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금리 2%대 불과, 장학생 수 조정 등 불가피

예금금리 2%대, 저금리 시대에 고통 받는 사람은 예금이자로 살림을 꾸려 가는 이자생활자만이 아니다. 교육계에서도 기탁금으로 운용되는 학교 및 대학의 장학재단도 예금 수입 감소로 인해 장학금이 줄어드는 악순환으로 이어져 어려움을 겪고 있다.

청주대성고는 이 학교 25회 졸업생인 정봉규 지엔텍 회장이 지난 2006년 기탁한 30억원으로 설립한 대성청천 장학재단과 동문 3500여명이 기탁한 10억원으로 만든 대성 총동문 장학회를 운영하고 있다.

대성청천 장학재단과 대성 총동문 장학회의 총 기금 40억원의 예금 이자로 대성고는 매년 200여명의 재학생들에게 연 1억원 이상의 장학금을 지급해 왔다. 그러나 금리가 떨어지면서 장학 수혜자를 줄일 것인지, 장학금 액수를 줄여 장학 수혜자를 그대로 유지할 것인지 고민에 빠졌다.

지난해 대성고는 2012년 10월 기준 예금금리로 3%를 받았다. 그러나 올 6월 기준 금리는 2.45%로 몇개월 사이 0.55%p 떨어졌다.

대성고 총동문회 관계자는 “금리가 1% 떨어지면 연 이자소득이 4000만원 줄어든다”며 “최근 상임이사와 장학금 지급 방식을 논의할 만큼 이자 소득이 감소해 내년부터 장학생 수 조정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충북대학교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충북대학교의 경우 기탁금으로 운용되는 장학재단의 총 기금은 179억1000만원(2013년 6월말 기준)이다. 이 기금의 금리 이자로 올해 장학 사업비 4억9000만원을 편성했다.

지난해 금리(2.84%)를 적용해서 그나마 올해는 232명에게 장학금을 지급할 수는 있다.

충북대는 2010년과 비교해 보면 3년 전 기탁(현금 기탁) 기금 총액은 133억4000만원이었다. 당시 금리 이자로 집행한 장학금은 3억7462만원. 3년전과 비교해 기금은 46억원 증가한 것에 비해 장학금 집행 액수는 1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충북대학교는 금리 인하에 따른 이자 소득 감소 해결 방안으로 올해 처음 금융 거래 점포 한 곳을 원금과 이자를 보존해 주는 조건으로 제2금융권을 선택했다. 하지만 2014년 금리가 2% 이하로 떨어질 경우 장학 수혜자 폭을 줄이는 방안까지 모색해야 하는 상황이다.

충북대 관계자는 “기탁금 총액 170억원을 기준으로 금리 1%가 떨어지면 연 이자 수입 1억7000만원이 줄어든다”며 “자금 관리 다변화를 꾀하고 싶어도 위험이 있어 금융권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고액 기탁자도 줄고, 부동산 자산은 부동산 경기가 나빠 임대수입이 줄어드는 상황”이라며 “고액 기탁자 유치활동과 장학금 수혜자 부모들에게 발전기금 기탁을 독려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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