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농업은 무역이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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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농업은 무역이 아냐”
  • 김남균
  • 승인 2013.05.24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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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에 매몰되면 역효과·수입유기농에 앞마당 내줄수도
중·소농 중심의 지속가능한 유기농업 기반구축이 핵심

▲ 감물면 소재 ‘흙사랑 영농조합법인’ 소속 회원들이 이우성씨의 밭에서 옥수수 생육상태를 둘러보고 있다. 고랑 사이로 난 풀은 잡초로 보이지만 ‘명아주’ 풀이다. 이들은 명아주를 뜯어 효소를 담글 예정이다.
소수면에서 ‘눈비산마을 농원’을 운영하는 이재화(72), 감물면의 이도훈(57) ‘흙사랑 영농조합법인’대표, 유기농법으로 농사를 짓는 귀농 11년차 농민 이우성(52). 2015년 ‘세계유기농산업엑스포’(이하 엑스포)에 대한 이들의 반응은  뜨겁지도 않았고 미지근하지도 않았다.

엑스포에 대한 답변 보다는 ‘유기농업이란 무엇인가’, ‘왜 유기농업인가’에 대해서 근본적인 영역에 있는 이야기를 많이 했다. 자신들이 짓고 있는 작물을 통해 사람과 땅, 물, 그리고 유기적 순환과 공동체라는 관계에 대한 내용들이 주를 이뤘다.

그러고 보니 세 농민의 유기농 경력을 합산하니 자그마치 ‘70년’이 넘는다. 각각 40년, 22년, 11년이란 세월을 유기농과 함께 보냈다. 나이테와 주 재배작물에 따라서 강조점은 약간의 차이가 있었지만 공통점이 많았다.

유기농업의 가장 오랜 연륜을 가진 이재화 대표는 엑스포에 대해 “유기농업은 무역이 아니”라는 관점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철학적 받침 없이 섣부르게 준비하면 “유기농선진국의 농산물 홍보장으로 전락 할 수도 있다”며 원칙을 강조했다.

이도훈 대표는 “국내외에서 많은 사람들이 엑스포 구경을 올텐데 무엇을 보여 줄 것인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건축물과 전시장만 보여주기 보다 농민과 직접 연결된 유기농 현장을 보여줬으면 좋겠다. 민박체험도 할수 있게 하면 재미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중 소농이 유기농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 괴산군에는 작은 공동체들이 많은데 이를 활성화하는 방안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자 생활을 접고 귀농한 이우성씨는 “농민이 주도하고  농민이 어우러지는 행사가 되지 않으면 결국 (농업)자재상들의 잔치로 끝날지도 모른다”고 우려했다.

이들 세명의 농민은 전형적산 산촌농도의 특성을 가진 괴산에서 유기농업이 미래의 발전동력이 될 것이라고 이들은 자신했다. 유통구조를 직거래 중심으로 바꾸고 생산에만 머물지 않고 마을 단위로 직접 농산물 가공 시설을 갖추면 대단한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라고 방향을 제시했다. 엑스포를 앞둔 괴산 유기 농·축업인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옮긴다. 


“사람·자연 살리는 게 유기농 철학·조화,순환 위한 군 투자 필요 ”

▲ 이재화(눈비산마을 농원대표.전 괴산군의회의장)
   
이 대표는 하루 8000개의 유정란과 유기농 과자를 만들고 있는 공동체의 대표다. 여섯 가구가 공동으로 농원을 꾸려가고 있다. 40여년을 유기농업과 농민운동, 협동조합 운동을 연륜 만큼 깊이 있는 이야기로 말 문을 열었다.

 “유기농업은 무역이 아니다”. 이 대표의 첫 마디다. 이어 외국산 유기농을 먹는 것은 유기농의 철학이 아니란다. 농업을 통해 땅을 살리고 물을 살리고 사람과 자연을 살리는 것이 유기농의 철학인데 외국산 농산물을 먹으면 “제 몸만 좋을 뿐이지 우리 주변의 땅을 살리는 데는 아무 쓸모도 없다”고 강조한다.

