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타이 풀고 쓰레기더미에서 보물 찾는 장인산 미래ENT 팀장

“청주 운동권 다 줘도 안 바꿔”. 서원대학교 김연각 교수가 술 자리에서 가끔 하는 말이다. 그가 그토록 사랑하는 제자는 2명이다. 그 중의 한명이 바로 사회적기업 미래ENT 지산지점 팀장 장인산(40).

장 팀장은 “불과 2년전만 해도 넥타이를 착용하고 냉난방이 잘 되는 사무실에서 일했다. 그런데 허전했다. 잘 맞지 않는 옷을 입은 것 같았다. 고민 끝에 넥타이를 풀었다. 이렇게 새로 선택한 곳이 재활용 사업을 하는 지금의 회사”라고 말했다.


사직동 두산위브 아파트 의류함 수거장에서 만난 그는 바빴다. 포대 위에 의류를 바삐 담고 연방 차량에 옮겨 실었다. 의류 한 포대가 족히 30kg이 넘을 것 같았다. 그는 그 무거운 자루를 차량 위로 던졌다. 그런데 힘이 부쳤나 보다. 다시 던진다.

장 팀장이 근무하는 지산 지점에서 일하는 노동자는 5명. 공교롭게도 이날 3명이 휴가를 냈다고 했다. 아파트 의류 사업장에서 나오는 의류 품목마다 장 팀장의 시선이 쏠렸다. 운동화가 나오자 상태를 본다. 그리고 다시 포대 속으로 던진다. 상태가 양호하면 자신이 가져 가려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다 여성 속옷이 나왔다. 약간은 민망한 표정을 보내니 “이게 의외로 고가로 수출되는 품목이에요”라며 간단히 넘겼다.

장 팀장은 오늘도 쓰레기 더미에서 보물을 찾는다. 그러면서도 빚진 마음이 한 구석을 차지하고 있다. 바로 그 대상은 가장 존경하는 선배인 오경숙 충북여성새로일하기지원본부장. “같이 일하면서 기대 만큼 역할을 못하고 나온 것 같아 마음이 무겁다”는 게 그의 변명아닌 변명이다.

이런 장 팀장을 보며 미래ENT 정남규 대표는 ‘물 만났다’고 에둘렀다. ‘재활용’ 이름은 거창하지만 막상 고약한 냄새가 나는 환경속에서 일해야 한다. 하지만 장 팀장에게선 향기가 난다. 이 향기 때문에 서원대 김 교수가 장 팀장을 두고 그렇게 이야기 하는가 보다. “청주 운동권 다 줘도 안 바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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