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기시험 11가지 언어지원``` 기능시험도 간소화 많이 돼

나는 한국에서 산 지 유학생신분으로 3년, 이주여성신분으로 6년 반, 거의 10년이 되어 간다. 10년 동안 ‘운전면허 따야지’라고 여러 번 외쳤지만 이 일, 저 일로 항상 미루게 되었는데 이번에 드디어 그토록 원했던 운전면허증을 따냈다.

▲ 부티튀응업 시민기자(이주여성 주부).
이제 “너보다 한국에 늦게 온 친구들도 운전면허를 따서 차를 끌고 다니는데 넌 대체 뭐했어?”라고 늘 나를 놀렸던 한국에서 운전경력 약 10년이 된 고향언니에게 “나도 이제 차 끌고 다닐 수 있다”라고 당당하게 말 할 수 있게 됐다.

운전면허 따기는 일반한국인에게 쉬울지 몰라도 나 같은 이주민에게는 한국어를 능숙하게 하지 못해서 ‘설명이나 안내가 전부 다 한국말로 되어 있는 복잡한 시험들을 어떻게 보나’라는 생각에 겁부터 나기에 그리 녹록치 않은 도전일 것이다.

그런데 한국어를 잘 하지 못해도 이주민들도 한국인처럼 언제든지 빠르고 편리하게 운전면허를 따낼 수 있다는 것을 이번에 알게 됐다.  면허증을 따려면 시험을 봐야 하는데 학과시험(필기시험), 기능시험, 도로주행시험과 같은 3가지 시험이 있다. 학과시험을 보기 전에 반드시 교통안전 교육을 받아야 한다.

운전전문학원에서는 유료로 5시간 의무교육을 하는데 시험장에서는 무료로 받을 수 있다. 교육 이수 후, 학과시험을 보면 되는데 학과시험용 교재에 300문항 중 40문제가 똑같이 출제되어서 교재를 구입해 습득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러나 언어 때문에 걱정이 된다면 이제 걱정할 필요가 없다. 한국어, 영어, 중국어, 러시아어, 일본어, 베트남어, 태국어, 인도네시아어, 몽골어, 캄보디아어, 타갈로그어와 같은 11 가지 외국어로 제작된 교재도 있고 또한 시험을 볼 때 위에 언급한 11가지 언어를 지원하고 있으니 모국어로 공부하고 또 모국어로 시험을 볼 수도 있다.

기능시험과 도로주행시험은 현재로서 한국어, 영어와 같은 2가지 언어로만 지원하고 있지만 한국말을 좀 배웠다면 안내멘트가 그리 어렵지 않다라는 생각이 들 것이다. 기능시험 같은 경우, 시동, 후진, 우측·좌측 깜빡이, 전조등, 상향등, 와이퍼, 돌발 등과 같은 단어만 알면 쉽게 알아들을 수 있다.

▲ 시민기자 부티튀응업 씨가 지난달에 따낸 운전면허증.

작년부터 기능시험이 많이 간소화되어 기기조작, ㄱ 자 코스 50m 장내 주행, 돌발 테스트만 하면 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기능시험은 5분이내, 말 그대로 눈 깜빡한 사이로 끝난다. 도로주행도 마찬가지로 안내 멘트가 3번이나 반복적으로 나가기 때문에 직진, 좌회전, 우회전, 유턴, 주차 등과 같은 단어만 알면 안내 멘트를 너무 어렵지 않게 알아들을 수 있다.

또한 코스를 외워야지 시험을 더 유리하게 볼 수 있었던 예전과 달리 코스를 음성으로 안내해 주니까 더욱 더 편리하게 시험을 볼 수 있다. 그렇지만 기능시험과 도로주행시험도 학과시험처럼 11가지의 언어를 지원하게 되어서 모국어로 편안하게 볼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라는 생각이 들긴 한다. 이런 나와 같은 이주민들도 아마 같은 심정일 것이다. 앞으로 머지않아 그렇게 되리라 기대해 본다.

이렇게 학과시험, 기능시험, 도로주행시험을 다 합격하면 운전면허증을 발급 받을 수 있는데 총 투자시간도 예전보다 훨씬 더 짧아졌다. 학과시험을 컴퓨터로 봄으로 합격인지 아닌지 시험이 끝나는 동시 알 수 있다. 그리고 학과시험을 합격하면 바로 기능시험을 볼 수 있고 기능시험을 합격하자마자 연습면허를 발급 받을 수 있다.

연습면허를 받아서 도로주행연습을 해서 시험을 보면 되는데 시험장에서 의무교육 없이 바로 도로주행시험 응시 가능하고 합격하자마자 면허증도 바로 나온다. 개인적으로 도로주행 연습을 못 하고 운전전문학원에서 교육받는다 해도 도로주행 의무교육 6시간을 받으면 바로 시험을 볼 수 있다.

그야말로 원스톱 (one-stop)시스템이 제대로 구축되어 있어 운전면허 신규 취득하려고 하는 사람이라도 일주일내에 면허를 딸 수 있다. 또한 이주여성들이 운전면허증을 쉽고 빠르게 딸 수 있도록 2009년부터 시작해 현재로서 대부분 각 문화가족 지원센터에서 여러 단체와 협약 체결하는 등 본격적으로 이주여성 운전면허 취득지원을 나섰다.

모국어로 되어 있는 교재를 무료 배급하고 다언어 교실을 운영하는 등과 같은 언어적으로 뿐만 아니라 교육비를 면제하거나 감면해 주는 등과 같은 비용적으로도 지원을 많이 받을 수 있다고 하니까 운전면허 취득 희망하는 이주여성들은 현 거주지에 속한 다문화가족 지원센테에서 알아보는 게 좋을 듯하다.

나는 이런 유익한 정보를 잘 몰라 활용하지 못해서 참 아쉬웠는데 나처럼 좋은 기회를 놓지 않고 잘 활용해서 당당하게 운전면허를 따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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