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우·김석현·장병집 등 9명 물망··· 김병우 외엔 “교육 혼란 초래”이유 반대

충북도교육청과 진보성향의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충북학생인권조례제정운동본부가 충북학생인권조례 제정을 사이에 두고 첨예하게 대립하며 2차전에 돌입했다.

사건의 발단은 충북도교육청 법제심의위원회 심의위원들이 지난 2월 6일 운동본부가 청구한 학생 인권 조례안이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등에 어긋난다며 만장일치로 각하하면서부터다.

이 조례안은 운동본부가 2011년 말 마련한 것으로 성별, 종교, 나이, 사회적 신분, 정치적 의견 등을 이유로 차별받지 않을 권리와 따돌림, 집단 괴롭힘 등 폭력으로부터 자유로울 권리, 복장·머리 등 용모에서 개성을 실현할 권리 등이 담겨 있다. 이후 운동본부가 지난해 8월 도민 1만6천여 명의 서명을 받아 제출한 조례안이었다.


이에 운동본부는 지난달 11일 법제심의위 결정에 불복해 이의 신청을 냈다. 하지만 도교육청은 같은 달 26일 법제심의위 결정에 문제가 없다며 각하 처분 결정을 내렸다. 

운동본부는 또다시 불복하고 이달 17일 도교육청이 충북학생인권조례안을 각하 처분한 것과 관련해 법원에 각하처분취소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운동본부에서 각하 처분 취소청구 소송을 청주지법에 냈다고는 하지만 학생인권보다 먼저 교권 확립에 확고한 신념이 있는 현 이기용 교육감 체제 내에서는 취소청구 소송이 관철되기는 난망 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내년에 치러질 교육감 선거에서 누가 당선되느냐에 따라 학생인권조례는 다시  논의될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반대 사례이긴 하지만 학생인권조례 제정에 공을 들인 곽노현 전 서울시교육감이 사후매수죄로 물러나면서 새로 부임한 문용린 현 서울시교육감이 제일 먼저 학생인권조례부터 손 본 것을 일례로 들 수 있다.
교육감은 세 번의 연임이 가능하다. 세 번 연임으로 내년에 교육감직을 내려놓을 이 교육감의 뒤를 이어 충북도교육청의 수장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길게는 10년 이상 학생인권조례에 탄력을 받을 수도 있고 반대로 이어 질 수 있다. 그럼 충북 교육의 미래를 책임질 교육감 후보군으로는 누가 거론 되고 있을까.

현재 도내 교육계 일선에서 들리는 소식에 따르면 내년도 교육감 선거 후보로 물망에 오르고 있는 인물로는 지난 교육감 선거 후보로 출마했던 김병우 충북교육발전소 상임대표와 김석현 칼빈대학교 교수를 비롯해 장병집 교통대학교 총장, 안재헌 전 충북도립대학장, 장병학·박상필·하재성 충북도의회 교육의원, 강상무 청주외국어고등학교 교장과 홍순규 청주여자고등학교 교장 등이다.

이 가운데 김병우 대표는 진보진영에서 특별한 이변이 없는 한 내년도 교육감 선거에 단독후보로 출마 할 것으로 예상되며 나머지 8명은 보수진영에서 교육감 후보로 낙점되기까지 치열한 각축전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학생인권보다 교권 우선”

교육감 후보 물망에 오르고 있는 인물들 가운데 김병우 상임대표를 제외한 나머지 인물 대부분은 <충청리뷰>와의 전화통화에서 학생인권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교권확립이 우선시 되어야 한다는 것에 방점을 찍었다.

전 교육부 국장과 부교육감을 역임하고 현재 교육선진화협의회 회장과 공교육살리기 국민연합 공동대표를 지내고 있는 김석현 교수는 “학생인권이 필요하다는 것에는 동의 한다”면서도 “무리한 학생인권조례 추진은 신중을 기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교육의 본질은 사랑과 애정을 가진 인격간의 상호작용으로서 가르치고 배우는 과정인데 가르치는 교사를 인권침해 죄로 내몰게 된다면 열정적으로 신명나게 가르치는 교사는 있을 수 없고 결국 교육현장과 교육기능은 피폐화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에 대한 대안으로 “교원들의 학생인권에 관한 부적절성에 대해서는 헌법을 비롯한 초중등교육법, 교육공무원법, 교원징계령 등 제재 가능한 각종 법령이 있으므로 내부통제 방식의 학생생활지도규칙을 제정하여 학생들의 바람직한 생활태도와 규범을 제시함과 동시에 교사들의 생활지도 방법과 금지사항 등을 규정하여 인권과 교육을 모두 살리는 것이 더욱 합리적이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 제기하고 있는 교육감 출마설에 대해서도 크게 부인하지 않았다. 김 교수는 “교육 분야에서 일하며 지난 45년간을 지내왔기에 고향인 충북교육 발전에 누구보다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며 “도민들의 기대가 있다면 충북교육을 획기적으로 안정화하고 교육수요를 100% 충족시키는데 주저하지 않고자 한다”며 출마의지를 우회적으로 표현했다.

