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4만그루 나무심기․공원화사업․에코콤플렉스 가시화
“겉으로 보여지는 것에 치중…체감되는 것 없다”지적도

‘녹색수도 청주’는 민선 5기의 시작과 끝이다. 그만큼 녹색수도 청주는 한범덕 시장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고, 또한 그 반대일수도 있다. 통합시 선거가 있지만 민선 5기의 잔여 임기는 1년여 밖에 남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한 시장은 녹색수도 청주 관련 사업을 매듭지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를 두고 한 청주시관계자는 “한 시장의 추진속도가 예전보다 확실히 빨라졌다. 지금은 더 이상 일을 벌이지 않고, 하던 사업을 잘 마무리해야 한다. 그동안 시끌벅적하게 일을 벌이지 않는 것이 오히려 성과가 될 것이다”고 설명했다.

‘1004만 그루’가 대표적인가?

▲ 녹색수도 청주하면 나무와 꽃이 떠오른다. 대표적인 사업인 것은 많지만 일부에서는 과정이나 방식을 문제 삼기도 한다. 임기 1년을 앞두고 녹색수도 청주에 연관성 있는 사업들을 정리해본다. 사진은 사직동 교통섬에 꽃이 심겨진 모습이다.
여전히 녹색수도 청주의 대표적인 사업으론 ‘1004만 그루 나무 심기’가 꼽히고 있다. 구도심 내 나무와 꽃이 심겨진 것이 눈에 띄기 때문이다. 각종 공원화 사업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사직 2동 공원화사업은 문화관광부 국비를 따와 진행되고 있고, 순천박씨 종중땅을 매입해 대규모 도심 내 공원을 조성하게 된다. 상당공원 현대화사업이 진행 중이고, 중앙공원 확장 등도 실행되고 있다. 충혼탑 일대 역사 공원도 추진 중이다. 문암생태공원 내에 설치되는 80억 규모의 에코콤플렉스 사업도 가시화되고 있다.

이 밖에도 우암산 걷기길에 이어 부모산 걷기길, 1500년 역사문화생태길이 조성되는 등 걷기길 사업도 올 10월 안에 마무리될 전망이다. 이러한 사업들을 두고 일각에서는 “이명박 정권이 했던 녹색성장사업과 다를 바가 없다”는 지적도 나오지만 그래도 “도심 내 나무를 심은 것 어쨌든 잘 한 일”이라는 의견이 주를 이룬다. 청주시 공원녹지과 관계자는 “한범덕 시장의 공약 가운에 ‘꽃의 도시’가 나온다. 꽃을 예년보다 더 많이 심는 것은 아니지만 수종의 변화를 꾀했고, 열심히 가꾸었다. 또 교통섬에 조성하다보니 반응이 좋다”고 설명했다.

조직문화 변화가 가장 큰 성과

남 전 시장이 시민단체와 충돌을 일으키면서 개발담론에 충실한 사업들을 벌였다면 한 시장은 선심성 사업을 벌이지 않아 주민간의 마찰이 적었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하지만 그만큼 한 시장의 철학을 보여줄 만한 사업도 적었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된다. 시기 또한 임기 초에 밀어붙인 게 아니라 막판에 속도를 내는 것에 대한 지적도 나오고 있다.

특히 녹색수도추진단에 대해서는 평가가 엇갈린다. 녹색수도추진단 자체가 조직을 장악해야 하지만 애초부터 불가능한 구조에서 고분분투했다는 게 중론이다. 태생부터 불안했던 녹색수도추진단은 녹색교통으로 방향을 잡게 된다. 녹색수도추진단은 올해 ‘무심천 하상도로 녹색공간 조성사업’을 통해 무심천 도로 중복구간인 1.2km를 막는다. 임기 초기 청주시 도로과에서 하상도로 일부구간을 막았다가 민원이 폭주해 ‘하루만의 잔치’로 끝난 경험이 있다. 이번에는 중복구간이라 부담이 없고 ‘100일간의 실험’을 주제로 6월 2일부터 녹색청주협의회가 각종 문화이벤트행사를 열어 시민들의 마음을 열겠다는 것이다. 플래카드 또한 스토리를 담아 작성한다.

