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아빈의 리본> 기금 마련을 위한 프로젝트
충북 민예총과 도종환, 이철수 처음 시작

"장학기금 마련을 위한 프로그램은 언론에 공개하거나 홍보하지 않고 진행합니다. 임시 온라인 카페인 <호아빈의 리본 첫번째 프로젝트>와 <호아빈의 리본> 회원들 저마다의 안내와 홍보에 의해 관객이 초대되고, 그렇게 참여하시는 분들의 '판화작품 구매', '입장료', '후원금' 등으로 장학기금을 마련하고자 합니다. 뜻있는 분들의 정성을 희망합니다."

가만 가만 사랑해야지 이 작은 것들

왼손 모르게 오른손이 하는 착한 나눔 행사가 서울 강남의 한 작은 갤러리 구하에서 22일부터 28일까지 일주일간 저녁마다 진행됐다. 베트남 어린이들을 돕기 위한 행사로, <호아빈의 리본> 기금 마련을 위한 첫 번째 아트 프로젝트 '가만 가만 사랑해야지 이 작은 것들'이 바로 그것이다.

첫날인 22일 수요일 판화전 개막식을 시작으로 23일 작가와의 대화 (이철수 - 김제동) 24일 작은 음악회 (정태춘, 박은옥) 25일 시인과의 대화(도종환 - 이금희) 26일 작은 음악회(정태춘, 박은옥) 27일 뮤지컬 갈라 콘서트(최재웅, 이율, 이창용, 윤소호) 28일 작은음악회 (원모어찬스 - 정지찬, 박원)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이 저녁마다 펼쳐졌다.

▲ 25일 오후 서울 강남구 논현동 갤러리 구하에서 <호야빈의 리본> 기금 마련을 위한 첫 번째 아트 프로젝트 가운데 하나의 행사인 '시인과의 대화(도종환 - 이금희)'가 진행되고 있다.

현 국회의원인 도종환 시인과 이금희 아나운서가 함께한 25일 시인과의 대화에서는 특별히 문재인 의원이 참석해 자리를 빛내주었다. 이 밖에도 진선미 의원을 비롯해 박재동 화백, 이철수 판화가, 정지영 감독들도 눈에 띄었다. 

이날 행사에서는 도종환 시인이 자신의 시 '흔들리며 피는 꽃'을 시낭송 하며 문을 열었으며 예정에 없던 이금희 아나운서의 제안으로 문재인 의원이 도 시인의 시 '담쟁이'를 낭송하기도 했다.

문재인 비롯해 박재동, 정지영 참석 '눈길'

이 아나운서가 시인으로서 고요 속에 계시다가 여의도 국회의사당에 와서 속상해 하는 분들도 많다고 하자 도 시인은 현실 참여를 강조한 김광균 시인을 예로 들며 "시와 경제의 사이, 관점과 학문의 사이를 생각하는 사람이 없으면 다만 휴지와 권력과 돈과 착취와 억압과 통제만이 남을 뿐이다. 그 사이를 생각해야 한다. 그 사이를 고민하다 정치에 입문하게 됐다"고 답했다.

또 이 아나운서가 요즘도 시를 쓰냐는 질문에 도 시인은 "상황이 이렇게 비극적인데 어떻게 안 쓸 수가 있겠냐"고 반문 한 뒤 "특히 겨울에는 많이 썼다. 아이러니하고 모순된 상황이라 많이 썼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아직 세상에 내 놓지 않은 신작 '겨울 저녁'을 낭송했다.  

겨울 저녁

눈이 내리다 그쳤는데 그는 이제 아프지 않을까
지는 해를 바라보고 있는 동안 나는 내내 아팠다
서쪽 하늘이 붉게 물드는 동안
내 안에 저녁노을처럼 번지는 통증을 그는 알까
그리움 때문에 아프다는 것을
그리움이 얼마나 큰 아픔인지를 그는 알고 있을까
하루 종일 누워서 일어나지 못했다
돌아갈 수 없다는 걸 안다.
돌이킬 수 없다는 것도 안다
그런데 왜 그리움은 혼자 남아 돌아가지 못하는 걸까
눈은 내리다 그쳤는데 눈발처럼 쏟아지던 그리움은
허공을 헤매다 내 곁에 내린다
아프다

이어 도 시인은 "개인적으로 또 시대적으로 아파서 이런 그리움에 관한 시들을 쓰면서 다섯 달 정도를 지나왔다"고 설명 한 뒤 새로 내게 될 시집과 시인에서 정치로 뛰어든 자신을 걱정하는 이들에 대해 다시한번 입장을 밝혔다.  

도종환 "문학과 정치 잘 해 내고파"

"내년이면 이제 시인이 된지 30년이 되는데 그때 시집을 내라고 하는 사람도 있고, 지금 직장생활(국회의원) 할 때는 내지 말라고도 한다. 많은 사람들이 우려와 걱정을 한다. 선배 문인들 중에 국회의원을 마치고 문학과 정치 두 가지를 모두 못했다는 평가를 받은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반대로 외국에서는 두 가지를 다 잘 하는 경우도 있었다. 빅토르 위고 같은 경우다. 공화주의자로서 혁명에 가담했고 혁명의 성공과 실패 쇄락 재기 이런 역사를 온 몸으로 살아내면서 레미제라블을 썼다. 정치적으로도 훌륭하게 살았고 문학적으로도 뛰어난 것을 썼다."

끝으로 이 아나운서가 "예전의 아픔(베트남 전쟁)을 왜 우리가 감싸야 하나. 우리가 왜 호아빈의 리본으로 묶여야 하나"라고 질문을 던지자 도 의원은 "나는 생이 돌고 돈다고 생각한다. 사는 동안 선업과 악업으로 이어지며 계절이 순환 하듯이 그렇게 돌고 돈다고 생각한다"면서 "국가적으로 베트남과의 인연에 있어서 당사자들이 나서면 좋겠지만 그것이 힘들다면 당사자가 아닌 다른 인연이라도 그 인연을 선업으로 풀어낼 수 있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런 차원에서 가치 있는 일을 해야 겠다고 생각해서 이 일을 하는 것"이라며 "크게 떠벌리면 이념적으로 충돌한다. 가만 가만 사랑해야 한다. 프로그램도 가만 가만히 해 나가면서 마음을 같이 나눈 이들과 뜻을 같이 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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