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꼭 해야 되나요?” 4년만에 10.3% 감소

대학생들의 결혼 가치관이 바뀌고 있다. 인생에서 결혼을 반드시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대학생의 비중이 줄어 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잡코리아가 운영하는 아르바이트전문 구인구직 포탈 알바몬(대표 김화수)이 2009년에 실시했던 ‘대학생 결혼관’과 같은 문항의 설문을 최근 다시 실시해 그 결과를 비교해 발표했다.

알바몬의 조사자료에 따르면 총 871명이 참여했던 2009년 설문 당시 대학생의 41.4%가 ‘결혼은 반드시 하는 것이 좋다’고 답했다. 이후 4년이 지난 2013년 현재 같은 질문에 대해 총 612명의 참여자 중 단 31.0%만이 ‘반드시 하는 게 좋다’고 답해 4년 만에 10.3%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결혼은 해도 좋고 안 하는 것도 괜찮다’는 응답은 2009년 54.8%에서 2013년 64.2%로 9.4%가 늘었다. 특히 이러한 인식 변화는 남학생에게서 두드러져 2009년 조사 당시 남학생들은 ‘반드시 하는 게 좋다’는 의견이 55.0%였으나 2013년에는 ‘해도, 안 해도 좋다’가 54.1%로 순위가 뒤바뀐 것으로 조사됐다.

▲ 대학생들의 결혼 배우자를 선택할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으로 ‘사랑과 애정’,‘성품’, ‘가치관’등 순이었다. (사진은 특정기사와 관련없음)
대학생들의 결혼 가치관이 늦어지고 있는 이유로는 개인주의가 강조되고 있는 요즘  세태의 풍속과 함께 경제적 이유도 한 몫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경제적 이유도 한 몫 차지

충북대 경제학과 4학년에 재학중인 김모씨(26·남)는 “졸업 하고 취직을 하면 여자친구와 결혼도 하고 싶지만 그것보다 먼저 일하고 연애하면서 결혼 자금도 만들고 그동안은 연인 상태로 지내고 싶다”면서 “요즘 친구들 사이에서는 결혼을 꼭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이들이 많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같은 대학교 영문학과에 재학중인 최모씨(22·여)는 “결혼이 인생에 있어서 크게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무엇보다 내 자신이 행복해야 할 것”이라며 “졸업하면 돈 벌어서 해외 여행을 떠나고 당분간 솔로의 자유를 한껏 만끽한 다음 배우자를 찾아도 늦지 않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또 혼인신고를 하지 않은 채로 동거 상태로 지내는 사실혼 관계에 대해서는 2009년 조사와 올해 조사에서 큰 인식차가 보이지 않아 전반적으로 ‘반대한다’는 의견이 우세했다.

혼인신고를 반대한다는 의견은 54.4%로 절반을 넘었으며, ‘찬성한다’는 의견은 23.9%로 반대의견의 절반 가량에 그쳤다. 반면 ‘잘 모르겠다’는 응답유보도 21.7%로 적지 않았다. 다만, 사실혼을 찬성하는 의견은 남학생(18.2%)에 비해 여학생(26.8%)에게서 약 9% 가량 높게 나타나 성별에 따른 인식차를 보였다.

이같은 조사에 대해 김씨는 “아직까지 우리나라 사회에서는 보수적인 정서가 남아 있는 것 같다”면서 “이렇게 조사가 나온 것이 그렇게 나쁘게 보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반면 청주대학교 신문방송학과 이모씨(25·남)는 “혼인신고와 사실혼은 남녀간의 사랑에 있어서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프랑스에서는 결혼 전에 먼저 살아보고 결정하는 풍습이 있는 걸로 안다. 그만큼 서로의 생활모습과 감정을 먼저 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 같다”고 언급 한 뒤 "아직까지도 우리나라는 동거 문화에 대해서 부정적으로 보는 경향이 있는데 개인적으로 그렇게 생각하는 것에 대해서 유감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결혼 조건 1위 ‘사랑과 애정’

만약 결혼을 하게 된다면 배우자를 선택하는 가장 중요한 조건 1위에는 2009년 조사와 마찬가지로 2013년에도 ‘사랑과 애정(19.6%)’이 1위에 꼽혔다. 19.4%의 응답을 얻은 ‘성품’이 근소한 차이로 2위에 올랐으며 ‘가치관(17.1%)’, ‘경제력(13.9%)’, ‘건강/체력(6.7%)’, ‘가풍/집안(5.9%)’이 차례대로 뒤를 이었다.

