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로 물건 대량 구매→사채업자에게 되팔아 급전 만드는 식
변칙 고리대금업 횡행 속 유통질서 왜곡 등 폐해 커

   
▲ 현금대출 한도에 묶인 카드소지자와 고리대금업자간 묵계속에 이뤄지는 ‘깡매출’이 청주에서도 성행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내용과 무관함.
소비심리 하락으로 가뜩이나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형할인업계가 삼성 홈플러스의 등장을 앞두고 깊은 우려에 빠져 있다.

치열한 생존경쟁이 더욱 뜨겁게 달아오를 것이 분명한 상황에서 업체마다 ‘무조건 살고 보자’는 전략에 의지하다보면 출혈경쟁, 상호비방, 비윤리적 상행위가 만연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견되는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경기침체 장기화와 신용카드 문제로 최근 개인 신용불량자들이 급증하고 있는 요즘 현금대출 한도에 묶인 신용불량자와 고리대금 업자간에 서로의 필요에 따라 야합, 이뤄지는 ‘깡매출’ 사례가 청주지역에서도 성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로 대형할인업체를 무대로 이뤄지는 ‘깡매출’은 의외로 단순한 메커니즘을 갖고 있다. 한 할인업체의 설명.
“쌀 맥주 가전제품 등은 소위 로스 리더제품이라고 해서 비록 손해를 보더라도 소비자의 발길을 끌어들이는 차원에서 저마진 정책을 쓴다. 그런데 최근 쌀이나 TV 등을 한꺼번에 대량 구매하는, 싹쓸이 쇼핑객이 종종 띈다. 어떤 경우는 TV를 100대씩 사가는 ‘큰 손’도 있어 우리조차 놀라게 한다. 전표를 점검하다가 이런 이상 징후가 발견되면 곧장 판매사원에게 물어보는 데 대부분 ‘여관을 지었는데 TV가 많이 필요하다’며 대량 구매해 간다는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급전이 필요한 현금서비스 한도초과 카드 소지자가 사채업자와 짜고 카드결제로 대량 구매한 물품을 사채업자에게 전량 건네는 동시에 결제대금 총액에서 20%의 선이자를 뗀 나머지 돈을 현금으로 돌려 받는 즉석 카드깡이 이뤄지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윤리경영을 강화하고 있지만 직영 뿐 아니라 임대매장도 있는 까닭에 이런 불법적 거래행위를 막는데 한계가 있다”며 “문제는 깡매출로 나간 물건이 대형할인점에서 파는 가격보다는 싸게 싸전이나 가전시장에 유통된다는 졈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유통되는 물건들은 대개 무자료로 거래되기 때문에 탈세의 온상이 될 뿐 아니라 유통질서를 근본적으로 왜곡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볼멘소리다.

한편 청주지역에서 ‘활약’하는 깡매출 사채업자 중에는 모 대기업체 중간간부도 있다는 소문 등 구체적인 얘기까지 나돌아 할인업계의 윤리경영 강화 노력과 함께 관계당국의 철저한 단속 및 추적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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