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이재표 · 글씨: 김재천

지난 대선 당시 국정원이 댓글공작을 통해 선거에 개입한 것과 관련해 정국이 요동치고 있다. 대통령 사과와 국정조사 요구가 부각되는 시점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을 통해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내용인 즉, “국정원이 왜 그런 일을 했는지 전혀 알지 못한다. 대선 때 국정원으로부터 어떤 도움도 받지 않았다. 그래도 그런 문제가 있었다면 여야가 제기한 국정원 관련 문제에 대해서 국민 앞에 의혹을 밝힐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 절차에 대해선 대통령이 나설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국회가 논의해서 할 일”이라는 것이다.

이럴 수가! 그들은 정말 음지에서 일한 게 맞다. ‘우리는 음지에서 일하며 양지를 지향한다.’ 이는 국정원의 전신인 안기부, 중앙정보부의 오랜 슬로건이었다. 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가 1961년 초대 중정부장 시절에 지은 부훈(部訓)인데, 국정원으로 바뀌면서 ‘지하실 냄새가 난다(?)’는 이유로 ‘정보는 국력이다’라는 새로운 원훈을 택했다는 것.

그런데 여당 후보를 위해 댓글공작을 불사한 국정원의 노고를 정작 후보는 몰랐다니…. 심지어 대통령이 된 지금도 각하는 그들의 노고를 외면하는 것 같다. 국정원이 안쓰럽다. ‘정보는 국력’을 외치기 이전에 조금 더 양지를 지향해야하는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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