말이 맞다면 기준치를 넘는 불산이 꾸준히 누출됐던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충청북도는 “객관적인 분석방법이 아니며 정부에서 검증한 방법도 아니어서 신뢰할수 없다”며 이들 단체의 주장을 묵살했다.

청주산단 불산유출 및 가로수 고사현상 일지

▲2010년
여름 (주)GD 인근 N사 부지내 전나무 고사 완료 및 인근 은행나무 가로수 고사
피해업체 N사 수목고사현상 자체조사 및 청주산단에 민원제기

▲2011년
여름 (주)GD인근 가로수 고사
D사 유리창 변색현상 시작
피해업체 민원 제기 및 청주산단 자체조사. (주)GD 배출구 이전요청

▲2012년
여름 (주)GD인근가로수 고사, J사 까지 수목고사현상 확대
6월 불산유출관련 피해업체와 충청북도, 청주산단등 간담회(피해보상 및 재발대책논의)
8월 (주)GD 투자 및 시설개선 설명회 진행
10월 충청북도 (주)GD 배출구 대기오염도 및 수질오염조사 시행
11월 (사)시민환경연구소 시료채취

▲2013년
1월 (주)GD 불산유출사고
6월 (주)GD 인근 은행나무 가로수 잎 고사현상 시작

저작권자 © 충북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