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수도 청주’ 내용 뭐야? 여전한 논란거리, 기본계획 있으나 실천안해
한 시장, 문화·복지분야 일 많이 해···직원단속에 대해서는 혹독한 평가

▲ 한범덕 시장

한범덕 청주시장은 청주·청원통합, 청주테크노폴리스 조성사업 본격 추진, 무상급식 실시, 여성친화도시 조성 등을 민선5기 3년간의 성과물로 꼽았다. 통합은 3전4기만에 성공했고, 테크노폴리스 조성사업은 10여년 답보상태에 있던 것을 어렵게 추진해 오송·오창단지와 함께 지역경제를 떠받치는 삼각벨트의 한 축으로 만들었다는 것이다.

또 청주읍성 발굴조사를 통해 읍성 재현사업을 추진하고 금속활자 주조전수관, 근현대 인쇄전시관 신축 등 직지관련 사업을 했으며 남부도서관 개관, 작은도서관 지원 확대 등 시민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다. 이어 한 시장은 놀고있던 공공건물을 리모델링 했다고 말했다. 개신동 기무사 부지를 전국 최초 여성친화공원으로, 사직동 KBS부지를 청주시립미술관으로, 수곡동 검찰청부지를 청렴연수원으로 새 단장 한 게 그 것. 또 옛 연초제조창 부지에 국립현대미술관 분원을 유치한 것도 성과로 꼽았다.

복지분야에서는 복지재단 설립과 장애인복지센터 건립, 저소득 틈새계층 특별구호비 지원, 독거노인 자살예방사업을 펼쳤다. 복지예산도 2010년 2775억원이던 것이 올해들어 3779억원으로 1000억원 이상 증가했다는 것이다. 한 시장은 “앞으로 청주·청원 상생발전방안을 착실하게 이행하고 통합에 필요한 비용과 각종 지역개발사업에 국비가 지원될 수 있도록 정부와 공조를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범덕 청주시장은 '녹색수도 청주'를 시정목표로 정했다. 그러나 이를 시민들에게 각인시키는데는 실패했다. 민선5기가 3년이나 흐른 시점에서도 '녹색수도가 뭐냐'고 묻는 사람들이 많다. 시민들은 녹색수도 건설을 위해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알지 못한다. 청주시가 민관 역할분담을 한 뒤 컨트롤타워 역할을 했어야 하나 제대로 하지 못했기 때문. 녹색수도조성 기본계획도 서류상으로만 세웠지 실천을 하지 않아 결과적으로는 말만 화려한 잔치가 되고 말았다.

한 시장은 임기동안 복지와 문화분야에 관심을 쏟았다. 청주시내 유휴 공공시설을 리모델링 하거나 다른 시설을 유치한 것은 대체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문화도시 청주를 위해 365일 문화예술이 흐르는 청주시, 읍성 재현도 긍정적이다. 복지분야 중에서는 비수급 빈곤층에게 도움이 되는 틈새계층 지원사업과 노인 자살예방사업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그러나 복지분야에서 많은 일을 했으나 한 시장의 색깔을 분명히 할 사업은 찾기 어렵다는 것이 시중여론.

정상호 서원대 교수는 지난 6월 12일 ‘민선5기 청주시정 평가와 토론회’에서 “시민대상 여론조사 결과 1004만 그루 나무심기는 긍정적, 여성친화도시는 보통 평가를 받았다. 여성친화도시는 사업을 많이 했으나 시민체감도는 낮았다”고 말하고 “리더십에 대해서는 다수의 시민들이 한 시장 스타일을 민주적 리더십으로 분류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 시장은 업무보다 직원들을 각종 비위로부터 단속하지 못한 점에 대해 혹독한 평가를 받는다. 민선5기에 유례없이 많은 비리가 적발됐기 때문. 지난해 성추행이나 비위로 인해 징계를 받은 시 공무원은 8명에 달했다. 그리고 최근에는 이종준 주무관의 6억6000만원 뇌물수수로 인해 조직이 크게 흔들렸고, 그 충격은 아직도 가라앉지 않았다. 더욱이 ‘사고’를 친 공무원들은 거의 간부여서 시민들의 분노도 그 만큼 강하게 표출됐다.

'참모 복' 없는 한 시장
그러다보니 청주시 간부들의 질적 수준이 과거보다 떨어진다는 소리까지 있다. 공무원 모 씨는 “나기정 시장 때는 계장급들이 일을 많이 했고, 한 대수 시장 때는 이들이 주로 동장으로 나갔다. 그러다 남상우 시장 때는 과장으로 들어와 시장 참모역할을 했다. 지금은 퇴직했거나 일 할 만한 사람들이 징계를 당했다”고 말했다.

한편으로 한 시장은 참모 복이 없다. 성추행으로 징계를 받고 5급에서 6급으로 강등됐던 2명의 간부 공무원은 한 시장이 일꾼으로 써먹으려고 점찍었던 사람들 이었다. 그래서 참모 복이 없다는 게 직원들 말이다. 현재 간부들 중 시장의 손발이 돼서 적극적으로 뛰는 사람은 손에 꼽을 만 하다. 또 시정에 대한 홍보도 민첩하게 이뤄지지 않는 편이다.

최윤정 청추충북경실련 사무국장은 “한 시장이 개발위주 공약을 하지 않고 실천가능한 것으로 내세운 것은 좋다. 녹색청주협의회라는 거버넌스 조직을 만들어 소통하려고 노력한 점도 다른 지역과 구별되는 점이다. 그러나 재개발·재건축분야에 대해서는 아무 것도 하지 않아 실망스럽다”고 말하고 “비위공무원을 감싸고 돌아 공무원 신분으로 체포되는 모습이 전국 뉴스를 탄 것은 상당히 부끄러운 일이다. 이런 점에서는 한 시장이 단호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한 시장은 대중교통 중앙차로제를 통해 녹색교통을 실현하려고 하다 국비확보를 이유로 미뤘다. 시간이 촉박하고 시민들에게 합의를 이끌어내는 과정이 어려웠을 것이라고 짐작된다. 그러다보니 한 시장의 역점사업이라고 할 만한 게 없다”고 말했다.

달라도 너무 다른 두 시장
한범덕- 토론 좋아하고 야단 안쳐
남상우- 지시 좋아하고 그 자리서 불호령

한범덕 시장과 남상우 전 시장의 행정스타일은 아주 다르다. 성격 또한 극과 극이다. 한 시장은 인문학적 소양이 깊고 토론을 좋아한다. 어떤 사안에 대해 오래 생각하고 다방면으로 검토한다. 본인이 결정해 직원들에게 지시하는 게 아니고, 국·과장들에게 연구과제를 줘 결정토록 한다. 또 부하직원을 꾸중하거나 호통치는 일도 별로 없다. 하지만 비위사건에 대해서는 엄벌하는 모습을 보여줬어야 했다.

반면 남 전 시장은 본인이 결정하고 지시한다. 그래서 직원들은 지시에 따라 움직이기만 하면 된다. 만일 지시를 어겼을 때는 그 자리에서 불호령을 내린다. 만일 이종준 주무관 사건이 남 시장 재임시 터졌다면 난리가 나도 몇 번 났을 것이라는 게 직원들의 말. 남 시장은 성격도 급하다. 남 전 시장은 재임시 문화나 복지분야보다는 SOC 사업에 더 많은 투자를 했다. 도로를 내거나 확장하고, 터널을 뚫는 식의 눈에 보이는 사업을 많이 했다. 이는 성격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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