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카드뮴 등 유해물질 다량 함유··· 화상 위험에 미세입자 피해위험까지
명확한 규제 기준 없어 학생·교직원 건강피해 우려··· “또 다른 석면 재앙”

학교 인조 잔디를 말한다 - 끊이지 않는 유해성 논란

‘애물단지’ 인조잔디를 말한다.

‘다양한 학교운동장 조성 사업’ 일환으로 지난 2004년부터 본격적으로 조성됐던 학교 인조잔디 운동장이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다.

인조잔디의 수명은 최대 6~7년 정도. 이후 다시 인조잔디를 조성하는데 적게는 2억에서 많게는 면적에 따라 수억에 이른다. 지난 2005년 5월에 조성했던 한벌초 인조잔디의 경우, 수명이 다해 지난해 12월 다시 조성했고 5억에 가까운 비용이 사용되었다.

또 매년 생기고 있는 인조잔디 조성에 수억씩 들어가는 비용까지 감안하면 아찔하기까지 하다. 올해 공사예정인 금천초의 경우 7억이 넘는 예산이 책정됐다. 한 학부모는 인조잔디에 붓는 예산을 아이들 밥값(무상급식)에 사용하면 어떻겠냐고 꼬집기도 한다. 인조단지 문제는 비단 재정 지출로 끝나지 않는다.

최근 아이들이 뛰노는 인조잔디에서 인체에 해로운 중금속이 발견 되는 등 유해물질이 기준치 보다 높고, 화상 위험과 미세입자로 인한 폐해까지 다양하게 문제 제기되고 있다. 인조잔디의 문제점과 해법은 없는지 살펴봤다.  (편집자 주)

▲ 교과부의 ‘다양한 학교운동장 조성 사업’일환으로 추진된 인조잔디 운동장이 최근 관련 문제와 여러 폐해들로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다.

보통 인조잔디 예찬론자들은 인조잔디가 손이 많이 가는 천연잔디보다 관리하기 쉽고 모래가 날리는 운동장에 비해 깨끗해 보여 좋다고 말한다. 그런 이유 때문에 인조잔디를 설치하는 학교가 매년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이런 인조잔디에서 최근 인체에 해로운 중금속이 발견되었다거나 발암물질과 환경호르몬의 발생 가능성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는 소식을 신문이나 방송을 통해 자주 접하게 된다. 일선 교육계 관계자들과 일부 학부모들은 인조잔디 유해성 논란 소식을 접하며 결국 인조잔디가 학생들의 건강을 해치는 것 아니냐는 걱정과 함께 우려를 깊이 나타내고 있다.

학부모 김선영씨도 최근 환경부와 일부 지방자치단체의 학부모 모임이 실시한 인조잔디의 유해성 검사에서 유해물질 기준치를 초과하는 납이 검출 됐다는 소식을 접했다. 자신의 자녀가 다니는 초등학교에도 인조잔디가 조성되어 있어 걱정이 한 가득이다.

인조잔디가 조성되어 있는 지역의 일부 지역주민들과 학생들은 구토와 현기증, 두통증세를 호소하고 있기도 하다.

충남도의회가 ‘학교운동장 개선방안 연구회’란 주제로 지난 2011년 7월 충남지역 27개 학교 774명의 교직원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인조잔디의 피해로  팔다리 골절, 화상, 아토피성 피부염, 구토 및 호흡기 질환, 골절상 등으로 답했다.

이런 인조잔디의 문제점에 대해 김선태 대전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초기 재활용 고무불말 충진재나 중금속 함유물질 등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면서 천연소재로 대체하고 있으나 명확한 규제 기준이 설정되지 않아 학생들과 교직원들의 건강피해에 대한 우려가 여전하다”고 강조했다.     

색깔 내는 안료 안전성도 문제

그럼 인조잔디는 어떤 성분으로 구성되어 있을까. 인조잔디의 충전재(고무 알갱이)로 사용되는 고무분말은 보통 폐타이어를 재활용하여 생산된다. 폐타이어는 납, 카드뮴, 수은, 6가크롬, 3등의 중금속과 벤젠, 톨루엔, 크실렌, 에텔벤젠 등의 휘발성유기화합 물질 등이 함유되어 있다.  

인조잔디 충전재에 대한 유해성은 이미 경기도내 학교에 조성된 인조잔디 운동장의 고무분말에서 피부접촉이나 호흡으로 몸속에 들어가면 암을 유발하는 환경호르몬인 유해화학 물질 PAHS가 기준치의 81배나 검출된 바 있다. 

물론 교육과학부에서는 충전재의 안정성 기준을 마련하기 위해 유해물질의 기준치를 정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학부모들은 “초등학생의 경우 면역력이 성인보다 미약해 기준치 이하의 유해물질이라 하더라도 장기간 반복적으로 신체접촉 등을 통해 유해물질에 노출된다면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높을 수 밖에 없다”고 강조한다.

인조잔디에 다양한 색상을 입히는 안료의 안전성에 대해서도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인조잔디를 벤치마킹했던 미국에서 안료에 다량의 납이 검출되었기 때문이다. 교육계의 한 관계자는 “만약 인조잔디 관리에서 사용되는 화학물질로 살초제나 살균제가 있다면 그에 대한 조사도 착수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인조잔디 위에서의 화상이나 열사병에 대해서도 일각에서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인조잔디 표면 온도는 대기 온도의 1.5배까지 올라가는 결과가 나왔다. 한여름 낮 시간에 지표면의 평균 온도를 측정한 결과 인조잔디는 섭씨 47도까지 올라간 반면 아스팔트는 43도, 모래는 37도, 천연잔디는 24도에 그쳤다. 하루 중 최고 기온의 경우 인조잔디는 69도까지 치솟아 천연잔디(31)보다 두 배 이상까지 높았다. 또 인조잔디에 물을 뿌려도 그 효과는 5~20분 정도만 지속될 뿐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여름 지표면 온도 47도까지 올라

결국 인조잔디에 이용되는 고무와 플라스틱 물질들은 빛의 열에너지를 많이 흡수 해 엄청난 고온을 발생시키면서 화상과 2차감염의 위험성을 안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인조잔디의 미세입자로 인한 폐혜도 문제점으로 남는다. 인조잔디에는 푹신한 쿠션감을 주기 위해 고무칩이 장착되는데 이것이 피부와 접촉하면 알레르기나 피부염 증상을 일으킬 뿐만 아니라 각종 호흡기질환(타이어 공장 노동자들이 흔히 호소하는 만성 기침, 가래염, 기관지염 등)을 유발 할 수 있다.

이에 대해 교육계의 한 관계자는 “인조잔디는 오래 사용할수록 구성 물질들이 점점 작은 입자들로 부서진다. 거기서 발생하는 미세합성섬유입자들이 호흡을 통해 특히 넘어졌을 때 쉽게 폐로 이동할 수 있다”면서 “이것은 또 다른 석면 재앙이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이라고 깊은 우려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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