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옥 소상공인진흥원 음성센터장

일년 열두 달의 반을 마감하는 6월이 시작되었다. 사람은 배 고프면 먹고 졸리면 자고 힘들면 휴식하면서 보내지만 형체도 없는 세월은 ‘온다, 간다’ 말이 없이 도도히 모든 것을 삼키고 생성시키면서 흘러가고 있다.

불의 놀라움을 본 사람은 ‘이 세상에서 불이 가장 무섭다. 모든 것을 자취도 없이 태워서 검은 재만 남기므로’ 라고 말한다. 또 물의 난리를 겪은 사람들은 ‘이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것은 물이다. 모든 것을 흔적도 없이 쓸어가니까’ 라고 말하며, 전쟁을 경험한 사람들은 ‘이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것은 전쟁이다. 서로 죽이고 피의 바다가 되니까’ 라고 말한다.

이렇듯 사람들은 자기의 경험 안에서 ‘무섭다’라고 말한다. 마치 장님들이 코끼리를 만져보고 자기가 만진 부분을 코끼리의 모습인 양 우기듯이.

그러나 내가 겪으면서 생각해보니 이 세상에서 세월이 가장 무서운 것 같다. 세월은 멈춤 없이 밤에도 낮에도 흘러가기 때문이다. 하루살이는 하루를 살면서 일생을 마치고, 사람의 평균 수명은 70세 정도다. 인생살이 70년이나 하루살이의 하루 일생이나 다 같이 한평생이라고 하는 의미에서는 동일하다.

그러면 이러한 결론에 도달한다. 인간의 하루는 하루살이의 일생이다. 그러므로 그런 면에서 바라본다면 우리는 하루살이보다도 못한 정말 찰나를 사는 미물이다. 여기서 강조하고자 하는 것은 우리보다 못한 하급의 생명도 있지만 우리보다 수백 배 수억 배 뛰어난 생명체도 존재한다는 것이다.

세월이라는 물결을 잘 타는 사람은 한 평생을 값지고 멋스럽게 살지만 세월의 물결에 휩싸이는 사람은 언제나 허덕이면서 세월을 쫓아가기에 바쁜 것이다. 세월은 분별심이 없으므로 누구에게나 똑같이 적용되지만 받아들이는 사람의 그릇 따라 보배도 되고 독약도 된다.

이제 6월 한 달 30일이 지나면 2013년의 절반을 산 것이 된다. 경제도 어렵고 젊은이들 취직이 안 되니까 나라에 철철 넘치는 기운이 없다. 세대 간 갈등, 도덕적 해이의 심화, 모방문화의 극성, 부익부 빈익빈의 증폭, 애완동물보다 홀대받는 남편들 등등, 숨막히는 소식이 거리를 활보하고 있다.

이 부정적 요소의 모든 것은 미국이 준 것도 아니고 일본에서 수입한 것도 아니다. 우리가 뿌린 씨앗에 물을 주고 발아시켜서 김매고 거름 주어 주렁주렁 달린 열매요 수확일 뿐이다.

이제 6월은 그냥 보내면 되는 무의미한 달로 치부하면 안 된다. 상반기를 잘 마감하는 달임과 동시에 하반기를 잘 열어가기 위한 계획과 준비의 한 달이어야 한다. 6월 한 달은 5개월간 저질러 놓은 부정적인 요소를 점검하고 확인하여 긍정적인 방향으로 물꼬를 틀어야 한다.

비록 힘들다 할지라도 내가, 우리가, 모두가 함께 하지 않으면 하반기는 걷잡을 수 없는 수렁의 늪으로 줄달음을 치게 될 것이다. 이렇게 중요한 기로가 바로 6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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