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홍보와 축제 통해 관람객 꾸준히 증가
청남대 이용시 사전 예약 등 불편함 해결해야 할 숙제

옛 대통령 별장 청남대가 18일로 어느덧 개방 10년을 맞이했다. 이곳은 지난 5공화국 시절인 1980년 대청댐 준공식에 참석한 전두환 대통령으로부터 주변 환경이 빼어나다는 의견에 따라 1983년 6월 착공해 6개월만인 12월에 완공되었다.

청원군 대청댐 부근 180만여㎡ 의 면적에 지어진 대통령 전용별장 청남대는 ‘따뜻한 남쪽의 청와대’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이곳에 청남대가 들어서면서 인근 주민은 재산권 행사에 제약을 받는 등 큰 불편을 겪기도 했으며, 대통령이 방문할 때는 경찰이 1주일 전부터 마을 곳곳을 샅샅이 수색할 정도로 삼엄한 경비를 펼쳐 주민의 원성을 산 것으로 알려졌다.

역대 대통령들은 여름휴가와 명절휴가를 비롯해 매년 4~5회, 많게는 7~8회씩 이용하여 20여년간 총 89회 472일을 이곳에서 보냈다.

▲ 관람객들이 청남대 본관 내부를 둘러보고 있다.

대통령 별장은 이승만 대통령 시절부터 김해를 비롯해 4군데가 있었으나, 김영삼 대통령 시절 모두 폐쇄하고 이곳 청남대 한 곳만 남겼다. 청남대는 휴양 중에도 항상 국정을 수행할 수 있는 완벽한 시설을 갖춤은 물론 대청호 상수원 보호를 위해 최고의 수질정화시스템을 구축, 운영했다.

또한 청남대는 국가 1급 경호시설로 청와대에서 관리하고 4중의 경계철책과 경호실338경비대가 경비를 수행했었다.

공약 이행으로 충북도에 이양

그러던 중 지난 2003년 4월 18일 노무현 대통령에 의해 관리권이 충청북도로 이양되고 일반인에게 개방되었다.

권위주의의 상징이었던 청남대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지역 주민에게 돌려주겠다는  선거공약을 이행하면서 이곳은 이후 충북을 대표하는 관광지로 탈바꿈했다.

2003년 개방 이후 600만명이 넘는 많은 관람객들이 찾아와 온 국민의 사랑을 받는 세계적 대통령 테마 관광명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입장 수입은 210억2천900여만원으로 집계됐다.

청남대는 역대 대통령들의 흔적이 담긴 역사의 현장일 뿐만 아니라 대청호반을 따라 아름다운 풍광을 즐길 수 있다. 대통령들의 온기가 담겨있는 본관, 오각정, 골프장, 양어장, 초가정과  대통령역사문화관, 대통령광장, 하늘정원, 음악분수, 대통령길 11.1㎞ 등은 관람객에게 소중한 추억을 만들어 주고 있다.

대통령길은 구간별로 전두환·노태우·김영삼·김대중·노무현·이명박 대통령 등 역대 대통령의 이름을 붙였다. 이곳에는 산책로를 비롯해 장미 등으로 꾸민 ‘사랑의 터널’, 팔각정자, 소공연장, 행운의 계단, 병영체험장 등 다양한 문화·체험공간도 있다.

또한, 청남대 축제 영춘제와 야생화 및 국화 전시, 야간개장(4~10월, 토요일), 사계(四季)에 따라 모습을 바꾸는 조경수와 야생화 등은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대통령 광장을 만들어 역대 대통령의 특징을 살린 청동상도 설치했다. 산책하는 전두환 전 대통령, 골프 하는 노태우 전대통령, 조깅하는 김영삼 전 대통령, 독서하는 김대중 전 대통령, 자전거 타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실물크기로 자리잡고 있다.

음악 분수 양어장, 야외공연장 등도 있고 봄꽃 축제, 국화축제, 역대 대통령 주간 등 다양한 프로그램의 문화행사를 펼치고 있다. 청남대는 민간 개방 10주년을 맞아 오는 20일 열리는 봄꽃 축제 때 기념식을 할 계획이다.

이날 기념식에서는 개방 10년의 의미를 담아 정이품송(천연기념물 103호)의 10년생 후계목 한 그루를 본관 앞 정원에 심는 행사도 마련한다.

20일, 봄꽃 축제 기념식 열려

신현구 청남대 운영팀장은 “대통령 한분이 쓰던 곳을 일반인들이 이용할 수 있는 멋진 휴식 장소와 역사적 공간으로 개방한지 10년이 됐다”며 “개방과 함께 지역 주민들을 고용해 60여명의 일자리 창출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신 팀장은 이어 “일반 관광지와 다르게 역사가 살아있는 충북도민의 자랑스런 명소인 이곳 청남대를 현재 뿐만 아니라 후손들에게 물려주기 위해 가급적 원형을 보존 할 것”이라고 강조한 뒤 “올해는 자라는 세대들에게 대통령의 역할과 모습을 제대로 알리고자 대통령 역사교육관을 건립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청남대는 개방 초기 대통령이 이용한 별장을 관람한다는 전국적인 호기심으로 방문객 수 100만을 기록했었다. 하지만 5년 동안 방문객이 계속 감소 추세에 접어들면서 2009년에는 절반인 50만까지 떨어졌다. 이후 청남대측은 이를 극복하고자 여러 축제와 다양한 홍보를 통해 매년 10만명씩 증가 추세를 기록했으며 올해는 90만명의 관람객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신 팀장은 “관람객이 많이 와서 관람할 수 있도록 여름에는 호반축제, 가을에는 국화축제 사계절 동안 축제를 연이어 개최한다. 또 주말에는 항상 공연이 준비되어 있다. 역사와 문화를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장을 만들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다양한 홍보와 여러 축제들을 개최함과 동시에 관람객들이 대통령에 흥미를 유발 할 것들을 발굴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그동안 길 모토로 전직 대통령을 청남대에 모신다는 신념으로 역대 대통령 6개 코스를 개발하고 올해 들어서도 3개코스를 조성했다”고 언급한 뒤 “또 지난해 이승만 대통령 행사를 비롯해 올해는 나머지 역대 대통령 주관 행사를 5월부터 시작해서 1주일씩 진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청남대측의 다양한 홍보와 관람객들에게 여러 축제들로 볼거리를 제공하는 것과 비교하면 아직까지 청남대 이용은 여전히 해결해야 숙제로 남아있다.

보통 청남대를 차로 이용하려면 하루 전 예약을 해야 하고 만약 예약을 하지 않고 찾아 올 경우 청남대 매표소 인근에 주차를 하거 그곳에 주차가 어려우면 멀리 차를 두고 청남대 본관까지 걸어 가야하는 불편함이 있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에 대해 일각에서는 사전 예약을 없애고 당일 매표소에 티켓 구입과 함께 차량을 진입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청주에 거주하고 있는 김모씨는 “지역 인근에 자랑스런 유산이 있어 자주 이용하고 싶어도 매번 갈 때마다 예약을 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가까운 곳에 사는 사람도 이런데 멀리서 오는 사람들은 오죽하겠냐”면서 “청남대 측에서는 차량이 만원이 될까봐 예약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지금까지 갈 때마다 차량이 주차장에 가득 찬 적을 본 적이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김씨는 “이는 청남대 관계자들의 행정 편의적인 발상"이라며 "설혹 주차장이 만차 될까 하는 우려가 있다면 다른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그들이 할 일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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