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왕주 2013 충주세계조정선수권대회 조직위원회 홍보부장

‘지피지기(知彼知己)면 백전불태(百戰不殆)’, ‘부지피부지기(不知彼不知己)면 매전필패(每戰必敗)라’ 전자는 상대를 알고 나를 알면 백 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는 뜻으로, 상대편과 나의 약점 및 강점을 충분히 알고 승산이 있을 때 싸움에 임하면 이길 수 있다는 말이다. 후자는 적의 실정은 물론 아군의 전력까지 모르고 싸운다면 싸울 때마다 반드시 패한다는 의미다.

이 문구는 중국 춘추전국시대에 ‘손무’라는 명장이 그의 손자인 ‘손빈’과 함께 3대에 걸쳐 저술한 병서인 ‘손자병법’의 한 구절로서 오늘날 정치, 경제, 사회 등 모든 분야에서 인용되면서 정보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 고사는 임진왜란 때 이순신 장군과 신립 장군이 펼친 전법을 통해서도 여실히 입증된다.

‘상대를 알고 나를 알면 백 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는 사실은 이순신 장군의 ‘23전 23승’의 신화에서 증명된다. 이 중 명량해전은 병력이 30대 1로 압도적으로 불리한 상황에서 압승을 거뒀다. 13척의 전선(戰船)으로 적 함대 330척을 수장시킨 세계 5대 해전으로 세계 해군들의 전설로 불리고 있다. 조선 해군과 일본 해군의 장점과 약점을 정확하게 알고 대비한 덕분이었다.

정보를 전투에 적극 활용한 이순신 장군은 전라좌수사로 부임해서 여수의 종고산에 연대(煙臺)를 세웠다. 연대는 횃불과 연기를 이용하여 정치·군사적으로 급한 소식을 전하던 통신수단을 말한다. 또 정탐선과 정탐대를 수시로 가동시켜 일본 수군과 육군의 동향을 파악하는 등 정보수집에 심혈을 기울였다.

이순신 장군의 활약상과는 달리 당시 육군 총사령관이었던 신립 장군은 완패를 당했다. 조총으로 무장한 왜군에 맞서 탄금대에서 배수진을 쳤다가 전멸하는 과오를 저질렀던 것이다. 당시 신립 장군이 선택한 배수진 전법은 그 의기를 높이 살만하지만, 조총으로 무장해 압도적인 화력을 가진 왜군과 싸우는 방법으로서 과연 올바른 선택이었는가는 오늘날까지 논쟁이 되고 있다.

신립 장군이 왜군을 상대로 올인을 펼친 탄금호에서 오는 8월 25일부터 8일 동안 지구촌 최대의 조정 축제인 2013충주세계조정선수권대회가 열린다. 이번 대회에 80개국 2300여 명의 선수단이 참여하여 역대 대회사상 최대 규모로 개최될 전망이다.

사실 우리나라의 조정 실력은 유럽과 다소 격차가 있다. 조정은 17세기 중엽 영국의 템즈강을 중심으로 시작됐고, 우리나라에 보급된 것이 1919년이니까 유럽과의 격차가 약 350년 정도 된다. 때문에 실력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는 그동안 실력 차를 좁히기 위해 수시로 국제대회에 참가해 참가국들의 전력을 파악해 왔다. 또 대표선수들의 경기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외국의 유명 조정코치를 초청하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그 결과 지난달 호주에서 개최된 2013조정월드컵 1차대회에서 조정대표팀이 사상 처음으로 은메달과 동메달을 획득하면서 국제대회사상 최고의 성적을 올렸다. 이번 충주세계조정대회에서 우리 대표 팀의 메달 회득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지피지기’에 심혈을 기울여온 덕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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