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협동조합의 날’ 충북 기념행사 마무리. ‘공감대 끌어냈다’ 평가
영화제·나눔행사국·제컨퍼런스 등 다채롭게 진행, 자발적 참여 호평

재미있고 즐겁다. 건강하고 든든한 생활속의 문화인 협동조합을 표방하며 시민들에게 다가서기 위한 ‘제1회협동조합의 날’ 행사가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 7월 5일 충북NGO센터에서 ‘협동조합 국제컨퍼런스’가 진행됐다.‘제1회 협동조합의 날’ 충북공동추진위원회(공동대표 윤석위)는 3일부터 5일 가지 협동조합과 관련된 다양한 행사를 개최했다.

7월 3일 기념식과 강연을 시작으로 ‘제1회 협동조합의 날 충북공동추진위원회’(공동대표 김주혜, 윤석위 등)가 개최한 이번 행사는 7월 5일 협동조합 국제컨퍼런스를 끝으로 협동조합의 사회적 의미를 환기시켰다는 평가속에  막을 내렸다.

첫날 사회적협동조합 영화 'we can do that'과 ‘성미산공동체’를 다룬 '춤추는 숲'을 상영하고 충북도내 협동조합대표들이 참여하는 ‘나눔잔치’를 진행했다. 이어 진행된 기념강연에서는 충남발전연구원 박진도 원장이 강사로 나서 ‘지역사회와 협동조합의 역할’을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행사 마지막날 진행된 ‘국제컨퍼런스’에는 거센 장마비에도 불구하고 100여명 이상이 참석해 협동조합에 대한 뜨거운 열기를 보여줬다. 이번 행사에서 특히 주목할 점은 관 주도가 아니라 협동조합을 운영하거나 준비 중인 당사자들이 중심이 됐다는 점이다.

친환경농산물, 밥집, 빵집, 미장원, 꽃집, 시내버스회사, 북카페, 서점, 결혼식, 언론사, 목공소 등 다양한 분야에서 자발적으로 협동조합을 만들고 미래를 밝게 보는 이들이 이번 행사를 만들고 진행했다는 점에서 협동조합에 대한 욕구가 일회성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이에 따라 지방자치단체에서도 협동조합설립욕구에서 드러나는 지역의 필요와 사회적 변화에 민간하게 대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협동조합법이 개정된 지 7개월, 충북도내에서는 48개의 협동조합이 설립됐다. 이 기간 동안 전국에서 700 여개의 협동조합이 설립 됐다. 인구 규모를 감안하면 타 시·도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치다.

협동조합의 업종도 이채롭다. 농산물인 꾸찌뽕 협동조합, 칡소 협동조합, 법률 협동조합, 흙 집 짓기 협동조합, 피부미용협동조합, 오케스트라 협동조합, 출판물류 협동조합 등 일반인들이 미쳐 생각하지 못한 영역까지 다채롭게 존재한다.

‘나들가게협동조합’처럼 친숙한 것도 있고 차양산업협동조합처럼 생소한 것도 있다. 감동마을 협동조합과 문의공동체협동조합 처럼 지역을 기반으로 한 것도 있고 ‘안경사 충북협동조합’과  ‘피부관리협동조합’ 처럼 같은 업종끼리 모인 협동조합도 있다.

‘협동조합형 노동자 자주관리기업’을 표방하는 (주)우진교통(대표 김재수)의 사례도 흥미롭다. 우진교통은 2년 전부터 기존의 보험회사를 통해 운영하던 ‘운전자상해보험’을 협동조합 방식으로 대체했다.

구성원들이 참여해 회사와는 독립적인 ‘우진공제회’를 만들고 이를 통해 공동의 보험을 운영한지 만 2년.
그 결과는 놀랍다. 1인당 월 3만7000여원의 보험료를 납부하는데  이 금액이 연간 1억여 원을 훌쩍 뛰어 넘는다.

기존 보험회사에서는 보험금과 만기환급금으로 돌려받는 비율이 채 50 퍼센트 안팎에 머물렀고 나머지 금액은 보험회사의 비용과 수익으로 가져갔다. 하지만 우진공제회를 통해 보험을 운영하면서 이 나머지 차액분이 보험회사의 수익이 아닌 우진공제회라는 공동체의 자산이 되면서 유익하게 활용할수 있는 길이 열렸다. 우진공제회는 운영 3년이 되는  내년쯤이면 1억5000만원의 수익금이 생길 것으로 전망하고 이를 가지고 신용협동조합과 같은 또 다른 협동조합을 모색하고 있다.