하재성 교육의원은 운동본부의 학생인권조례 제정 추진에 대해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놓았다. 그는 “학생인권조례도 물론 중요하지만 학생들이 교사를 구타하고 교사는 학생들의 잘못에 대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현실에서 교권이 먼저 서야 하지 않겠냐”고 반문했다.

이어 “교사가 학생들 주머니 검사도 못하는 것이 무슨 학교라고 할 수 있나. 그런 권한도 없으면서 무슨 교사 필요하겠나”며 “먼저 교사의 권위가 서야 한다. 대체적으로 볼 때 학생들이 더 문제가 있지 교사 더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막말로 얘기하면 요즘의 학교 교육 현실은 개판이다. 이런 상황에서 도대체 어떤 사람들이 학생인권조례 제정을 강조하는 건지 답답 할 뿐”이라고 강조했다.

교사인권 조례 필요성에 대해서는 “그것까지 나오면 우리나라 교육제도에 더 혼란을 야기 시킨다”면서 “왜 그렇게 학생과 교사 인권 조례 제정을 좋아하는지 모르겠다. 우리나라가 그렇게 인권이 없는 나라이었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교육감 출마설에는 처음에는 대답을 유보했다. 하지만 재차 출마 의사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하 의원은 “교육의원은 교육의원대로 교육 연구에 전념해야지 내가 하고 싶다고 해서 되는 것도 아니다. 다만 분위기가 무르익어서 기회가 오면 천명이라고 생각해야한다”고 언급 한 뒤 “교육감 출마 의사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교육 분야에 있으면서 주요 공직을 다 경험 했는데 다른 사람보다 뒤질 것은 없다. 지금까지 교육의원 되고 나서 오로지 교육에 관한 것만 신경 썼기 때문에 누구에게도 지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교육의원들, 조례 자체 불온시

장병학 교육의원은 학생인권조례 제정을 놓고 도교육청과 운동본부가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것과 관련해 자신은 중간 입장이라면서도 상위법에 따라야 하는 것 아니냐며 도교육청의 입장에 힘을 실어주었다.

그는 “법치주의 국가에서는 법에 맞는 정치를 해야 한다. 법에 따라 모든 국가가 이루어지는 것”이라며 “도교육청에서 법에 따라 처리한 것을 가타부타 얘기하는 것보다도 법치국가에서 법대로 처리한 것을 존중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장 의원은 또 “교권을 살릴 수 있다면 찬성한다. 교권을 추락시켜서는 안 된다. 교권이 살아야 학생들에게 앞에 서도 떳떳하게 가르칠 수 있다”며 교권 조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교육감 출마에 대해서는 “내년도 교육감 선거가 직선이냐 간선이냐 누가 러닝메이트가 되느냐 전혀 그림이 그려지지 않은 상태에서 교육감 출마는 남들이 얘기하는거지 나는 오직 의정활동만 열심히 하고 있다”면서도 “교육감이 되고 싶은 의지야 누구든지 마음에는 있지 않겠냐”고 반문하며 우회적으로 교육감 출마 의지를 표현했다. 

박상필 교육의원은 학생인권과 교사인권 조례 제정보다는 학교구성원들이 자율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학교는 다양한 개성을 지닌 학생들과 교사들이 생활하는 공간이기 때문에 가치관과 행동양식에서 갈등을 빚을 수 있다”며 “이러한 문제를 조례제정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고 보지 않는다. 학교구성원들이 적극적인 참여와 대화를 통해 소통하고 서로의 어려움과 생각을 공유하고 공감할 때 현재의 학교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나올 수 있다”고 해석했다.

박 의원은 이어 “학교에서 학생과 교사들의 인권은 우리사회가 반드시 보호해주어야 할 소중한 가치”라고 설명 한 뒤 “어느 한 쪽만 치우쳐서 다른 한 편의 사람들에게 어려움을 주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러므로 학생인권과 교권 조례를 제정하는 것은 오히려 학교현장에 더욱 갈등을 부추길 수 있다고 생각 한다”며 두 조례 제정 추진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바람직한 방안은 학교 구성원들이 적극적인 참여를 통해 학교교칙을 만들어 자율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서 우리사회가 많은 관심과 다양한 소통과 대화의 장을 마련해주는 것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도교육감 출마에 대해선 “기회가 주어진다면 충북교육을 위해 일해 볼 생각”이라며 짧으면서도 분명한 어조로 답했다. 
 
