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충진 청주시의회 복지환경위원장

83만 청주시민과 청원군민은 결코 쉽지 않았던 자율통합을 이루어냈다. 오는 2014년 7월1일 통합 청주시민으로 새로운 출발을 앞두고 있다. 희망과 풍요로운 미래를 기대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우려도 적지 않다. 지난 2010년 7월 1일 창원시와 마산시·진해시가 108만의 통합창원시를 출범시켰음에도 통합 3년 만에 분리론이 빗발치는 현실을 지켜보면서 드는 마음이다.

통합을 준비하는 청주시와 청원군은 자율통합을 이루었던 시민과 군민의 희망의 불꽃이 창원시와 같이 시끄러운 바람으로 꺼지지 않고 상생발전으로 활활 타오르게 하기 위해서 지금부터 무엇을 내려놓고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다시 한 번 통합정신의 초심을 되돌아보고 행정력을 집중해야 한다.

통합청주시 출범은 표면적으로 행정적 통합일 수도 있지만 행정을 위한 통합이 아니라 청주시민과 청원군민이 한 가족이 되는 것이 최우선이고 최종의 목표다. 통합을 내 집을 짓는 것과 같이 생각해 보자. 벽돌 한 장이라도 헛되게 쓰지 않으려고 절약을 하되 좋은 자재를 쓰고 싶은 욕심은 누구나 다 가질 수 있는 마음이다. 중요한 것은 큰 집을 짓는 것이 최종의 목적이 아니라 집 주인이나 가족이 좀 더 편안하고 여유로운 공간을 위해 짓는 것이다.

통합청주시는 도·농 복합도시이다. 일면 충청북도의 압축판이기도 하다. 충청북도의 불균형이 재연될 수 있다. 그 하나는 도·농간의 불균형이고 또 통합청주시 4개권역의 불균형이다. 통합청주시가 창원시와 같은 경우가 되지 말라는 법은 없다.

통합시민의 복지와 지역 간 균형발전만이 미래를 보장할 수 있는 안전장치이다. 지금은 통합준비가 청주시와 청원군 행정력의 주도하에 준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일지라도 잔치와 축제는 항상 준비하는 과정에서 만족하고 즐길 수 있어야 한다. 통합 전에 정서적 교감을 이루도록 청주시민과 청원군민의 참여가 보장되고 투명하게 진행해야 뒤탈이 없다.

그런 취지에서 지난 29~30일 이틀간 무심천과 오창 호수공원에서 ‘통합 청주시 발전 기원 주민화합 한마당’ 행사가 있었다. 청주·청원 농수산물로 ‘통합 비빔밥’을 섞는 행사에 참여하면서 통합 청주시도 도·농의 통합그릇에 지역특성을 최대한 살리는 4권역의 균형발전만이 짜지도 맵지도 않는 비빔밥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해 보았다.

더불어 지금 청주시와 청원군은 ‘易地思之’를 생각할 때이다. 상대방의 처지나 입장에서 먼저 생각해보고 이해하는 역지사지는 곧 ‘상생’과도 같은 말이기 때문이다. 성경에도 같은 맥락으로 “모든 일에 네가 대접받고 싶은 만큼 남을 대접하여라.”란 말이 있다. 결코 실천하기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럼에도 지금 청주시와 청원군,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역지사지의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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