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원대 제2도서관 예산 확보 후 명예박사 학위 받아 '구설'
일각에선 '총선 때 논문표절 시비 희석용' 의혹 제기도

정우택 새누리당 의원(청주 상당)이 한국교원대학교 미래도서관 설립에 필요한 예산 100억을 따오자마자 교원대로부터 명예박사 학위를 받아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정 의원은 지난 22일 교원대로부터 명예 교육학박사 학위를 수여받았다. 보통 명예 박사 학위 수여식이 일반 학위 수여식과 같은 날에 하는 것과 비교하면 이례적인 일이다.

교원대는 보도자료를 통해 정 의원이 문화예술 인재양성과 사이버대 발전을 선도하고 새누리당 ‘아이가 행복한 학교 만들기’ 특위 위원장으로서 학교폭력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한 점, 교육발전을 위한 적극적인 국회입법활동 등 대한민국 교육발전에 이바지했다고 설명했다.

또 문화재단과 포럼 창립 추진, 문화헌장 제정, 예술단체 육성에 앞장섰으며 이 대학 미래도서관 유치를 위한 활동 등 우리나라의 학술과 문화발전에 공이 크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무엇보다 정 의원이 교원대로부터 명예 박사 학위를 받을 수 있었던 결정적 요인은 이 대학의 미래도서관 유치에 따른 것으로 볼 수 있다.

▲ 정우택 의원이 지난 22일 한국교원대에서 명예교육학 박사학위를 수여 받고 있다.

실제로 이 대학은 정 의원의 활약으로 지난 국회 추경을 통해 미래도서관 건립 비용 100억원의 예산을 교육부로부터 지원받아 내년부터 공사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다.

알다가도 모를(?) 名博

교원대는 지금까지 교원양성 전문 교육기관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정 의원 전까지 모두 교육전문가들이 명예박사를 수여했다.  이 대학에서 정치인에게 명예 박사를 수여한 것은 정 의원이 처음으로 그는 자랑스럽게 교원대 7호 명예박사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정 의원실 한 관계자는 어떤 연유로 교원대 도서관 예산을 지원 받게 됐냐는 질문에 “지역 현안이 있으면 지역구나 소관 상임위에 관계없이 중앙부처에서 얼마든지 예산 지원을 받을 수 있다”면서 “교육대학교 문제, 도시 가스 사업 등 정 의원께서 평소 해당 지역구를 떠나 지역의 어려운 현안사업에 의정활동을 많이 하고 계시다”고 답했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교원대 제 2도서관 예산을 따오자마자 대학으로부터 명예박사를 받는 것에 대해 일각에서는 다른 포석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 

지금까지 교육 전문가가 아니고서는 쉽게 얻을 수 없었던 교원대 명예박사 학위를 수여한 것을 두고, 정 의원이 지난 총선 때 박사학위 논문 표절 시비 등의 논란을 명예박사 학위로 희석시키고 있다는 주장이다.    

명예박사는 박사학위 과정이 있는 대학들이 학술발전에 특별한 공헌이 있거나 인류문화 향상에 기여한 공적이 있는 사람에게 학위 과정 이수나 논문에 관계없이 학위를 수여하는 제도다. 말 그대로 ‘명예로운 박사학위’인 것이다. 교원대 측 한 관계자도 “명예박사 수여는 우리나라 학술과 문화에 지대한 공헌을 한 분께 드린다”고 강조했다.

1994년까지는 ‘명예박사학위 승인제도’가 있어서 교육부의 승인까지 거쳐야 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없어진지 오래다.

“일반적인 박사학위는 적당한 능력에 노력이 더해지면 딸 수 있지만 명예박사는 일종의 사회적 공인을 거쳐야하기 때문에 모든 학위 가운데 으뜸”이라는 것이 대학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청주 C대학 A교수는 “외국의 경우에는 일반 박사 보다도 명예박사를 더 쳐주지만 우리나라의 현실은 다르다”며 “이는 일부 대학들이 학위를 사실상 매매하거나 선물로 주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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