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무엇인가 보여주는 <타타에게 배워라>

윤영한
충북발전연구원 연구기획팀장

국내 자동차 시장 3위 업체인 대우 상용차를 우리나라 보다 훨씬 못사는 나라로 알려진 인도의 ‘타타’라는 기업이 인수했다는 사실이 너무나 의문덩어리였다. 더구나 중국의 ‘상하이기차(汽車)’의 쌍용차 ‘먹튀’사건 충격이 채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일어났으니 그 당혹감과 의구심은 극히 당연했다.

2004년 인수 이후 10여년의 시간이 흘렀다. 이상하다. 가난한 나라의 듣보잡(듣지도 보지도 못한 잡스런) 기업인 타타가 인수한 이상 얼마의 시간이 흘렀으면 가술유출에 대한 논쟁이 시끄럽던지 노조를 탄압했다던지 가난한 나라의 점령군이 어찌됐다던지 하는 이야기는 전혀 들리지 않는다.

인수후 4년만에 매출 2배 증가, 수출 5배 증가, 고용인원 60% 증가, 그리고 매년 비정규직 수십명을 정규직으로 발령내는 기업. 그럼에도 불구하고 CEO는 여전히 한국인고 인도 주재원은 불과 7명에 불과한 기업. 현 타타대우상용차의 모습이다.

150년 국민기업, 존경받는 기업 타타

후진국, 카스트제도, 힌두교, 시크교도, 테러, 100여년간의 식민지 생활 등등… 결코 긍정적이지 못한 이미지를 가진 나라. 아시아에서도 매우 이질적인 문화를 가진 별개의 대륙 그리고 그런 나라의 리딩그룹 타타. 과연 어떤 기업일까? 자동차, 철강, IT, 소비재, 호텔 등 100여개의 기업을 가진 인도의 국민 기업, 기업가치 1,000억달러, 46만명 고용, 인도 GDP의 5.5%를 차지하는 인도의 간판기업(2011년 기준)이다.

언뜻 타타의 사업 유형을 보면 돈이 되면 무엇이든 하는 문어발식 경영을 일삼는 우리나라의 재벌과 결코 다르지 않다. 그러나 내면을 들여다보면 전혀 다르다.

식민시대 인도인을 위한 호텔(타지마할 호텔), 인도산업의 쌀을 만드는 철강(타타 스틸), 가난한 지역 주민 일자리 창출을 위해 만든 시계회사(타이탄), 콜레라 창궐에 대비하기 위해 1,000루피(2만5000원) 정수기를 만든 회사(타타케미컬).

이것이 바로 지난 150년 동안 인도 최고기업의 자리를 내주지 않는 이유이다. 8시간 노동제(1912년), 유급휴가제(1920년), 임신휴가(1928년), 성과급제(1934년), 퇴직금제(1937년) 타타그룹이 도입한 제도이다.

‘깨어있는 자본주의’를 실천하는 기업 타타

타타를 창설한 ‘잠벳지 타타’는 사람이 죽으면 조장(鳥葬)을 지내는 풍습을 가진 조로아스터교의 가족기업인데 이들 파르시족은 종교적 박해를 피해 이란에서 이주해온 이주민 출신이다. 우리와 비슷한 식민지에 태어난 그는 식민지 조국을 일으켜 세우기 위해 섬유 사업을 시작하여 성공을 거둔후 국가산업의 기반인 철강사업과 수력발전을 추진하는 한편 인재양성을 위해 인도과학원을 설립하고 장학재단을 설립했다.

그는 ‘자유로운 기업에 있어, 지역사회는 비즈니스를 하는 이해당사자 일뿐 아니라 사실은 기업이 존재하는 바로 목적 자체’라고 그의 어록은 전한다.

우리는 재벌에 대해 이중적인 잣대를 가지고 있다. 그들의 부가 부럽고 내 남편과 내 자식이 다녔으면 하는 곳 그러나 그들의 행태는 결코 국민을 위하거나 친국민적인 정서는 아니라는 것 등이다.
현재 타타그룹의 6대 회장인 사리러스 팔른지 미스트리는 5대 회장과 핏줄도 국적도 다른 아일랜드 국적의 타타 가문의 방계 사람이다. 그러나 막중한 책임감과 높은 도덕률을 갖춘 사람이므로 그가 적임자라는 것이 그들의 시각이다.

‘타타 그룹의 지주회사인 ‘타타선스(Tata Sons)’ 지분의 2/3를 공익사업을 하는 재단에 두어 사업이 잘될수록 국민에게 더 많은 부를 돌려주도록 만들어 놓았다. 그것이 인도에서 145년의 역사 동안 가장 존경받는 기업이고‘깨어있는 자본주의’를 실천하는 기업이라는 것. 그것이 우리 재벌들과의 차이점이다.

<100년 기업의 힘 타타에게 배워라>는 글로벌경영전략연구원장이자 인도경제연구소장인 오화석 씨가 쓴 책이다. 매일경제신문사 刊. 타타는 인도 최대 그룹으로, ‘사회로부터 받은 것은 사회로 환원한다’는 창업주의 철학하에 직원과 협력업체, 고객, 국가, 사회에 대한 책임을 철저히 시행해 오고 있다.

저작권자 © 충북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