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환 가정의학과 전문의

우리가 흔히 섭취하는 지방은 크게 포화지방, 고도 불포화지방, 단순 불포화지방으로 구분된다. 포화지방은 상온에서 고체나 반고체상태를 보이는 기름으로 쇠기름, 돼지기름과 같은 동물성 기름과 버터, 쇼트닝에 많이 들어있고 식물성 기름 중에서도 코코넛 기름과 팜유는 포화지방을 많이 함유하고 있다.

이 포화지방산을 많이 섭취하면 혈액 내 콜레스테롤을 높여 심장질환 발병률을 높인다. 불포화지방은 상온에서 액체 상태이며 포화지방과는 반대로 혈액 내의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주는 역할을 한다. 불포화지방은 주로 식물성 기름과 생선, 땅콩, 호두와 같은 견과류에 많이 들어있는데 이 불포화지방이 산소에 오래 노출되면 산화되어 트랜스지방을 만든다.

바로 이 트랜스지방이 비만의 원인이자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이는 주범이다. 식물성 지방을 쇼트닝이나 마가린 등과 같은 반고체상태로 만들 때, 지질 성분이 산패(유지를 공기 속에 오래 방치해두었을 때 산성이 되어 불쾌한 냄새가 나고, 맛이 나빠지거나 빛깔이 변해가는 것)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수소를 첨가하는데, 이 과정에서 생기는 것이 트랜스지방이다.

트랜스지방은 우리 일상에 매우 가까이 있는 인공 지방이다. 트랜스지방을 많이 함유한 대표적인 식품은 쇼트닝과 마가린이다. 몸에는 나쁘지만 트랜스지방을 이용하면 음식이 더욱 고소해지고 바삭해지는 느낌을 주기 때문에 대부분의 스낵, 빵, 튀김, 도넛 등에 광범위하게활용되고 있다. 그런데 트랜스지방의 폐해가 밝혀지면서, 전 세계는 지금 트랜스지방과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

트랜스지방이 많은 패스트푸드를 자주 먹을 경우, 심각한 복부 비만이 초래된다. 5년간 원숭이에게 트랜스지방과 일반 지방을 먹인 결과, 트랜스지방군에서 체중이 7.2% 증가했고 복부 지방은 다른 집단에 비해 30%나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몸에 나쁜 트랜스지방을 피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어떤 것이 있을까. 우선 지방 섭취량을 줄이도록 한다. 기름기가 많은 음식을 다량 섭취하다 보면 그 속에 트랜스지방이 포함 될 위험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꼭 필요한 지방만 불포화지방산으로 섭취하고 다른 지방의 섭취는 되도록 줄이는 것이 좋다.

그 다음 버터, 치즈 등에 있는 트랜스지방의 섭취를 피해야 한다. 버터는 포화지방의 공급원이므로 지나친 섭취를 삼가고 트랜스지방이 함유되지 않은 식물성 마가린류로 대처하는 것이 좋다. 마요네즈 소스, 쿠키, 도넛, 프렌치프라이 등 마가린이나 쇼트닝을 많이 사용하는 식품에도 트랜스지방이 많이 포함되어 있을 수 있으므로 주의한다. 튀김용 식용유는 5회 이상 재사용하지 않도록 한다.

튀기는 횟수가 늘어날수록 트랜스지방도 함께 증가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피해야 할 것은 인스턴트식품이나 패스트푸드, 과자 같은 가공식품과 흰 빵류이다. 이런 음식은 식사 대용이나 간식으로 먹지 않도록 한다. 인스턴스식품을 피하는 것만으로도 트랜스지방에서 벗어나 건강의 안전지대로 이동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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