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과 배제의 ‘프레임’에 갇힌 여성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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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과 배제의 ‘프레임’에 갇힌 여성性
  • 정호선 시민기자
  • 승인 2013.06.26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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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홍색. 여자 엄마 아내 그 프레임을 깨기 위해서는...

▲ 정호선 주부
우리는 태어나서 부모로부터 배우고, 학교와 친구, 나아가 이 사회로부터 배우고 학습 받으며 성장한다. 언어를 배우고, 관습을 배우고, 사회의 통념을 배운다. 그런데 우리가 배우는 것에는 그에 동반되는 어떤 ‘프레임’을 함께 학습하게 된다. ‘프레임’은 고정된 틀이나 이미지를 뜻한다.

예를 들면 ‘아름답다’라는 말 속에는 아름다운 사진이나 얼굴, 또는 아름다움을 연상시키는 이미지를 함께 떠오르게 한다. ‘학교’라는 말 속에 동반되는 프레임은 선생님, 친구, 수학, 영어, 그리고 폭력이 떠오른다. 언어 속에는 반드시 특정한 이미지, 즉 프레임이 따른다.

색깔로 예를 들면, ‘분홍색’은 ‘여자의 색’이다. 장난감 가게에 여자아이 완구진열장엔 온통 분홍색 천지이다. 남자아이의 물건에 분홍색을 입히는 경우는 없다. 남자아이들 색은 푸른 계통이나 검정계통이다. 도대체 왜 붉은 계통의 색은 여자의 색이고, 푸른 계통의 색은 남자의 색이 되었는가? 그 프레임이 던지는 역사성과 성의 구분은 무엇일까? 이는 내가 갖는 오래된 의문이다.

사회구조적으로 차별받는 계층, 무시와 억압받는 계층에는 반드시 ‘여성’이 들어있다. 사회적 약자라는 표현에도 ‘여성’이 들어있다. 그런데 사회적 약자라는 표현에는 ‘보호받아야 할 대상’이라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따라서 여성은 ‘보호받아야 할 대상’이 되어버리는 또다른 프레임을 만들어낸다.

그런데 우리 사회에 ‘보호받아야 할 대상’들은 아주 흔히 무시와 차별의 영역속에 놓여져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그리고 그것은 억압적 기제를 반드시 동반한다는 것도 발견하게 된다. 노인, 장애인, 성소수자, 빈곤층, 그리고 여성과 아이들. ‘보호받아야 할 대상’에 포함되는 그들은 모두 ‘무시와 차별, 그리고 배제’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는 점이다.

▲ 사회구조적으로 차별받는 계층, 무시와 억압받는 계층에는 반드시 ‘여성’이 들어있다. 사회적 약자라는 표현에도 ‘여성’이 들어있다.

대표적인 것이 ‘노동의 차별’이다. ‘노동의 차별’을 위해서는 반드시 사회의 주류, 즉 지배의 영역에서 아주 멀리 벗어나 있는 계층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그 계층이 있어야만 노동의 차별이 가능하고 이를 통해 자본의 이윤축적은 공고해지고 확대된다.

따라서 사회구조 속에서 여성이 느끼는 성적인 억압과 여성이든 남성이든 지배받는 사람들이 느끼는 차별과 억압은 동일한 성격을 가지게 된다.

다시 프레임으로 돌아오면, ‘엄마’ 또는 ‘아내’에 대한 프레임은 어떨까? ‘엄마’ 또는 ‘아내’는 늘 그 자리에 있어 밥을 해주고, 따뜻하게 품어주고, 다정하게 인내하며 내 곁에 있어주는 사람. 때로 남편이나 자식이 마구 함부로 대해도 다시 변함없이 그 자리에 있어주는 사람이다.

이 말은 엄마라면 이러한 모습은 ‘당연’한걸로 인식하게 된다는 것이다. ‘당연’하다는 것은 그것의 가치가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게 된다. 우리가 숨쉬는 공기가 늘 ‘당연’하듯이, 우리가 아주 쉽게 먹을 물을 취하듯이, 그렇게 ‘당연’한 것에는 그것이 담고 있는 충분한 가치가 충분히 인식되지 못하는 또다른 프레임을 만들어낸다.

여성에게는 이러한 이중적인 프레임이 깃들어 있다.
사회적 약자로서 갖는 차별과 배제의 프레임, 그리고 너무도 당연하게 인식되는 여성성으로 인해 제평가 받지 못하는 프레임이 존재한다. 그리고 이러한 프레임들은 여성이 성적인 주체성을 회복하는데 커다란 장애를 만들어낸다.

미국의 인지언어심리학자 조지 레이코프는 ‘프레임을 깨기 위해서는 프레임을 인식해야 한다’고 했다.

여성이 주체적으로 선다는 것은 여성을 무기력하게 하는 프레임을 제대로 인식하는 것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프레임을 인식하는 것, 그래서 프레임을 깨는 것으로 사회의 차별적 구조와 지배의 기제들에 맞서는 주체적 인간으로서의 여성성을 회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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