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병용 충북청풍명월21실천협의회 사무처장

4월 중순 눈이 내렸다. 초에는 강원도에 폭설이 왔다. 겨울의 초입인 11월에 모기를 보는 것은 이제 어려운 일이 아니다.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라는 말이 있다. 중국 한나라 원제 때 왕소군의 고사를 토대로 당나라 시인 동방규가 지은 시에서 유래한 말이다. 본뜻은 계절을 노래한 것이 아니라 서글픈 심정을 계절에 빗대어 표현한 말이다.

원래 춘래불사춘은 없었다. 봄은 봄이고, 겨울은 겨울이었기 때문이다. 요즘은 여름에서 겨울, 겨울에서 여름으로 바로 간다. 그만큼 지구온난화 문제가 심각하다. 최근 100년간 한반도의 평균기온이 1.7℃ 상승했다고 한다.

1920년대 이후 겨울이 한 달 정도 단축됐고, 열대야는 일주일 증가되었으며, 집중호우는 한 해 36.7일로 50년 전보다 13일 증가했다고 한다. 삼한사온이 실종된 지 이미 오래 전이고 작년에는 전국적으로 열대야가 보름이상 쉬지 않고 지속됐다.

생물은 제각기 자기 몸의 온도를 가지고 태어나며, 적정온도를 유지해야 생명을 유지할 수 있다. 인간의 정상체온은 36.5℃이다. 만일 1.7℃가 올라 38℃ 이상이 되면 당장 병원으로 달려갈 것이며, 그 이상 상승하면 사망에 이를 수 있다. 급격한 기후변화 많은 생물종의 멸종에 영향을 끼치는 것은 이 때문이다.

1600년 이래 척추동물, 무척추동물, 관속식물의 700종 이상이 전멸되었고, 지구생물종이 자연적인 속도보다 100배 이상 빠른 속도로 멸종되고 있으며, 상상치 못한 변형생물종들이 나타난다. 기후변화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세계적으로 1년에 사막화 면적이 6만~10만㎢ (남한면적은 약10만㎢)씩 증가되는 현실이다. 사막화는 우리에게 직격탄으로 날아온다. 중국의 사막화로 인한 황사일수와 황사농도의 증가가 바로 그것이다.

개구리를 끓는 물에 넣으면 못 견디고 튀어 나오지만, 적당한 온도의 물에 넣고 서서히 온도를 높이면 온도를 느끼지 못하고 죽어간다고 한다. 지구온난화의 문제도 이와 같은 형태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지구의 날은 이렇듯 중증의 병으로 신음하는 지구의 환경을 보호하자는 차원에서 제정됐다. 1970년 4월 22일 미국에서 게이로드 넬슨 상원의원이 주창하고 당시 대학생이던 데니스 헤이스가 주도하여 환경보호촉구 집회를 조직했다.

환경운동가를 비롯하여 정치인, 시민사회단체, 학생 등 2000만여 명이 참여해 시위를 벌인 데서 시작되었다. 미국에서는 이 날을 기념해 매년 4월 22일 각종 행사를 하고 있다. 1980년대 들어서는 다른 나라에서도 참여하였고, 1990년에는 140여 개국에서 2억 명 이상이, 2002년에는 184개국 5000여 단체가 참가하여 명실공히 세계적인 기념일이 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시민단체 주도로 1990년 남산에서 처음으로 지구의 날 행사가 개최된 이래 매년 기념행사를 열고 있다.

주요행사로는 ‘차 없는 거리’ ‘모든 집 불끄기’ ‘나무심기’ 등의 행사와 더불어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알리는 각종 캠페인과 이벤트가 펼쳐진다.

이제 지구를 보호하기 위한 지구의 날 행사는 1회성 행사로 끝낼 그런 성격이 아니다. 후손에게 물려줘야 할 아름다운 지구를 위해 1년 365일을 지구를 생각하며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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