경제와 사회발전 동시에

이번 행사에서 가장 주목을 끈 것은 ‘협동조합 국제 컨퍼런스’였다. 충북NGO 센터 교육장에서 실시된 컨퍼런스에는 지안루카 살바토리(유럽 협동조합?사회적기업 연구소 CEO)씨와 캐나다 국적의 제라드 페론(협동조합 관련 독립 컨설턴트)씨가 이탈리아 트렌티노 지역과 캐나다 퀘백의 협동조합 사례를 소개했다.

살바토리 씨는 “유럽에서는 사회적경제를 이해하는 데 광범위한 개념이 사용되고 있다”며 “상호조합, 협동조합, 단체, 재단, 대안적인 형태, 사회적기업, 사회적기업가등 을 아우르는 광범위한 개념으로 사회적경제를 바라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광범위한 사회적 경제에 속한 여러 단체들을 한 가지로 묶는 특징을 “조합원의 공동소유라는 것과 수익을 최우선시 하지 않는 것”으로 꼽았다. 협동조합의  목표에 대해서는 “경제와 사회를 같이 보고 경제와 사회발전을 동시에 이루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윤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일반 기업과 달리 “협동조합은 사회에서 요구사항이 있을 때 서비스를 제공하고 대안을 마련하고 답을 말하는 것”이라고 공익적 성격을 설명했다.

제라드 페론 씨는 퀘백의 협동조합에 대해 소개하며 성공 요인으로 “협동조합간의 긴밀한 협력이 있어야지만 효과성이 극대화 된다”는 것을 꼽았다. 그는 “새로운 사회적 문제들은 언제나 등장하기 마련”이라며  “이러한 문제에 민첩하게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협동조합원의 은퇴, 공공부채 해결, 세계화 등의 문제로부터 나타난 위기에 대응하는데 연대감이 중요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본인의 생각을 밝혔다.

트렌티노의 협동조합
50만명중 27만명이 조합원. 농업의 90%, 소비의 40% 차지

이탈리아의 트렌티노는 오스트리아 국경에 인접해 있고 거주주민은 50만명이다. 이중 절반인 27만명이 협동조합 조합원이다. 협동조합은 500개 이상이고 21개의 컨소시엄이 활동 중이며 5100명이 이사회에서 일하고 있다. 트렌티노의 협동조합 지역 경제의 15% 이상을 차지한다.

농업 분야는 2만 3천명의 생산자로 이뤄져있다. 소농민 혹은 작은 농장주인들로 이루어져 있는데 평균 1헥타르 정도의 토지를 가지고 운영하는 농민들이 대부분이다. 92개의 협동조합이 운영되고 있는데 지역 농산물 생산량의 90%를 차지한다. 작은 협동조합이 주를 이루지만 브랜드 가치는 굉장히 높고 세계적으로 활동하는 협동조합의 수도 많다는 것이 이들의 설명이다.

금용부분의 협동조합 활동도 왕성하다. 이 지역의 신용협동조합은 10만명 이상의 조합원을 보유하고 있고 지방은행이 42개소로 전체시장의 65%를 차지한다. 이런 밀도와 규모는 유럽에서도 유례를 찾기 힘든다는 것이 이들의 설명인데 최근 금융위기동안 시장점유율이 오히려 상승되었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다른 민간 은행들과 다르게 신용경색을 겪지 않는 유일한 은행이라고 이들은 강조했다.

 우리에게 익숙한 소비자 협동조합도 트란티노 지역에서는 40%의 점유율을 지니고 있다. 조합원은 10만명이다. 살바토리 씨는 “ 중요한 것은 217개 마을에 소비자생협의 존재하는데, 그중 194개의 마을에서는 마을의 유일한 가게가 이 소비자생협”이라고 강조했다. 이 지역의 소비자생협의 특징은 단순 식료품점으로서의 기능뿐만 아니라 우편배달, 의료품공급 등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건설, 임업, 교통, 환경, 청소, 문화, 관광들의 다양한 분야의 협동조합뿐만 아니라, 사회서비스 협동조합도 포함되어 있다. 사회서비스 협동조합은 소외계층에게 필요한 서비스 제공, 즉 노인?장애인?사회부적응자등에게 서비스제공하는 것이 주된 목적인 협동조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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