지난해 말에는 보행환경개선사업 공모에 분평동 완전도로 콘셉트가 선정돼 시비 5억원, 도비 5억원을 들여 추진한다. 도로의 우선권이 8~90%가 자동차였다면 사람과 자전거에게 돌려주는 것이다. 녹색수도추진단은 ‘녹색교통’으로 대표되는 사업으로 버스전용중앙차로제를 실시했지만 찬반이 극명하게 엇갈렸다. 국비확보를 이후로 유보결정을 내리게 된다. 이제 녹색교통으로 남는 것은 무심천 하상도로 일부구간 철거 및 분평동 완전도로만이 남게 됐다.

공원녹지과 한 부서에 일 쏠렸다

청주시의 한 간부공무원은 “공원녹지과에서 나무심기를 비롯한 각종 공원 관련 사업들을 많이 맡아 진행했고, 문화관광부에서는 읍성 관련 사업을 열심히 했다. 다른 과들은 기존에 했던 사업들을 꾸준히 해왔다”고 설명했다. 공원녹지과는 나무심기 외에도 기무사터를 여성친화공원으로 탈바꿈시켰고, 에코콤플렉스 사업도 진행한다. 그리고 충혼탑 일대 및 사직 2공원 사업과 걷기길 조성 등 한 부서에 일이 몰린 상황이다.

녹색수도 관련 사업에 대해 청주시의회 한 의원은 “녹색수도라는 것 자체가 전 지구적인 담론이기 때문에 정책화되면서 괴리가 발생한다. 정책으로 나오면 또 다른 개발사업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문화기획자 모씨는 “왜 ‘수도’라고 고집하는지 모르겠다. 이 또한 중앙이 되고 싶은 콤플렉스의 발현이다”고 지적했다.

청주시에 녹색수도추진단이 있다면, 민-관 거버넌스 조직인 ‘녹색청주협의회’에서도 일련의 녹색수도 청주 사업들을 전개했다. 녹색추진단 관계자는 “녹색청주협의회에 올해 5억 가까이가 지원됐다. 2억 4500만원이 사업비인데 녹색추진단에서 하는 사업도 있고, 각 부서에 연결돼 벌이는 것도 많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녹색청주협의회가 액션플랜이 아니라 애초부터 거버넌스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도 엇박자가 나고 있다.

이에 대해 녹색청주협의회 관계자는 “처음에는 회의만 한다는 내부 비판도 있었다. 회의를 통해 나온 결과물이 알게 모르게 정책에 반영된 것이 많다. 거버넌스의 성격을 놓고 온도차는 존재한다”며 “지금은 환경의제에 치우쳐있지만 차차 범위를 넓혀갈 것이다”고 설명했다. 청주시의 한 공무원은 “녹색수도 청주가 임기 내에 끝나는 건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권위적인 행정의 틀을 조금씩 바꿔놓았다는 것이 가장 큰 성과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느슨한 연대의 힘 보여주고파”
녹색청주협의회, 올 7월에 녹색수도 전국대회 개최

녹색청주협의회는 지속가능발전협의회와 살고싶은도시만들기협의체가 통합돼 출발한다. 조직이 갖춰지고 관련 예산이 선 것은 지난해부터다. 현재 녹색청주협의회에 대한 지적은 크게 2가지다. 눈에 보이는 액션플랜이 없다는 것이고, 회의만 할 뿐 정책에 반영되는 게 없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박종을 녹색청주협의회 사무처장은 “7개 분과별로 다양한 사업들이 전개되고 있고, 주요부서 과장이 참여해 거버넌스를 다져가고 있다”며 “그린리더를 양성한다거나, 광범위한 녹색청주네크워크 사업을 통해 느슨한 연대를 실천하고 있다. 초록마을 만들기 사업은 4년차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초록마을만들기 사업은 이산화탄소를 줄이기 위해 26개 시내 아파트와 협약을 맺고 추진하고 있다.

올해는 2013년 녹색도시 전국대회를 7월 23일부터 24일까지 충북대학교 개신문화관에서 개최한다. 이밖에도 도시농업, 로컬푸드운동, 마을기업 지원, 생물다양성 조사 등 다양한 사업들을 전개하고 있다. 경제, 사회, 문화, 복지 분야에서도 지속성을 갖고 다양한 의제로 확장해나가는 게 이들의 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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