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방방곡곡에서 ‘호세’가 태어나면 좋으련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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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방방곡곡에서 ‘호세’가 태어나면 좋으련만”
  • 충북인뉴스
  • 승인 2013.03.21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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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동조합이란 무엇인가 보여주는 <몬드라곤에서 배우자> <깨어나라 협동조합>
차광주/ 괴산 느티나무통신 이사장

90년대 초로 기억한다. <몬드라곤에서 배우자>란 책을 보고 큰 감동을 받았다. 특히 호세 신부의 실천이 놀라웠다. 오래 전 일이지만 아직도 기억이 생생하다.

호세 신부는 스페인 혁명에 참여했다가 사형선고를 받았지만 우연히 살아나게 된다. 바스라 지방으로 내려가게 되는데 여기서 교육을 못 받는 아이들을 목격한다. 축구 시합을 벌여 지방 유지들의 관심을 아이들에게 돌리는 데 성공한다. 지방 유지의 도움을 받아 실업학교를 만들어 ‘서로 돕고 살아가는 가치’의 중요성을 가르친다. 학교를 졸업한 아이들이 대기업에 취직하지만 학교에서 배운 가치와는 많이 다른 이윤만을 추구하는 기업에 실망한다.

5명이 대기업을 그만 두고 호세 신부를 찾아와 상담한 끝에 파산한 난로회사를 인수해서 협동조합을 시작한다. 이 ‘노동자 협동조합’이 많은 어려움 끝에 성공하자 다음에 조합원들의 생활에 필요한 여러 개의 협동조합을 계속 만든다. 이제 어느 정도 협동조합이 커져 자본과 경영의 필요성이 생기자 ‘인민금고’를 만들어 해결한다.

몬드라곤 협동조합은 30여 년만에 100여 개의 협동조합을 거느린 커다란 ‘협동조합복합체’로 성장한다. 호세 신부는 협동조합이나 인민금고에 직접 참여하지 않지만 이 모든 과정을 뒤에서 준비한다.

우리나라에서도 협동조합을 일찍부터 실천한 사례들이 있다는 건 나중에 알았다. 홍성 지역과 원주 지역이 대표적이다. 홍성과 원주에도 몬드라곤의 ‘호세’ 신부 같은 분들이 계셨다. 홍성에는 풀무학교 창립자 분들이 계셨고, 원주에는 70년대 민주화 운동을 이끈 많은 분들이 계셨다. 80년대 말 90년대 초에는 소비자협동조합, 육아협동조합 등의 협동조합 활동이 전국에서 활발하게 일어난다. 이때가 우리나라의 경우 협동조합을 처음 본격적으로 경험하기 시작한 때라고 볼 수가 있다.

하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들에게 ‘협동조합’은 생소하고 성공하기 어려운 조직이다. 많은 사람들은 아직도 ‘동업은 망한다’란 진리를 믿는다. 왜 그럴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개인기업이나 주식회사 경험밖에는 없다. 개인기업은 모든 결정을 나 혼자 내리고 책임지는 구조다. 주식회사는 주식을 많이 가진 소유자가 내린 경영방침을 따를 수밖에 없다. 그러는 사이 개인주의와 타율성이 우리 몸 안 깊숙이 뿌리내렸다. 협동조합의 운영 원리를 받아들여 실천하기가 쉽지 않은 까닭이다.

또 교육도 토론문화도 아직은 수준 미달이고 개인기업과 주식회사는 협동조합을 포위하고 끊임없이 조합원들의 의식을 ‘물질’로 마비시키는 상황이다. 협동조합이 기업의 모습을 닮아가기가 쉬운 까닭이고, 전국 곳곳에 ‘호세’ 신부 같은 분들이 더 많이 필요한 까닭이다. 이렇게 어려운 조건이지만 그나마 자본주의 기업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협동조합이 어떻게 하면 잘 뿌리를 내릴 수 있을까?

이 질문에 대답하려는 듯 협동조합과 관련한 책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 가운데서 김 기섭 씨가 지은 <깨어나라! 협동조합>(들녁출판사 펴냄)은 오랜만에 협동조합의 중요한 원칙과 운영원리를 배울 수 있는 귀중한 책이다.

