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시 구청 위치·명칭 어떻게 결정되나
상태바
통합시 구청 위치·명칭 어떻게 결정되나
  • 이재표 기자
  • 승인 2013.05.10 09: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청주청원 초미의 관심 속에 가닥 잡혔다

내년 7월 통합 청주시 출범과 관련해 신설되는 2개구의 청사를 어디에 둘지, 또 4개 일반구의 명칭을 무엇으로 정할지 청주·청원 주민들의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먼저 신설되는 구청사 2곳은 청원청주상생발전방안에 따라 청원지역에 설치된다. 장소에 대한 최종 결정권도 청원군이 갖는다. 아직 결정된 것은 없지만 기존 상당구청(우암동)과 흥덕구청(사직동)이 있는 2개 구에 신설 구청을 둘 가능성은 희박하다. 한국지방행정연구원이 임시로 정한 4개 구 명칭 ‘가·나·다·라’ 중에서 현재 양 구청이 있는 2개 구는 ‘가’와 ‘다’다. 따라서 ‘나’와 ‘라’구 중 청원지역에 구청이 신설된다고 보면 된다.

구청의 명칭과 관련해서는 5월3일~9일까지 공모가 진행 중이다. 3일 하루에만 87건이 접수됐고 주말을 거쳐 6일까지 230건의 공모가 이뤄졌다. 쟁점은 기존 상당·흥덕구라는 명칭을 재활용할지 여부다. 행정력과 비용의 낭비를 줄이기 위해서는 재활용하는 것이 상식이지만 역사성이 충돌해 혼선을 줄 우려가 있다. 청주·청원 주민들 사이에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른 신설구청의 입지와 명칭에 대해 집중 취재했다.

위치

나 아니면 라, 시계에 붙을수록 유리
낙후 지역 안배보다 접근성, 행정편의 고려할 듯  
‘나-남일’ 유력…‘라-강내·오송·옥산’ 치열한 경합

청원청주통합추진단은 이미 지난 3월부터 구청사 후보지 선정을 위한 작업에 들어갔다. 한국지방행정연구원과 함께 선정 방법을 결정한 뒤 최근 선정 절차와 평가항목, 평가기준 등의 매뉴얼을 확정했다. 교통여건과 접근성, 행정편의, 낙후지역 안배 등을 고려할 것으로 보인다.

4월30일 4개 구 획정안이 확정됨에 따라 5월10일까지 구청사 후보지에 대한 의견과 정보를 수렴, 수집하고 있다. GIS(geographic information system), 즉 일반지도의 지형정보 외에도 지하시설물 등 관련 정보를 인공위성으로 수집해 컴퓨터로 작성해 검색, 분석할 수 있도록 한 복합적인 지리정보시스템도 활용한다. 
이후 일정은 △5월13일~22일 한국지방행정연구원의 후보지 평가 기반 마련(후보지 평가 준비, 평가기준 가중치 결정) △5월27일~31일 구청사위치선정평가단의 최적 후보지 복수안 평가 및 선정 △6월12일 한국지방행정연구원의 청원군지역 주민설명회(구청사 최적지 연구결과 복수안 제시) △6월20일 청원청주통합추진위원회 복수안 확정 등으로 진행된다.

구청을 유치하기 위한 청원지역 주민들의 경쟁은 이미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통합이 결정된 지난해부터 5개 단체가 만들어져 유치활동에 나섰다. 강내면의 미호특구발전위원회를 필두로 옥산발전위원회, 내수·북이지역 공동발전위원회, 오창발전위원회가 발족했고, 가덕·남이·낭성·문의·미원면 주민들은 동남부발전협의회를 만들었다. 이 가운데 5개 면이 모인 동남부발전협은 낭성지역이 ‘각종 시설유치 과정 속에서 소외되고 있다’며 독자행보를 검토하는 등 내분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과열경쟁으로 상생 취지가 훼손될 수 있다고 우려한 이종윤 청원군수는 “구청 유치활동이 과열되는 지역에 페널티를 주겠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 가칭 ‘나’와 ‘라’구의 청원지역에 신설되는 구청은 접근성과 행정편의 등이 입지의 결정적 요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남일면에 공공용지 이미 보유

가칭 ‘나’와 ‘라’구에 신설 구청이 들어서는 것이 기정사실화된 상황에서 섣부른 예견일 수도 있지만 ‘나’구의 소재지는 남일면이 유력한 반면, ‘라’구는 강내·오송·옥산면의 치열한 경합이 예상된다.