김병우 “인권의식 높이는 게 중요”

강상무 교장은 학생인권조례 제정의 필요성에 대해 “현장을 와 보면 학생인권조례의 부당성을 너무나 잘 알 것”이라고 잘라 말하며 부정적 입장을 피력했다.

이어 “이론상으로 보면 학생인권이 물론 중요하지만 내용을 보면 섣불리 실행하거나 그렇게 해서는 안 될 사항들이 현장에서는 너무나 많다”면서 “이런 것을 자꾸 전교조 측에서 하는 걸 보면서 그분들도 일선에서 다 느끼는 걸 텐데 왜 그럴까하는 안타까움이 든다. 누구나 다 공감하는 부분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교사 인권조례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크게 공감을 표했다. 강 교장은 “교사인권 조례는 상당히 논의 할 수 있는 소지가 있다. 학생들이 사고치는 것을 봐도 못 본채 하며 교권이 밑바닥에 떨어져 있기 때문”이라며 “그런 현실에서 교사들에게 힘을 실어 주는 것이 학생을 위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중학교 교감도 해 보고 일선 행정기관에서 근무를 해 보면서 학생인권도 중요하지만 교권이 확립되면 자연스럽게 학생들의 인권도 올라가는 것을 보면서 그런 확신을 갖게 됐다”고 덧붙였다.

교육감 출마설에 대해서는 “지금은 그럴 얘기를 할 때가 아닌 것 같다. 주변에서 출마 후보자들이 많다고 들었다. 난립이 되어도 앞으로 서서히 정리가 될 것”이라며 “당분간은 좀 더 두고 보며 기회를 보려 한다”고 우회적으로 출마의지를 밝혔다.

반면 김병우 상임대표는 학생인권과 교권 조례에 대해 입장을 달리했다. 학생인권조례 제정 운동에도 깊이 관여해 온 그는 “우리가 학생인권 제정 운동을 벌일 때, 조례 제정 자체가 목적은 아니었다”고 언급 한 뒤 “서울·경기·광주 교육청에서 볼 수 있듯이 학생인권 조례 제정을 해도 교육부에서 계속 흔들면 있으나마나 제도가 된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이어 “그렇기 때문에 현장에서 실시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그래서 학생인권조례제정운동본부를 세우고 조례제정 운동을 통해 시민들에게 인권 마인드와 감수성을 만들고 법정 제정을 하면서 인권의식을 높이는데 목적이 있었다”고 밝혔다.

학생인권 조례 제정 추진은 교육적 의도로 하나의 과정이자 행정적으로 취할 수 있는 조치이며 학생들의 인권이 보장되는 방법은 아동·청소년 인권 법이 만들어져야 한다는 것이 김 대표의 설명이다.

교권 조례와 관련해서도 새로운 해석을 내 놓았다. 교권 조례를 만들자고 하면 학생들이 아니라 오히려 보수적인 교육 인사들이 비토를 놓는다는 것이다.

그 이유로 그는 “교권 조례 제정이 확립되면 행정기관이나 교육부의 지시가 안 통기 때문”이라고 주장하며 “헌법에도 교육의 자유성, 자주성, 정치중립성 보장되어 있기 때문에 그런 낡은 관습은 당연히 없애야 하는데 행정기관이 쥐어 잡아야 한다고 아직까지 생각하는 것은 비민주적”이라고 꼬집었다.

김 대표는 이어 “지금은 우선 당장 약자이기 때문에 학생인권을 먼저 제기 했을 뿐 학생인권조례제정운동본부가 다음에는 교권조례도 추진 할 것”이라며 “내년에 교육감 후보로 출마한다면 같이 진행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교육감 출마에 대해서는 “더 좋은 후보가 있으면 당연히 나올 수 있는 것이기에 지금 이쪽 진영에서 후보로 확정되었다고 생각은 안 한다”며 “몇 사람이 나오든 나는 나대로 준비하기 나름이라고 본다”고 답했다.

한편 또 다른 교육감 후보자로 물망에 오르고 있는 장병집 교통대 총장, 안재헌 전 전 충북도립대학장, 홍순규 교장 등과도 여러 차례 연락을 시도했으나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장 총장은 임기 말 후임 교통대 총장을 뽑는 시기이기 때문에 현재 해외 출장을 이유로 자리를 피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소식통에 따르면 장 총장은 얼마 전 이 교육감을 만나서 내년도 교육감 후보에 출마할 뜻을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안재헌 전 학장도 선거 때마다 등장하는 인물로 권력 의지가 있어서 교육감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는 것이 교육 현장 일각에서의 중론이다.

홍순규 교장 또한 이 교육감이 뽑고 있는 인물 중에 낙점 받고자 하는 가장 강한 의지가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또 다른 소식통은 그가 내년 교육감 선거에 출마 할 것을 주변에 흘리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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