칡나무와 등나무의 싸움이란 뜻…칡은 오른쪽, 등나무는 왼쪽으로 돌아

▲ 등나무.
‘갈등’이란 단어는 한자로 葛藤이라고 쓴다. 칡 ‘갈’과 등나무 ‘등’자를 합쳐 갈등이라고 쓴다. ‘갈등’을 국어사전에서 찾으면 일이 까다롭게 뒤얽힘, 서로 불화하여 다툼이라고 나온다. 복잡한 현대사회를 살면서 우리는 갈등할 일이 많다. 가족간에, 이웃들과, 직장사람들과, 혹은 업무상 만난 사람들과 갈등한다. 그런데 이 단어가 어디서 나왔는지 알고보면 재미있다.

‘갈등’이란 칡나무와 등나무의 싸움을 말한다. 이 둘은 모두 덩굴식물이면서 같은 콩과식물이다. 그런데 왜 둘은 싸울까? 한자리에 심어보면 안다고 한다. 권오길 강원대 명예교수는 조선일보 ‘달팽이 박사의 생명이야기’라는 코너에서 재밌는 얘기를 들려줬다.

“칡과 등나무를 한자리에 심고 큰 버팀목을 타고 오르게 해보라. 칡 줄기는 옆에서 보아 오른쪽으로 돌돌감아 오르고, 등나무는 반대로 친친 감싸며 돈다. 칡덩굴은 위에서 보아 시계 반대 방향으로 타래처럼 말아 꼬니 우권(右券·오른돌이)이고, 등은 시계 방향으로 외틀어 오르니 좌권(左券·왼돌이)이다.”

그러면서 권 교수는 “갈등이란 칡넝쿨과 등나무 덩굴이 서로 얽히고 설키는 것과 같이 ①서로 복잡하게 뒤엉켜 적대시하며 일으키는 분쟁 ②상치되는 견해 따위로 생기는 알력 ③정신 내부에서 각기 다른 방향의 힘과 힘이 맞부딪치는 마찰을 이르는 말이다. 불화·상충·충돌이 곧 갈등(conflict)”이라고 설명했다. 식물도 오른손잡이와 왼손잡이가 있는데 칡나무와 등나무는 달라 나무를 오르면서 서로 얽히고 설킨다는 얘기다.

아마 많은 사람들이 오늘도 가까이 있는 사람들과 불화와 갈등을 겪었을 것이다. 인생은 화합하고 사랑하며 살기에도 모자란 시간이라고 하는데 살다보면 그렇게 된다. 칡나무와 등나무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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