시설 배치에 있어서 ‘낙후지역 안배’가 중요한 원칙이지만 민원인의 방문이 많은 구청사는 교통여건과 접근성 등을 최우선시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청주지역 인구가 통합시 인구의 80% 이상을 차지한다는 점에서 신설 구청의 입지는 현재의 시계(市界)에 붙을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따라서 ‘나’구의 경우 남일면을 거쳐야갈 수 있는 가덕·낭성·문의·미원면은 일단 지정학적으로 불리하다. 청원군민회관, 청원보건소 등의 시설도 남일면과 연접한 청주시 지북동에 있고 이 지역 치안을 담당할 청남경찰서도 인근 청주시 운동동에 위치하고 있다. 남일면에는 특히 청원군이 보건소와 농업기술센터를 지으면서 확보한 추가 공공용지가 존재해 부지매입비용을 줄일 수 있다.

이에 반해 ‘라’구의 상황은 사뭇 다르다. 라에 속한 강내·옥산이 청주와 경계를 이루고, 오송은 통합 청주시의 미래발전축이기 때문이다. 일단은 강내면이 유리한 고지를 점한 것으로 보인다. 연구 용역 기관인 한국지방행정연구원이 밝힌 구청사 위치 선정 기준 중 가장 비중이 큰 것은 도심 경계와 접근성인데, 강내면은 세종시로 가는 큰길가에 있는 도농복합형 행정구역이기 때문이다.

구획정 1안에서 당초 ‘가’구에 포함됐던 옥산은 획정안이 2안으로 확정되면서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옥산면은 청주와 직접 경계를 이루면서도 수년째 청주역-옥산간 도로확장 문제로 주민불만이 최고조에 이른 곳이다. 따라서 민원을 해소하고 낙후지역을 배려하는 차원에서 반전을 기대할 수도 있다. 오송은 곧 청주의 미래다. 발전가능성에서 단연 돋보인다. 그러나 이 점이 구청유치에는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주민들도 절박성이 덜하다. 위치도 서쪽에 치우쳐 있어서 접근성에서 낮은 평가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  

여론조사, 청주시 전체 대상될 듯

6월20일 청원청주통합추진위원회가 복수안을 확정하면 공은 청원군 앞으로 굴러간다. 심의·의결권을 지닌 청원군이 주민 여론조사 등을 실시한 뒤 이르면 8월, 늦어도 9월까지 최종 입지 2곳을 결정하게 되는 것이다.

여론조사의 절차와 방식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결정된 것이 없다. 객관성과 공정성을 최대한 확보해야만 결정 뒤 예상되는 갈등을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청원군 관계자도 말을 아끼고 있다.

청원군 관계자는 “해당 지역 구민만이 아니라 통합 청주시 전체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해당 구민만 대상으로 할 경우 청주지역 주민들이 무조건 청주에서 가까운 곳을 선호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통합 청주시의 비전까지 감안해서 결정이 이뤄져야하기 때문에 청주시 전체가 참여하는 여론조사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3월5일 구역획정 연구용역 사전토론회에 패널로 참석했던 허원 서원대 역사교육학과 교수는 “구청 유치경쟁이 도를 넘어섰다. 구청 입지는 개발이익보다는 접근성, 기존시설 활용 등을 중점에 놓고 고려해야한다. 낙후지역에는 구청이 아니더라도 균형발전을 촉발할 수 있는 시설을 안배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명칭

상당·흥덕구 살리자니 역사성과 충돌
공모진행 중, 주성·서원 등 청주 옛 지명 선호경향 뚜렷해
동·서·남·북 방위 따라서…청원 흔적 남겨야한다는 주장도

상당·흥덕 명칭 존치의 딜레마
 
통합시 출범과 함께 4개로 나뉘는 행정구의 명칭도 관심거리다. 기존 청주시의 상당구와 흥덕구라는 명칭이 재활용될 수도 있고, 4개구 모두 새로운 명칭으로 신설될 수도 있다. 현재로서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았다고 보면 된다.