성별에 따라 배우자 선택 조건 순위가 약간 달랐는데 남학생의 경우 ‘성품(22.6%)’을 가장 중요한 조건으로 삼은 데 이어 ‘사랑(21.5%)’, ‘가치관(18.9%)’이 각각 2, 3위에 올랐다. 반면 여학생들은 ‘사랑(18.6%)’을 결혼의 가장 중요한 조건으로 꼽았으며, ‘경제력(18.2%)’, ‘성품(17.9%)’이 그 뒤를 이었다.

결혼정보업체 듀오에서 발표한 조사자료를 토대로 나이가 들어갈수록 남녀 모두 경제력과 생활의 안정을 중요한 조건 1위로 뽑는 것과 비교해 보면 대학생들에게는 이상과 가치가 먼저인 것이 조사결과 나타났다.

최씨는 “솔직히 현실과 다가올 미래를 생각해보면 자꾸 계산하게 되고 갑갑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대학생활에서 이런 낭만과 이상마저 없으면 너무 늙어 보일 것 같다”고 재치있게 대답했다. 

이씨는 “아직 어려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앞으로 배우자를 경제력 보다는 그 사람의 성품과 가치관을 보고 정할 것”이라며 “소유보다는 가치와 존재 자체에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결혼 적령기가 있느냐는 물음에 ‘결혼엔 적령기가 없다’는 응답이 대폭 늘었다. 즉 2009년 조사 당시 ‘적령기가 없다’는 응답은 25.9%에 불과했으나 올해 조사에서는 43.0%가 ‘없다’고 답해 약 17%가 증가했다.

이와 함께 성별 결혼 적령기의 숫자도 증가했다. 즉 응답자들이 직접 기재한 성별 결혼 적령기가 남성의 경우 2009년 31.6세에서 2013년 32.5세로 0.9세가 늘었으며, 여성의 결혼 적령기도 27.7세에서 28.3세로 0.6세가 늘었다.

대학생이 가장 닮고 싶은 연예인 부부는 누구?

기부천사 ‘션-정혜영’ 부부가 대학생들이 결혼생활의 롤모델로서 가장 닮고 싶어 하는 연예인 부부 1위에 꼽혔다. 아르바이트 전문 구인구직 포탈 알바몬이 대학생들의 결혼관을 알아보고자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션-정혜영’ 부부는 54.8%를 차지, 절반을 훌쩍 넘는 압도적인 지지를 얻으며 1위에 올랐다. 2, 3위는 ‘최수종-하희라(12.3%)’ 부부와 ‘차인표-신애라(12.1%)’ 부부가 각축을 벌였다. 그 외 ‘타이거JK-윤미래(5.4%)’, ‘장동건-고소영(3.7%)’, ‘김승우-김남주(3.4%)’, ‘주영훈-이윤미(3.0%)’ 부부 등도 닮고 싶은 연예인 부부로 꼽혔다.

한편 배우자의 부모님을 모시고 살 의사가 있는지를 묻자 전체 대학생의 58.9%가 ‘그렇다’고 응답했다. 배우자 부모님 부양 의사는 남학생이 77.0%로 여학생(43.7%)에 비해 약 33%나 더 높았다.

배우자의 부모님을 모시고 살겠다고 응답한 대학생들은 ‘배우자의 부모님도 내 부모님과 마찬가지기 때문(44.7%)’을 가장 결정적인 이유로 꼽았다. 이어 ‘육아, 살림 문제 등에 도움을 얻을 수 있으니까(23.8%)’, ‘정서적으로 안정될 수 있을 것 같아서(13.6%)’, ‘집 마련, 혼수 등 초기 신혼자금을 아낄 수 있어서(12.2%)’, ‘생활비 절감 등 경제적 여유를 누릴 수 있으니까(4.3%)’ 등의 이유가 뒤따랐다.

반면 배우자의 부모님을 모시고 싶지 않다고 응답한 대학생들은 함께 사는 데 따르는 불편을 주요이유로 들었다. 즉 ‘불편할 것 같아서’가 38.1%로 1위를 차지한 데 이어 ‘독립된 생활을 하고 싶어서(27.2%)’, ‘나중에 모시더라도 결혼 초기에는 신혼생활을 즐기고 싶어서(20.6%)’ 등의 응답이 고른 분포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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