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우면서도 어려운 문제, 그것은 ‘인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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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우면서도 어려운 문제, 그것은 ‘인권’
  • 충북인뉴스
  • 승인 2013.04.18 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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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으로 희망찾기를 해볼 수 있었던 <인권생각>

강경희
충북여성장애인연대 대표

가끔 지인들로부터 요즘 무슨 책을 읽고 있느냐는 질문을 받게 되면 당황하게 된다. 아직 아이들이 어려 아침으로는 동화책을 읽고, 저녁엔 숙제 지도로 교과서를 많이 보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정말 책 읽는 행복을 놓치고 산지 꽤 여러 날이 지난 것 같다.

늦은 나이에 공부를 할 때조차도 동화책을 손에서 놓지 못했다. 가족들을 위해 과감히 자신의 욕구를 억누르는 것이 나의 역할이요 어머니의 역할, 부인의 역할이라는 잘못된 인식들이 나를 끝없이 힘들게 했던 것 같다.

사회활동을 하면서 나의 사고의 틀이 조금씩 확장되어 갈 무렵, 사무실을 방문한 지인으로부터 몇 권의 책을 선물로 받았다. 그렇잖아도 인권에 대한 호기심과 목마름이 있던 차에 인권을 주제로 한 몇 권의 책을 받자 정말 반가웠다. 그 중 서강대 김 녕 교수가 쓴 <인권 생각>은 인권으로 희망을 찾고 싶은 나의 욕구와 인권 생각에 푹 잠겨 보고픈 마음이 맞물려 틈틈이 읽는 내내 행복했다.

이 책은 인권에 대한 오해와 깨달음, 장애인이 아닌 장애를 가진 사람, 혼과 돈의 혼돈, 소신의 아름다움과 무모함에 대하여, 자살이 많아도 너무 많은 사회, 정의 실종된 대학교육 등 한 번쯤 생각해봐야 할 주제들로 꽉 차 있다.

신문이나 방송을 통해 인권에 대한 이야기는 자주 들었지만 인권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정확히 무슨 뜻인지 자신 있게 대답하기는 쉽지 않다. 인권이란, 가난과 배고픔, 핍박과 공포, 차별과 박해로부터 벗어나 인간이 인간답게 살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타고난 권리’를 말한다. 모든 인간은 평등하게 태어났다는 것이 바로 인권의 출발점이다.

이러한 ‘인간의 권리’를 사람들이 절실히 느낀 것도 전쟁과 학살이라는 끔찍한 희생을 겪고난 1948년에 유엔인권위원회에서 세계인권선언문이 채택되면서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같은 해 우리나라도 헌법이 제정되었고 8차에 걸쳐 개정된 헌법을 두고 국민들의 인권을 보호하려 노력하고 있으며 인권위원회까지 두고 있는 실정이지만 아직도 인권감수성은 미흡한 게 사실이다.

특히 OECD 29개 회원국 중 자살률 1위인 우리나라 청소년, 여성, 노인의 인권은 심각하다. 인권 중에서도 가장 핵심이라 할 생명권을 지키는 일을 인권단체 뿐만 아니라 정부 및 국회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글은 사명의식을 불러 일으켰다.

인간의 존엄성이 상식이 되는 날

우리나라는 국민들의 권리가 헌법으로 보장되어 있고 국가 인권위원회도 있지만 국민의 인권을 보호해 주어야 할 국가가 도리어 국민들의 인권을 침해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기에 NGO활동가들은 끊임없이 국가를 견제하고 감시하는 역할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한다.

책을 읽으면서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과거나 현재에 비인권적인 삶을 살아야 했던 형제, 자매들을 생각하니 마음이 순간순간 저려오기도 했다. 그리고 나를 비롯해서 NGO활동가들의 인권에 대해서도 잠시 생각이 머물렀다. 모든 사람들이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우선 나부터 행복해지기 위해 노력하고, 내 주변 사람들이 행복하기 위해서 나의 어떠한 배려가 필요한지 배우며 알아가야겠다는 생각으로 연결되었다.

책을 다 읽고 난 지금 나의 생각과 행동에 작은 변화들이 찾아왔다. 과거엔 막연히 지구촌 사람들의 인권을 생각하고, 처절했던 노예 제도와 여성들의 삶에 분노했다면 오늘 나는 나의 마음을 먼저 살피고, 가족들의 안색을 살피며, 출근해서는 동료 활동가들의 형편을 생각한다.

인권이라는 가치를 가슴에 품으면 세상은 우리에게 늘 아름다움을 선물로 준다. 비록 간혹 후퇴할 때도 있겠지만 인간존엄이 상식이 되는 그날을 우리가 함께 꿈꾸는 꾸는 순간 그 꿈은 언젠가는 현실이 될 것이다. 도종환 시인의 ‘담쟁이’라는 시가 나에게 용기와 믿음을 실어준다.

‘담쟁이’ 도종환


저것은 벽
어쩔 수 없는 벽이라고 우리가 느낄 때
그때, 담쟁이는 말없이 그 벽을 오른다
물 한 방울 없고 씨앗 한 톨 살아남을 수 없는
저것은 절망의 벽이라고 말할 때
담쟁이는 서두르지 않고 앞으로 나아간다
한 뼘이라도 꼭 여럿이 함께 손을 잡고 올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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