충청북도 청주·청원통합추진지원단은 이와 관련해 5월3일~9일까지 주민공모를 진행하고 있다. 충북도와 청주시, 청원군의 홈페이지를 비롯해 우편으로도 접수를 받고 있다. 반응은 뜨겁다. 3일 하루 87명이 응모했고 주말을 거쳐 6일까지 230명이 접수했다. 선거법에 저촉될 우려가 있어 공모에 따른 시상이 없는 것을 고려하면 주민들의 관심이 어느 정도인지 미뤄 짐작할 수 있다.

공모된 안은 5월14,15일 전문가회의를 거쳐 4개구 별로 각각 2,3개 복수안을 선정하게 된다. 기준은 역사성, 상징성, 표현성, 미래성, 청주시와 조화, 구간구분 용이성 등 6가지다. 복수안은 다시 5월20일~24일 주민 전화설문조사를 거치게 된다. 응답자 기준으로 구별 200명씩 800명이 대상이다. 설문조사결과는 5월30일 통합추진위원회에 회부돼 심의, 최종 결정된다.

7일까지 들어온 안을 살펴보면 기존의 상당구와 흥덕구를 활용하자는 의견이 적지 않다. 4개구의 명칭을 모두 신설하는 것에 비해 행정력과 비용의 낭비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적어도 청주시의 절반에 대해서는 각종 표지판, 행정서류 등을 다시 만드는 번거로움을 막을 수도 있다. 해당지역 주민들도 주소가 바뀌는 불편함을 겪지 않는다.


그러나 여기에는 딜레마가 따른다. 현재 상당구청이 있는 곳은 ‘가’구다. 그러나 정작 상당산성은 ‘나’구에 있다. 역사성의 원칙에 위배된다. 만약 ‘나’구를 상당구로 하자면 ‘가’구의 이름을 새로 지어야한다. 그렇게 되면 구(舊) 상당구청과 신(新) 상당구청을 놓고 한동안 혼란이 불가피하다. 공교롭게도 흥덕구 역시 같은 처지에 놓여있다. 현재 흥덕구청이 있는 곳은 ‘다’구인데 직지의 산실인 흥덕사는 ‘라’구에 있다. 따라서 상당구와 똑같은 문제점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통합추진지원단 관계자는 “최종판단은 주민들이 하는 게 맞다. 그전에 역사학자, 행정학자, 도시계획학자 등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면밀한 검토를 거치게 된다. 기존 상당구와 흥덕구도 공모를 통해 지은 명칭이고 그동안 사용해온데 따른 브랜드가치를 무시할 수는 없지만 모든 것을 원점에서부터 고민해야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우암구, 무심구 등도 눈에 띄어

상당, 흥덕구의 명칭 존치여부를 떠나 공모의 대세를 이루는 것은 크게 2개 군(群)으로 분류된다. 하나는 청주·청원권의 옛 지명 등 역사성과 관련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청원군의 흔적을 구 명칭에라도 남겨야한다는 주장이다.

역사성과 관련해서는 주성구, 서원구 등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주성(舟城)은 청주의 공식지명은 아니었다. 다만 용두사지철당간 설화에 따르면 ‘청주의 모양이 무심천에 뜬 배 모양과 닮았다’는 데서 유래한 역사적 지명으로, 고려시대의 풍수지리나 도참사상에서 유래된 것으로 추정된다. 주성은 이미 청주시내 학교 등 기관명, 상호 등에 널리 사용되고 있다.

