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쪽 찬 저기압과 남쪽 더운 고기압 형성이 원인

24절기의 여섯 번째 절기인 곡우(穀雨). 봄비가 내려 백곡을 기름지게 한다는 절기다. 그런데 전국 곳곳에 비가 아닌 눈이 내렸다. 도내에서도 속리산과 추풍령 등에 때 아닌 눈이 내려 가장 늦은 눈 기록을 갈아치웠다. 그러고 보니 몇해 전부터 우리나라 겨울 날씨의 특징인 삼한사온 현상도 사라졌다. 예전에 비해 일교차도 심해졌다. 요즘 날씨 왜 이럴까.

▲ 눈꽃이 핀 보은 속리산.

남부내륙지방을 중심으로 내린 눈은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북서계절풍의 발달과 지형적인 영향 때문이다. 최근 만주와 시베리아 북쪽에서 불어오는 차고 건조한 북서풍이 우리나라에 상륙하기 전, 서해에서 수증기를 잔뜩 머금게 되는 것이 이유다. 이 기류는 우리나라에 상륙하게 되면 바다보다 기온이 높은 육지를 만나 눈을 퍼붓게 된다.

북서풍은 다른 기류보다 높이가 낮아 소백산을 통과하지 못해 영남지방은 비도 오지 않았다. 반면 서울과 충북 중북부지역은 일본 동쪽 오호츠크해에 중심을 둔 저기압의 영향으로 따뜻한 공기가 유입돼 비가 내렸다.

아침에는 춥고, 점심에는 더운 극심한 일교차는 남쪽의 따뜻한 고기압과 북쪽의 차가운 저기압이 우리나라 상공에서 형성됐기 때문이다. 남쪽의 따뜻한 바람이 한반도로 강하게 유입되면서 초여름의 더위와 강풍의 원인이 됐다. 하지만 몇 시간 사이에 남쪽의 고기압이 일본으로 빠져나가고 그 자리를 북쪽의 저기압이 차지하게 되면 겨울날씨로 바뀌는 것이다.

삼한사온 현상이 없어진 것은 인구증가와 공업화, 그리고 엘니뇨현상과 지구온난화 등 복합적인 원인에 의한 것이다. 중요한 것은 당분간 이 같은 변덕스러운 날씨는 계속된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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