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700개 주먹밥, 청소년 ‘식생고’ 해결한 토마토김밥

대한민군 청춘은 아프다. 아프니까 ‘힐링’이 필요했다. 많은 이가 청춘 멘토를 자처했다. 정치인에서 성공한 사업가가 ‘힐링’ 전도사가 됐다. 그러나 정작 청춘들은 여전히 허전했다. 아니 출출했다. 반면 주머니는 가벼웠다. 구세주가 등장했다. 이른 바 ‘컵밥’. 컵라면 종이용기에에는 볶은 김치와 계란 후라이, 비엔나 소시지가 기본으로 들어간다. 가격은 2500원.

어떤 정치권도 하지 못한 일을 컵밥이 드디어 해냈다. 청춘들의 배를 채운 것이다.


“최초는 아니지만 제일 많이 팔았을 걸유”. 가경동 경덕중학교 정문 앞에서 토마토김밥을 운영하는 신호식(51)·안미자(49) 부부는 자신 있게 말한다. 이들 부부가 자랑스럽게 이야기 하는 것은 바로 주먹밥.

“성장기의 아이들이 밤 10시까지 학교에서 공부하다 보면 배가 오죽 고프겠어요?”. 신씨 부부는 중학교와 고등학교가 있는 특성을 감안해 메뉴에 주먹밥을 올렸다. 결과는 대성공.

다른 메뉴와 비교가 안 될 정도로 학생들이 주먹밥을 찾았다고 했다. 평균 잡아 하루 700~800개. 주먹밥이 매출액의 60% 이상을 차지하게 됐다.

이집만의 비결을 묻자 신 씨는 “정성이지유”라고 대답한다. 너무 평범한 대답이었다고 생각했는지 부부가 사람 좋은 웃음으로 얼버무린다.

학생들이 주먹밥을 주로 찾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물으니 “배는 고픈데 얘들 주머니 사정이 뻔하잖아요”라고 대답한다. 그래서일까? 5000원으로 주문한 세 개의 주먹밥이 유난히 커 보이고 떡볶이 1인분의 양도 많아 보인다.

1993년 지금의 SK하이닉스 협력업체에 입사해 2004년 노조 결성과 동시에 해고된 아픔을 갖고 있는 신 씨 부부. 취업이 불가능해 2006에 분식집을 시작했고 주먹밥을 팔아 키운 두 딸이 어엿한 대학생 됐단다. 그리고 이제 7년. 다른 건 몰라도 밤 늦게 까지 공부하는 우리 청소년들의 출출함은 두 부부가 책임지겠단다. 5가지 주먹밥과 부부 두 사람의 정성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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