서원(西原)은 통일신라시대 청주의 공식지명인 서원경에서 비롯된 이름이다. 서원대를 비롯해 역시 기관·상호 명으로 귀에 익은 이름이다. 역사성을 고려한 공모 안으로는 직지구도 있다.

청원군의 흔적을 남겨야한다는 주장은 청원군 지역에서 강력히 제기되는 것으로 보인다. 3월5일 열린 사전토론회에서도 미호구, 초정구, 남일구, 오송구 등 청원군을 대표하는 지명으로 이름을 짓자는 주장이 제기됐다. 공모된 안을 들춰봐도 이와 같은 의견이 적지 않았다. 아예 청원구로 하자는 의견도 눈에 들어왔다.

이밖에 청주를 대표하는 자연유산인 우암산, 무심천 등의 이름을 따서 우암구, 무심구로 이름을 짓자는 주장도 있었다. 복잡하게 생각할 것 없이 방위에 기초해 동·서·남·북구로 명명하자는 주장도 일정한 세를 형성하고 있다. 자치구로 이뤄진 광역시 이상에서는 이처럼 방위에 따라 이름을 붙인 구가 있지만 4개구를 다 방위 명으로 하자는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이미 청남경찰서가 있는 것을 고려해 ‘나’구를 청남구로 부르자는 주장도 있었다.

통합추진단 관계자는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절차를 거쳐 주민 다수가 공감하고, 청주의 미래상에 맞는 구 명칭을 확정하게 될 것”이라며 “상생발전방안을 만드는 과정에서 구 이름을 제외하고는 현재의 주소가 바뀌지 않도록 기존의 읍·면·동 체계를 그대로 유지하도록 했기 때문에 주민들이 겪는 혼란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서울엔 한강, 청주에는 ‘무심천 對 미호천’
통합시 발전축·시청사 입지 놓고 향후 경쟁구도 형성

통합으로 청주시의 판이 커지면서 청주를 대표하는 자연유산과 관련해서도 향후 주도권 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우리의 풍수관은 마을이든 도시든 ‘배산임수(背山臨水)’를 기본으로 한다. 이제까지 청주의 진산은 우암산, 하천은 무심천이었다.

▲ 통합시의 향후 발전축과 시청사 입지를 놓고 무심천(좌)과 미호천(우)이 경쟁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청주·청원의 지형은 한반도와 마찬가지로 동고서저다. 따라서 통합 청주시 역시 진산이 우암산임에는 재고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무심천의 지위는 위협받을 수도 있다. 서쪽으로 미호평야를 휘감아도는 미호천 유역이 청주시의 새로운 발전축이기 때문이다.

하천의 규모만 봐도 미호천이 한 수 위다. 음성군 망이산에서 발원한 미호천은 증평 보강천까지 지방하천이지만 여기부터 금강과 합류하는 지점까지는 국가하천에 해당된다. 이에 반해 청원군 낭성면에서 시작되는 무심천은 미호천의 지류이며 지방하천(1급)이다.   

통합 청주시의 발전축이 오창, 오송, 강내 등 미호천을 따라 형성되는 것도 두 하천의 운명과 무관할 수 없다. 2011년 청원이 지역구인 변재일(민주) 의원은 “통합시의 발전축이 미호천을 중심으로 형성되는 만큼 통합 시청사가 미호천 주변으로 와야한다”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강내면 주민들이 일찌감치 미호특구발전위원회를 만든 깊은(?) 뜻도 여기에 있다.

그렇지 않아도 도심공동화 ‘포비아(Phobia·공포장애)’에 빠져있는 구도심 주민들이 기겁을 할 주장이다. 구도심 주민들은 미호천 유역은 고사하고 통합 시청사를 신축하는 것 자체에 대해서 반대하고 있다. 구도심 주민들은 “주변 토지를 매입해 현 청사를 증축하거나 청원군청 일부를 보조 건물로 사용하라”고 주장하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