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장 지역 미술계의 대표 격이므로 도덕적 결함 없는 사람으로 해야

▲ 이창수·아티스트
2004년 생긴 청원 군립 대청호 미술관이 충청북도에서 가장 오래된 유일한 공립미술관이다. 충청북도의 미술에 대한 지원을 여실히 보여주는 그간 행동이었지만 뒤늦게라도 청주 시립 미술관이 생기는 것을 환영한다. 현재 충북의 미술관은 총 5개이며 공립 미술관은 청원 군립 미술관이 유일하다.

청주의 사립 미술관은 스페이스 몸, 신 미술관, 우민 아트센터가 있으며 청원에 쉐마 미술관이 있다. 충청북도에 있는 5개의 미술관 모두 청주, 청원에 있다. 이번에 세워지는 청주 시립 미술관까지 더하면 2014년 청주·청원 통합으로 충청북도의 모든 미술관은 청주에만 있게 된다.

더군다나 청주시가 내덕동 KT&G건물의 활용을 위해 국립현대 미술관에 수장고 승인을 해주었다. 수장형 미술관이 들어온다고 하는데 이것 까지 포함하면 7개의 미술관이 모두 청주에만 있게 된다.

미술관의 운영은 건립만큼 중요하다. 그간 모든 행정은 운영보다는 건물 짓는 것에만 맞추어져 있어서 건물을 힘들게 짓고 기본 운영인 청소 용역도 제대로 못하는 수준이었다. 그러다보니 건물만 있고 새로운 좋은 프로그램 운영이나 시도는 불가능에 가까웠다.

근사하게 지어놓은 청주 시립 정보도서관의 청주 미술 창작 스튜디오의 기획 운영만 보더라도 로비에 아트 상품이라고 팔리지 않을 물건만 형식적으로 전시하고 대 시민 사업 했다고 주장하는 수준이다.

전시 오픈 행사를 가더라도 작가 지인들 외에 거의 오지 않는 수준이고 보면 기본적 운영의 변화가 무엇 보다 중요하다. 작가 개인의 역량에 기대는 릴레이전은 전시장과 지역 특성도 없고 기획자의 의도도 없는 그냥 전시공간일 뿐이다.

▲ 오는 2014년 청주시립미술관이 들어서게 될 청주시 사직동 옛 KBS부지.

미리 미술관의 특성을 정하고 초대 관장을 잘 선정하지 못한다면 앞으로 생길 청주 시립 미술관도 이러하게 그냥 전시 공간으로 갈 것이다. 그래서 초대 미술관장이 갖추어야 할 것에 대해 몇 가지 제안 하려 한다.

▷초대 미술관장은 지역 미술계의 대표 격이므로 도덕적 결함이 없는 사람으로 해야 한다.
▷타 지역 미술관과 다른 청주지역 정체성을 미술에 반영 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청주 시립 미술관은 규모나 시설이 타 도시 미술관에 비해 부족하므로 청주 미술관 특색전시 기획을 이해하고 지원 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운영이 원활히 되도록 기획에 관여하지 않으며 운영 자금 지원 가능한 전문 경영인이 되었으면 한다.

이미 있던 공간을 수리하여 미술관을 만든다고 한다. 수리를 하더라도 새 것과는 분명 다르다. 공간이 새것이 아니라고 기획과 행정도 과거 것을 그대로 쓰면 안 된다.

그리고 그것을 결정하고 선택하는 중요한 자리가 초대 미술 관장의 역할이다. 지역 미술원로라거나 그간 지역 미술에 영향을 끼쳤는지가 중요한 잣대가 아니라 미술인이 아니더라도 미술 발전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계획을 가지고 있는 인물이어야 한다. 자신의 입으로 자신을 높이는 사람보다 다른 여러 사람의 추대로 미술관장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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