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주)셀가드코리아 작업 노동자 숨져. 원인은 중독사2012년에도 제천에서 중독사, 일본 24명 암 발생·14명 사망

 

▲ 발암물질인 디클로로메탄을 대기중으로 배출하고 있는 두 회사. 2011년에 셀가드코리아는 400여톤, 더블유스코포코리아(주)는 2100여톤을 배출했다.

“유해성이 낮은 물질로 관련 법상 유독성 물질이나 위험물로 규정되어 있지 않다.  독성은 낮은 수준이다”. 지난 2월 디클로로메탄 가스가 누출돼 이를 흡입한 노동자 3명이 병원으로 긴급하게 후송되는 사고가 발생했을 당시  ‘(주)SK이노베이션’ 청주공장 관계자는 언론을 상대로 이렇게 설명했다.

발암물질인 클로로메탄 2100여톤을 배출한 것에 대해 주민들이 불안해하고 있다는 질문에  ‘더블유스코프코리아(주)’ 관계자는 “주민들의 우려는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 디크로로메탄은 벤젠과 같은 발암 물질이 아니라 발암 가능물질이다. 국내에는 규제사항이 없다”고 답했다.

충북도 환경과 고위 관계자는 한술 더 떴다. 이 관계자는 디클로로메탄은 유독물이 아니라고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주장했다.

청원군은 주민들이 디클로로메탄에 관한 현수막을 제작하자 ‘발암물질’이란 표현을 문제 삼아 현수막 게재를 불허했다.  

그러나 취재결과 새로운 사실이 나타났다. 충북지역에서만 최근 디클로로메탄에 중독돼 2명의 노동자가 사망했다. 독성이 낮아 위험하지도 않고 유독물도 아니라는 위 주장과 정면으로 배치됐다.

이같은 사실은 본지가 단독 입수한 2009년 7월 30일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이하 공단)이 작성한 ‘No. 2009-02 직업병 발생경보(KOSHA ALERT)’과 공단 충북지도원이 작성한 ‘초음파세척조 내부 제품회수화작업 중 디클로로메탄 중독’이란 문서를 통해 확인됐다.

이 문서에 따르면 가장 최근의 사망사고는 지난해 도내 모 자동차 부품회사에서  발생했다.  이 회사에서  일하다 사망한 김 모 씨는 2012년 6월 29일 오후 6시에 출근했다. 30일 새벽 2시 30분까지 정상적으로 OPC드럼소재의 세척작업을 마쳤으나 퇴근하지 않고 현장에 혼자 남았다. 30일 아침 8시경에 세척기가 가동되지 않자 또 다른 작업자인 박 모 씨가 내부를 살피던 중 쓰러져있는 김 씨를 발견했다. 박 씨는 급히 119에 구조를 요청했으나 김 씨는 이미 숨을 거둔 상태였다.

경찰 부검결과 사망한 김 씨의 몸에서 치사농도인 295mg/ℓ를 초과한 530mg/ℓ의 혈중 디클로로메탄 농도가 검출됐다. 이 회사는 작업 공간의 디클로로메탄 농도를 측정하지도 않았고 환기도 실시하지 않았다. 또 유해물질에 대한 중독위험작업에 대한 안전교육도 실시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사망사고 후 1600톤 배출한 (주)셀가드코리아
더 놀라운 것은 (주)셀가드코리아의 행보다. 이 회사는 2010년 대기중으로 1600여톤의 디클로로메탄을 배출해 전국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켰다. 이런 파장에도 불구하고 공식적인 사과조차 하지 않고 언론과의 인터뷰도 거절한 이 회사는  2011년에도 버젓이 400여톤의 디클로로메탄을  배출했다.

충격적인 것은 발암물질인 디클로로메탄을 대량으로 대기중에으로 배출하기 전해인 2009년에 이 물질에 의한 중독사망사고가 발생했다는 사실이다. 2009년 7월 이 회사 ‘코팅조(Sweller)' 챔버 내부에서 입사한지 1년 11개월된 노동자가 사망한 채로 발견됐다. 공단은 조사를 통해 이 노동자의 사망 원인을  “고농도의 디클로로메탄 증기에 급성으로 중독돼 사망한 것”으로 발표했다.

공단은 이 사망 사건이후에 ‘직업병 발생 경보’를 발령했다. 하지만 이런 사망사건에도 불구하고 셀가드코리아는 전국 발암물질의 1/4를 초과하는 양을 오창읍 창공에 배출했다.

이런 사고는 충북뿐만 아니라 전국에서 발생했다. 2010년에는  경기도 소재 금속제품을 세척 ·도장 작업을 하는 사업장에서 2명의 노동자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세척공정의 노동자 2명이 탈지조의 드레인 벨브에서 누출된 염화메틸렌을 청소하러 지하 1.85m의 피트에 들어갔다. 그리고 노동자들은 바닥에 누출되어 있던 디클로로메탄 가스에 중독돼 2명이 사망했다.

그렇다면 디클로로메탄에 의한 중독사는 왜 발생할까. 공단은 급성노출 시 혈액 속에 일산화탄소를 발생시킨다. 이들 일산화탄소는 혈액 내 헤모글로빈과 결합해 저산소증을 유발해 사람을 질식시켜 사망에 이르게 한다는 것이다. 또 만성적으로 누출 시에는 간독성, 중추신경계 장애를 일으킨다.

 


일본, 담관암 집단발병 … 디클로로메탄 연관성 조사
2012년 정밀조사 실시,  평균 생존 기간 30개월 이내

2012년 일본 후생노동성은 인쇄소에서 근무하는 근로자들이 담관암에 걸려 사망하는 사건이 잇따르자 디클로로 메탄을 사용하는 전국 약 561개 인쇄사업장을 대상으로 일제 점검에 나섰다. 이같은 사실은 공단 홈페이지에 소개돼 있다.

일본의 담관암 발병 현황을 살펴보면 7월 25일 이전 담관암 발생 환자는 총 24명이었으며, 그중 14명이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20대에서 70대 남성 중 현재 18명이 산업재해를 신청했다.

담관암은 간에서 십이지장으로 이어지는 담관에 생기는 암으로 특별한 증상이 없기 때문에 조기발견이 상당히 어렵다. 3년 기준 생존율은 45~60%이다. 평균적으로 생존기간은 18~30개월 정도이며, 절제 후 5년 생존율은 15~28% 정도이다.

일본 후생노동성의  일제 점검 결과 도쿄, 이시가와, 시즈오카 소재의 사업장에서 3명의 담관암 환자가 추가로 확인됐다.  이와 함께 사업장 유기용제 중독 예방규정 적용실태를 조사한 결과 561개 사업장 중 규제 대상(급성 중독 등) 물질 사용 사업장은 494개소, 점검사업장 중 383개소(77.5%)가 규정을 준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한 사업장중 152개 사업장에서 디클로로메탄을 사용하였으며, 10개의 사업장에서 1, 2-디클로로프로판을 사용했다.

이에 따라 일본 후생 노동성은 향후 대응방안으로 법 미준수사업장을 대상으로 점검 실시와 함께 유기용제 사용에 대한 설명회 등을 개최할 예정이다. 또한 노동관서 및 인쇄업단체에 환기가 불충분한 장소에 대한 위험성과 적절한 환기 확보를 위한 작업방법 등의 개선을 점검하도록 지시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후생성 및 산업보건 추진센터에 상담창구를 마련할 예정이며 산업의학전문가를 활용한 역학조사도 실시할 예정이라고 공단은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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