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장우 평등교육실현을 위한 충북학부모회 사무국장

얼마전 대구에서 열린 42회 전국소년체전에서 충북이 ‘4년 연속 종합 3위’를 했다는 소식이 지역 언론으로부터 뜨거운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소년체전은 대회 규정상 시·도별 종합순위를 매기지 않는다. 소년체전은 1973년부터 1979년까지 충북이 7연패를 차지하면서 종합 우승제 자체를 폐지했다.

충북의 대단한 비결을 알고 보니 ‘상급학교 진학금지와 무자비한 구타’였음으로 드러난 것이 결정적 이유였고, 어른들의 지나친 욕심으로 어린 선수들이 혹사당했기 때문이라고 알려졌다. 소년체전은 이후 개인 시상은 하고, 순위를 제외한 공식 메달집계만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그런데 충북도교육청은 스스로 순위를 매겼고, 대단한 위업을 달성했다고 떠들썩하게 밝혔던 것이다. 게다가 경북이 충북과 금메달 수는 같고 은메달 7개와 동메달 1개를 더 많이 획득한 것으로 드러났다. 굳이 순위를 낸다면 충북이 종합 3위가 아니라는 이야기이다. 어이없는 소년체전 ‘셀프 전국 3위’ 소식을 접하면서 떠오르는 기억이 있다.

초·중학생 ‘일제고사(학업성취도 평가) 4년 연속 전국 1위’를 자랑해 온 충북도교육청은 기념비까지 세운 바 있다. 온갖 언론과 매체에 빠지지 않던 충북도교육청의 업적이었지만, 막상 일제고사를 만들어 시행한 교과부는 2008년 이후 일제고사 결과 발표에서 충북도교육청이 1등이라고 발표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일제고사 결과 발표는 실제 점수가 아닌 3단계(보통학력 이상, 기초학력, 기초학력 미달)로 나눠 공개되기 때문에 시·도교육청별 정확한 등수가 나올 수 없는데, 충북도교육청은 자의적인 해석을 내려 ‘셀프 전국 1위’가 되었다. 이러한 진실을 모르고 대부분의 도민들은 여전히 ‘셀프 순위’를 믿고 있다. 충북도교육청은 이들에게 사기를 친 것과 다름없다.

문제풀이식 수업, 0교시, 야간강제학습, 방학기간 보충수업을 비롯한 일제고사로 인한 많은 수업 파행 사례와 부정행위 의혹으로 충북교육이 전국적인 주목을 받아왔다.

문제풀이와 성적만 남고 경쟁만을 강조하는 교육, 점수 향상을 위해서는 반칙과 부정마저 용인되는 교육이라는 오명 속에서도 충북교육청은 존재하지도 않는 1등을 향해 달려 왔다. 하지만 충북도교육청의 ‘일제고사 4년 연속 전국 1위’라는 셀프 성공신화 뒷면에는 ‘청소년 자살률 전국 1위’라는 슬픈 결과가 있다.

그렇게 억척스럽게 홍보하지 않아도 충북의 학력은 우수하다고 알려져 있다. 겨우 전국 3%의 인구밖에 되지 않는 충북이, 소년체전에서 선전했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다. 칭찬하고 자랑스러워해도 부족함이 없다. 하지만 과정이 어떠했는지가 중요하다. 과연 무엇을 위해 거짓된 그들만의 순위까지 만들어 냈을까? 의미 없는 경쟁을 시켜서 이득을 보는 이는 과연 누구일까? 씁쓸한 의문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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