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영신 기자, 손근선 엔지니어 각각 1·2노조 위원장

BBS불교방송(FM 101.9MHz·청주 96.7MHz)이 영담 이사장과 이채원 사장의 알력으로 방송파행과 고발사태를 빚고 있는 가운데 청주불교방송 출신 양대 노조위원장이 노노갈등을 이끌고 있다.

▲ 불교방송이 심각한 내홍에 휩싸였다. 노조가 18일 기자회견을 갖고 이사장 영담스님에 대한 고발계획을 밝혔다. 공교롭게도 양대 노조위원장은 모두 청주불교방송 출신이다. 사진에 성명을 읽는 사람이 전영신 노조위원장.

불교방송 노동조합(위원장 전영신)은 3월20일 재단 이사장인 영담스님을 업무상 횡령과 배임 의혹으로 검찰에 고발했다. 노조는 “영담스님의 방송사유화에 따른 부조리를 바로잡아 공영방송으로 회귀시켜야 한다”며 이번 투쟁을 정화운동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에 반해 복수노조인 희망노조 손근선 위원장은 3월25일 삭발식을 갖고 3월28일까지 단식에 들어갔다. 희망노조는 28일 이사회에서 이채원 사장을 해임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양대 노조의 위원장은 모두 1997년 1월 청주불교방송 개국요원으로 입사한 동기다. 전영신 노조위원장은 기자로 일하다가 2009년 서울로 전보됐다. 손근선 희망노조위원장은 청주불교방송 엔지니어로 근무하다가 먼저 서울로 근무지를 옮겼다. 불교방송 노조에는 57명이 가입돼 있다. 이에 반해 지난해 11월 5명으로 출범한 희망노조 조합원은 20명이다.

불교방송의 내홍은 이사장 영담스님에 대한 각종 비리의혹과 이채원 사장의 종교정체성, 승가모독을 둘러싼 대립으로 표면화되고 있다. 발단은 지난해 12월18일 이사회에서 감사가 ‘이채원 사장 해임 건’을 상정하면서부터다. 이어 희망노조가 1월29일 이 사장을 ‘업무상 배임’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승려 진행자 7명도 이 사장이 과거 천주교신자였던 점과 승가모독 발언 등을 문제 삼아 출연거부를 선언했다.

3월28일 이사회가 분수령

이채원 사장은 이에 대해 “2005년 부부모임의 구성원들을 따라 1년 정도 성당에 다녔으나 성격에 맞지 않아 그만뒀으며, 대학생불교학생회부터 활동해 온 불자임”을 내세우고 있다. 또 “방송국 내 법당에도 매일 참배해 왔다”는 것. 노조도 이 사장의 편에 서서 영담스님의 비리를 들춰내며 고발로 맞서고 있다. 노조는 MBC 감사국장 출신인 이 사장이 내부비리에 접근하려하자 영담스님이 이를 견제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노조는 20일 영담스님을 중앙지검에 고발하면서 “청취자 후원금(연간 2억5000만원)을 정당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판공비와 해외출장비 등 재단사무국 운영비로 사용했다. 또 뮤지컬 ‘원효’ 협찬수익금 7억원을 자신이 대표로 있는 한중불교문화교류협회로 빼돌린 의혹도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또 “2006년 대구불교방송 사옥건립을 위해 사들인 부지가 조계종 소유로 종헌종법 상 절대 매매가 불가능해 부지 매입대금 10억원을 돌려받아야 하지만 여전히 회수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영담스님은 “노조를 무고죄로 고소하겠다”고 맞서고 있다. 영담스님은 “뮤지컬 사업에 개인적으로 16억원을 투자했다. 어떤 사업이든 투자비를 먼저 회수하고 수익을 따지는 것이지만 원금도 전부 회수하지 못해 5000~6000만원의 손해를 봤고, 재단이사장이 쓸 수 있는 판공비조차 쓴 적이 없다”고 의혹 제기를 일축했다.

이에 따라 양측의 시비는 28일 이사회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노조는 “결과를 낙관하지만 설사 납득할만한 결과가 나오지 않더라도 법정에서 진실을 밝힐 자신이 있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충북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