“협동조합의 중심은 지역이 될 것”

글쓴이 김기섭은 1963년 원주에서 태어나 1982년 대학에서 학생운동을 경험하고 1986년 일본에서 다양한 시민사회운동을 보고 연구한다. 1993년 생활협동조합중앙회에 입사해 전국 생활협동조합의 조직정비와 사업 안정에 힘쓰고 1997년 수도권의 생활협동조합들과 함께 두레생활협동조합연합회를 설립해 조합원이 주인인, 생산자와 함께하는, 아시아 민중과 연대하는, 생명을 돌볼 수 있는 협동조합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지금은 민중교역회사 ‘에이피넷’에서 아시아 민중과 연대하는 일에 도움을 주는 일을 하는 한편 상지대에서 후학을 가르치고 있다.

글쓴이는 이 책에서 이 시대의 위기와 과제를 세 가지로 압축한다. 에너지와 식량의 위기, 저출산 고령화 위기, 남북 위기 들이다. 협동조합의 역사를 영국의 로치데일 협동조합을 중심으로 살펴보고 협동조합 국제기구인 ICA의 성명을 통해 협동조합의 방향이 어떻게 바뀌어왔는지 살펴본다. 마지막으로 생활협동조합의 역사를 살펴보고 생활협동조합운동의 미래를 열기 위해 개념을 새로이 정리하고 협동조합과 사회적 경제의 관련성을 살핀다.

짧은 지면에서 글쓴이가 오랫동안 실천하면서 깊이 고민하고 생각한 내용을 몇 마디 말로 요약하기는 어렵다. 우리 사회의 변화를 꿈꾸는 사람들은 꼭 읽어보기를 권할 뿐이다. 글쓴이가 직접 쓴 글 두 마디만 인용하면서 맺는다. 우리나라 전국 방방곡곡에 ‘호세’가 태어나기를 바라면서.

또 글쓴이 생각과 똑같이 ‘생활협동조합’에서 ‘생명협동조합’으로 나아가기를 빌면서. “협동에 대한 우리의 인식이 사람끼리의 협동을 넘어 사람과 자연이 함께 협동하는 관계로까지 확장되어야 한다. 이제 협동조합은 ‘생명공생의’ 협동조합으로 나아가야 한다.”

“생활협동조합을 생활 전반의 영역으로 새롭게 거듭나게 할 때이다. 물론 이때에 생활협동조합이 그 영역의 확대와 창조를 모색하는 장은 다름 아닌 ‘지역’이 될 것이다.


신간소개

마음속에는 괴물이 산다
한덕현/ 청림출판/ 1만3800원

스포츠 정신의학 전문의인 한덕현 중앙대 의대 교수는 <마음속에는 괴물이 산다>에서 불안과 콤플렉스, 우울증 등 현대인을 괴롭히는 마음속 괴물을 들여다보고 이를 물리치기 위한 해법을 제시한다. 지난 10년 동안 불모지나 다름없는 국내에서 스포츠 정신의학 분야를 개척해온 저자는 이 책에서, 오랜 임상 경험과 다양한 상담 사례를 바탕으로 프로 선수들이 어떻게 콤플렉스를 극복하고 슬럼프를 이겨내며 집단에서 관계를 맺는지 낱낱이 밝힌다.

스키너의 마지막 강의
B.F.스키너, M.E.본/ 더퀘스트/ 1만2500원

<스키너의 마지막 강의>는 심리학계 거목인 스키너의 모습과 동시에 노인으로서의 인간미를 엿볼 수 있는 책이다. 나이가 들면서 생기는 단점들을 보완할 수 있도록 환경을 바꾸고, 건망증에 맞서면서 계속 명확하고 창조적인 사고방식을 유지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또한 자신보다 젊은 사람들과 잘 어울리는 방법과 지혜를 알차게 담았다.

그림 속의 강아지
스테파노 추피/ 예경/ 2만5000원

<그림 속의 강아지>는 유일하게 인간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오랜 세월을 거치며 함께 살아왔던 개를 명화 속에서 찾아본다. 모네, 르누아르, 벨라스케스, 루벤스, 피카소 등 수많은 거장들이 화려한 화폭에 개의 모습을 담는 것을 주저하지 않았다. 때로는 왕의 옆자리를, 때로는 비천한 자들의 곁을 지키는 그림 속의 개들은 서양미술의 많은 작품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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