특히 외국의 유기농 선진국에 비해 발전 속도가 덜한 우리 현실에서 ‘유기농’이라는 외향만 강조되면 안방에서 외국농산물을 선전만 해주는 모진 상황에 부딪힐 수 있다고 걱정했다.  

그래서 이런 철학을 공유하고 이해하는 방향으로 엑스포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이 대표는 설명했다.

또 유기농업의 지속가능한 토대를 강조했다. 굳이 엑스포가 아니더라도 이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땅에 영양을 공급하기 위해선 퇴비가 필요하고 이를 위해선 축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유기농 축산과 유기농업의 지역적 조화와 순환을 위한 군의 투자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지속가능한 유기농업을 위해선 유통구조의 개선이 가장 핵심이니 만큼 ‘직거래 시스템’에 대한 더 많은 투자가 있어야 한다고 이 대표는 제안했다.  

"유기농 경쟁력 충분하다·유통구조 혁신 등 보완 절실

▲ 이도훈(흙사랑영농조합법인대표)

‘흙사랑영농조합합’은 감물면 일대서 유기농업을 하고 있는 57가구로 구성됐다. 감자와 옥수수, 쌀에서 채소까지 30여가지의 농산물을 생산하고 ‘한살림’과 ‘아이쿱생협’을 통하거나 직거래를 통해 판매한다. 이 대표는 유기농의 경쟁력을 자신했다. 관행농에 비해 단위면적당 수익은 30% 이상 높고 실 수익은 10% 이상 높다고 주장했다.

지금도 수요에 비해 생산량이 부족한 실정이라며 지난해 법인의 매출이 10억원이었지만 올해는 14억원으로 높여 잡았다는 것이 이 대표의 설명.   

산촌농도인 괴산에서 기업유치도 좋지만 유기농업으로도 괴산의 발전을 충분히 그려 볼 수 있다고 이 대표는 자신한다. 다만 이를 위해선 몇 가지 문제점을 보완해야 할 것을 주문했다. 그가 생각하는 것은  ‘유통구조의 혁신’과 ‘농산물 가공’이다. 다단계 판매방식이 아니라 직거래 중심으로 유통구조를 바꾸면 가격경쟁력과 농가소득측면에서 커다란 진전을 불수 있다는 것이다.

농산물 소비 특성상 가공부분이 가장 큰 이윤을 창출하는 부분인데 이를 대기업이 아닌 농민으로 구성된 협동조합이 맡아야 한다는 것. 여기서 가장 큰 어려움이 자본력인데 이 부분을 괴산군이 지원하면 해결 할 수 있다고 이 대표는 말했다.

"직거래 택배운송료 큰 부담 · 지자체 지원 절차 완화해야"

▲ 이우성(귀농인)
“농민은 줄어드는데 농산물로 수익을 올리는 사람은 점점 많아 진다”. 유기농민으로서 고충의 출발을 이 말로 시작했다. 대학찰옥수수 값은 제 자리인데 종자 값은 1만8000원에서 2만7000원으로 뛴 것처럼 해마다  원자재 값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뛰고 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1:1’ 매칭방식으로 농가에 지원하고 있는 보조사업도 일부 자재공급상만 이득을 보는 것 같다고 혀를 내둘렀다. 200평 비닐하우스를 농민이 직접 설치하는데 800만원 정도 들어가는데 정부 보조사업이면 갑자기 1700만원으로 올라간다고 이씨는 주장했다. 이중 농민이 700만원을 부담하게 돼  정부로부터 보조를 혜택은 별로 없고 늘어난 사업비는 자재공급상과 설치 업자 몫으로 가는 기이한 현상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지금 당장 가장 필요한 것으로 ‘택배운송료’ 지원을 꼽았다. 직거래를 했을 때 농민과 소비자 서로에게 이익이 되는데 이때 발생하는 택배비 부담이 만만치 않다는 것. 택배 영수증만 첨부해도 지원하는 다른 지자체에 비해 괴산군은 지원 절차가 까다로워 어려움이 많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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