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샌디에이고∼부산항 6400km 무사히 항해
인력과 풍력에만 의존해야 하는 `일엽편주’

   
무동력 배에 몸을 싣고 120여 일간 건넌 태평양이었다. 목숨을 건 `구도(求道)의 항해’에 나섰던 전 법주사 주지 지명(56)스님은 다른 일행 5명과 함께 지난 8일 종착지인 부산에 마침내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 1월 10일 미국 샌디에이고항을 떠난 길이 15m짜리 낡은 요트인 ‘바라밀다’호와 함께였다.

먼 바닷길을 헤쳐 온 지명스님은 “부처님에 대한 믿음 하나로 태평양 횡단에 나서 `삶과 죽음이 둘이 아니다’는 깨달음과 영원한 피안의 세계를 경험했다”고 했다.

지명스님 등 일행은 지난 1월 10일 미 샌디에이고항을 떠나 6400㎞에 이르는 태평양 횡단에 나섰다. 거센 파도와 성난 바람 앞에서 여러 차례 죽음의 고비를 넘겨가며 이들은 하와이 호놀룰루(2월 2일)와 일본 오이타항(4월 17일)을 거쳐 이날 부산에 무사히 입항함으로써 멀고도 험한 `구도의 항해’를 끝마쳤다.

누룽지와 컵라면 등으로 하루에 한두끼밖에 식사를 못했고 그나마 파도가 치는 날이면 굶기를 밥먹듯 했다는 지명스님은 “생사를 넘나드는 위기의 순간을 맞자마자 내 수행이 얼마나 부족한지 크게 뉘우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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