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5일 개장 예정…기존 할인업체들 초긴장

대자본들의 고래싸움에 재래시장 ‘죽을 맛’기존의 어떤 업체보다 규모가 큰 청주 최대의 매머드 할인매장이 개장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청주에 먼저 진출한 다른 대형 할인업체들 사이에서 폭풍전야와 같은 초긴장 분위기가 벌써부터 감지되고 있다.

삼성 홈플러스측은 “오는 6월 24일 청주시 흥덕구 가경동에 매장면적 4000평 규모의 삼성 홈플러스 청주점을 오픈할 예정”이라며 “규모도 규모려니와 내부 시설을 고급화, 백화점 같은 할인매장의 새로운 전형을 청주 시민께 선보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처럼 삼성 홈플러스가 한국 최대 기업군인 ‘삼성’의 브랜드 이미지와 함께 최대 규모, 백화점을 방불케 하는 최고급화 전략을 무기로 대형할인 업계에 새롭게 진출할 채비에 들어가자 농협물류센터 하나로 클럽을 비롯, E마트, LG마트, 롯데마트, 까르푸 등 기존 5대 할인업체들은 바짝 긴장한 채 새로운 강자의 출현이 시장에 몰고 올 파급효과 분석에 나서는 한편 자신들이 선점해 온 시장을 고수하기 위한 전략을 짜내느라 비상상태에 들어간 지 오래다.

   
매장 4000평으로 까르푸보다 1000평 커


삼성 홈플러스 측은 “청주점의 규모는 직영매장 2900평 임대매장 1100평 등 매장 넓이만 4000평에 달하는데 현재 외장공사를 마무리하고 내부 시설공사가 한창”이라며 “청주점은 국내 30호점인 데다 충북지역에는 첫 선을 보이는 점포로서 우리로서도 각별한 의미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래서 보다 양질의 제품을 가장 저렴하게 ‘공급’하는 가격정책도 구사할 계획이라는 것이다.

삼성 홈플러스의 규모가 어느 정도 수준인지는 청주에 일찌감치 진출한 다른 할인매장과 비교하면 쉽게 드러난다. 청주농협물류센터 하나로클럽(도매 매장 제외)이 1700평이고 450평에 달하는 분평점을 합해야 2300평이 채 안된다. 그리고 E마트가 2800평, LG 마트 2000평, 롯데마트 1800평, 그리고 기존 업체 중에선 가장 최근에 입점한 까르푸가 3000평에 불과(?)하다.

더구나 삼성 홈플러스가 매장 내에 설치하려는 문화센터는 벌써부터 시민과 문화계의 관심을 끌어 모으고 있다. 삼성 홈플러스는 “문화센터에서 어린이 영어강좌를 비롯, 놀이강좌, 스포츠댄스, 노래, 십자수 강좌 등 100여 가지에 달하는 다양한 과정을 실비만 받고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민의 정서에 다가가는 문화적 접근전략을 세우고 있음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처럼 삼성 홈플러스가 막대한 자본력(규모)과 새로운 문화적 접근방식, 획기적인 가격정책을 무기로 청주 시장을 파고들 태세를 보이자 기존 할인업체들은 ‘살아남기’ 전략 내지 ‘1위 고수’(E마트의 경우)를 위한 전략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E마트 청주점은 “친절한 서비스와 윤리경영, 그리고 순수한 토종 자본으로 거대한 다국적 자본의 진출에 맞서 국내시장 점유율 1위를 계속 고수하고 있는 우리로선 자존심이 걸린 문제”라며 “어떻게 시장 1위 기업의 지위를 유지할 것인지 전략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매일 대책회의 여는 등 부심

청주농협물류센터도 “가뜩이나 경제가 좋지 않은 시점에 새 강자의 출현까지 앞두고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며 “거의 매일 대책회의를 하고 있지만 뾰족한 대책이 없어 난감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농협물류센터는 “그나마 위안거리는 우리는 농산물을 주력으로 하는 만큼 타 업체보다 상대적으로 타격이 적을 것이라 예상”이라고 토로했다.

LG마트 상당점은 “사실 삼성 홈플러스의 출현에 대한 청주 소비자들의 기대치가 매우 높은 듯 해 걱정”이라며 “상대의 전략은 넓은 매장에 고급스런 백화점 식 할인매장을 특화점으로 삼고 있어 벅찬 상대”라고 반응했다. LG마트는 “따라서 우리는 지역 친화적이고 아기자기한 전략으로 우리와는 컨셉이 전혀 다른 홈플러스와 경쟁할 생각”이라고 했다.

삼성 홈플러스와 시장점유율 2위 다툼을 치열하게 벌이고 있는 데다 위치상 가장 영향을 많이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롯데마트의 천세영 청주점장은 “우리는 걸어서 찾아오는 손님, 즉 보도고객이 많아 차량고객이 많은 다른 매장보다 평일엔 우세를 보이고 있다”며 “그런 만큼 큰 타격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으며, 굳이 대응책이라면 문화적 호소전략과 함께 가격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대원 전국재래시장연합회장(충북도의원)은 “대자본들의 각축전으로 지칠 대로 지친 상태”라며 “대형할인점의 진출과 관련해 그동안 저지를 위해 싸울 만큼 싸웠지만 ‘법적으로 하자가 없다’거나 말로만 ‘더이상 대형업체의 입점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입발린 답변이 되풀이되는 마당에 현실적으로 어찌할 수 없는 무기력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결국 재래시장 스스로 자생력을 키울 수밖에 없다는 비장한 각오만 되새기게 된다”고 반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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