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1~2회 일요일 문 열어``` 예약제로 운영

‘해바라기 식당이 뭐예요?’ 라는 질문에는 사진 한 장만 보여주면 됩니다. 태양열조리기로 요리하는 사진이 그것이지요. 사진을 본 사람들은 대부분 놀라움, 신기함을 표현합니다. 마치 어린 아이들처럼.

‘정말 태양열조리기로 음식이 되느냐, 밥이 지어지느냐’ 등등 문의가 잇따르지요. 사실 이런 질문들을 예상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많은 사람들에겐 태양열조리기로 요리를 한다는 것 자체가 생각하지 않았던 일임에는 틀림없는 것 같습니다.

▲ 정호선 시민기자(주부).
상상을 뛰어넘는 일, 신선하고 희망적인 일이 ‘해바라기식당’에 있습니다. ‘핵없는세상을만드는 충북사람들’이 해바라기 식당의 주인입니다. 2012년 청주 탈핵학교를 통해 만난 사람들의 모임이지요.

2011년 일본 후쿠시마 핵사고로 우리가 쓰고 있는 '전기‘가 얼마나 위험한 괴물로 만들어지는지 비로소 알게 되었습니다. 핵발전이 얼마나 많은 비용을 감수해야 하며 단한번의 사고로 모든 것을 잃을 수 있는 죽음의 에너지인지 알게 되었습니다.

기후변화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화석연료를 대체할 수 있는 대안에너지의 적극적인 모색은 이제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 되었습니다. 이것이 해바라기 식당을 열게 된 배경입니다. 핵발전과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대안에너지로의 전환. 그것은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해바라기 식당은 월1~2회 일요일에 문을 엽니다. 그리고 채식(락토 오보 Lacto ovo)과 로컬푸드를 지향합니다. 지구에 해를 입히지 않는 채식, 그리고 바다를 건너오는 유기농 수입농산물 보다는 지역에서 나오는 로컬푸드가 해바라기 식당의 지향입니다.

또한 모든 식재료는 한 살림이나 생협을 이용하고 있지요. 채식과 로컬푸드, 그리고 태양이 조리하는 가장 건강한 밥상입니다. 조리기 3대로 40명이 넘는 밥과 국을 거뜬히 해냈습니다.

사실 많은 이들이 처음 태양열조리기에 대해서 “요리시간이 너무 길어”, “태양은 좋긴 한데 효율이 떨어져” 이런 말을 많이 합니다. 그러면 우리는 이렇게 말하지요. “맞습니다”라고.

태양열조리기는 우리가 흔히 쓰는 가스레인지 보다 요리시간이 길고, 효율도 다소 떨어집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날씨에 따라 좌우되기에 일상적으로 사용하기 어렵다는 약점이 있습니다. 그래서 태양열조리기는 느리고 다소 불편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 해바라기 식당 한 관계자가 태양열조리기로 음식을 하고 있다.

그러나 그것은 태양열조리기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삶의 문제로 접근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핵발전(원전)과 화석연료가 그동안 우리에게 많은 풍요로움과 편리함을 주었고, 그로 인해 우리의 삶의 방식은 매우 빠르고 편리한 패턴에 익숙해져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우리 삶은 빠르고 편리한 것이 아니면 쓸모없고, 가치없는 것으로 간주되기 쉽다는 것입니다.

식당에 가면 5분 내에 음식이 나와야 하고, 코드만 꽂으면 뭐든 작동하는 시스템에 익숙한 현실 속에서 태양열조리기 처럼 느리고 불편할 수 있는 에너지는 천대받기 쉽지요. 가장 안전하고 가장 건강함에도 말이죠.

우리가 편리하고 빠른 삶의 패턴을 고수할수록 우리는 화석연료를 떠날 수 없고, 위험한 것을 알면서도 핵발전을 거부할 수 없습니다. 해바라기 식당은 그런 우리 삶에 대한 새로운 성찰을 말하고 있습니다. 우리 삶의 양식을 바꾸면 대안에너지가 우리 곁에 가까이 옵니다.

그리고 대안에너지는 국가나 누군가가 해주는 게 아니고 우리 스스로의 힘으로 만들어가야 합니다. 우리 스스로의 힘으로 희망을 만드는 것, 그 희망을 음식으로 연대하고자 하는 것. 그리고 그것은 즐겁고 유쾌하고 신선하다는 것을 해바라기 식당은 말하고 있습니다. 자, 해바라기 식당에서 식사 한번 하시겠습니까?

* 해바라기식당은 다음카페 ‘충북탈핵모임’에서 예약제로 운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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