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이재표· 글씨: 김재천

앞서가는 이와 뒤따르는 이를 견주는 표현들이 재미있다. ‘형만 한 아우 없다’는 속담은 선행하는 사람을 따라잡기 힘들다는 뜻이다.

그러나 누구든 노력하면 앞서가는 사람을 따라잡을 수 있다는 희망을 전파하려는 듯, ‘청출어람청어람(靑出於藍靑於藍)’ 즉 ‘파란 염료는 쪽풀에서 나오지만 쪽풀보다 더 파랗다’고 설파한다. 같은 맥락에서 ‘나중 난 뿔이 우뚝하다’는 말도 있다. 누가 더 나은지 견주기 어렵다는 뜻의 ‘난형난제(難兄難弟)’는 평가를 유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나타낸다.

요즘 지방의원들에 대한 자질시비가 그러하다. 형님 격인 국회의원들의 그릇된 행실이 도마 위에 오르기 무섭게 그들이 이에 도전한다. 국회의원들의 외유성 연수를 본떠서 해외연수랍시고 패키지여행도 불사한다. 국회에 비해 지원되는 예산은 적고 외국은 나가야하니 어쩔 수 없다.

당리당략에 따라 패거리로 뭉쳐 드잡이 하는 꼴도 크게 다를 바 없다. 오죽하면 기초에 한해 민주주의 제도의 근간인 정당공천을 폐지하자는 말까지 나오겠는가? 금배지를 달면 사람이 변하는 건지 막말시비도 끊이질 않는다. 최근 청주시의회에서도 의안처리 후에 여성의원에 대한 욕설논란이 불거졌다.

당사자는 “대놓고 욕한 것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지만 상대방에게 전달된 것만으로도 모양새는 좋지 않다. 가히 청출어람의 경지에 오른 것일까? 골치가 아프다. 그냥 난형난제 정도로 해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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